7일 오전, 경동교회(담임목사 박종화)와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주임신부 이현우)이 주일오전예배를 교환예배로 드렸다. 두 교회는 매년 한해에 한번씩 일치를 목적으로 교환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7일 서울 경동교회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10번째 교환예배를 드렸다.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가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성령이 임하시면’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
경동교회 오전 11시 30분 예배는 성공회 예식으로 이현우 신부가 집전해 드려졌고, 성공회 오전 11시 예배는 박종화 목사가 집전해 경동교회 예식으로 드려졌다. 이날은 경동교회는 성령강림 후 첫 주일, 성공회는 성삼위일체 절기로 지키고 있는 날이며, 양측 예배에 모두 성만찬 순서가 포함되었다.
두 설교자는 공통적으로 '일치'를 강조했다. 박종화 목사는 설교 중 교파간 연합에 대해 언급하며 교단 교리의 문제보다 신앙의 실천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교파들이 연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성만찬 집례에 앞서 “장로회와 성공회가 성만찬에 대해 다른 교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성만찬을 하는 이유는 교리상 일치가 아닌 고백의 일치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현우 신부도 교환예배에 일치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서울주교좌성당은 성공회의 대표적 성당이고 경동교회는 기장의 대표적 교회임을 염두에 둔다면, 이 교환예배는 교단간의 교류라고 해도 될 것”이라며 “이는 교회사적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예배가 200여개의 교파로 나눠진 한국교회가 일치화되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종화 목사는 ‘성령이 임하시면’이라는 제목으로 설교 전했다. 박 목사는 성공회가 ‘거룩한 공회’라는 뜻이라며 “거룩해지려면 성령을 받아야 한다”는 말로 설교 포문을 열고, 성령을 받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마주보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목사는 예수와 니고데모와의 대화에서 둘은 같은 언어를 썼지만 둘 사이에는 ‘시각의 차이’가 있어서 예수의 말하는 바를 니고데모가 알아듣지 못했다며, 니고데모가 ‘기적’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견지였다면, 반대로 예수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기적이 가능하다’는 견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삶 속에서 기적을 체험하려면 먼저는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 즉, 성령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령을 받는 방법은 “성령과 마주보는 것”이라며 “내가 성령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성령과 내가 마주봄으로 성령이 나의 삶에 관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동교회 예배에는 이현우 신부 외에 서울주교좌성당 성가대, 그 밖의 예배위원들이 참석했으며 성만찬 배찬위원에 양측 교회 위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서울주교좌성당 예배에는 박종화 목사와 경동교회 성가대 등이 참석했으며, 성만찬 배찬위원에 역시 양측 교회 위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