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 입당을 선언했다. 황 전 대행은 "이렇게 나라가 크게 흔들리고 국민들께서 정말 힘들어하고 계신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황교안 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만을 생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 같이 선언했다. 황 전 대행의 입당은 다음 달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 대회는 물론 대선 판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황 전 대행의 한국당 입당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입당 발표 이전부터 황 전 대행은 SNS와 자신의 수필집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웠고, 그때마다 한국당 행을 점치는 예측이 난무하곤 했다.
황 전 대행이 한국당 입당을 선언하면서 보수 개신교계와의 '인연'도 재조명 받는 모양새다. 실제 황 전 대행은 보수 개신교와 인연이 깊다. 황 전 대행은 사법고시 합격 뒤 2년간의 연수 기간 동안 수도침례신학교 3학년으로 편입해 신학공부를 했다. 이어 서울 목동 성일침례교회에서 협동전도사로 시무했다.
보수 개신교계도 황 전 대행이 총리 후보 물망에 올랐던 2015년 5월부터 주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보수 개신교계는 황 전 총리를 요셉에 빗대곤 했다.
황 전 대행과 보수 개신교와의 유착은 퇴임 후에도 이어졌다. 황 전 대행은 자주 여러교회 간증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보수 개신교의 표를 의식한 발언도 자주 했다.
대표적인 발언은 2017년 10월 제44회 극동포럼에서 열린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역할'을 주제로 한 강연과 질의응답에서 나왔다. 당시 황 전 대행은 "동성애 문제가 공공연하게 퍼져가고 있다"며 "다행히 이런 것이 포함된 차별금지법이 여러 번 입법시도가 됐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여러분들의 역할이 아주 컸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황 전 대행과 보수 개신교계와의 유착이 얼마만큼 파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먼저 황 전 대행의 경우 병역면제, 과잉의전 논란, 세월호 수사 외압, 박영수 특검 수사시한 연장 거부 등 각종 구설수와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은 황 전 대행의 한국당 입당 소식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나섰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 앞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줄 아느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보수 개신교계도 지난 해 9월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지목 받으며 신뢰의 위기에 놓인 처지다.
황 전 총리의 입당식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