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 논란이 다소 잠잠한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교단 목회자 사이에 세습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예장통합 제94회기 총회장을 지낸바 있는 양곡교회 지용수 목사는 지난 13일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세습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지 목사는 직접 명성교회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마침 목사님의 아들이 겸손하고 훌륭한 인격자고, 말씀이 좋고 귀하니까 장로님들이 그 목사님의 아들을 담임목사로 모시기로 뜻을 모았다. 공동의회에서 교우들이 기립 박수하고 목사님 아들을 후임자로 모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의 언론·방송·인터넷과 사람들이 세습한 것 아니냐, 교회를 사유물로 만든 것 아니냐며 막 공격을 한다. 제사장 아들이 제사장 된 게 무슨 세습이냐"고 되물었다.
이러자 높은뜻 숭의교회 김동호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김 목사는 1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목사가 제사장인가? 그렇다. 목사만 제사장인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목사만 제사장이라는 건 개신교의 전통도 가르침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논란의 소지도 함께 남겼다. 김 목사는 17일 페이스북에 "명성교회 세습의 가장 중요한 팩트는 세습에 있는게 아니라 불법에 있다"고 적었다. 이어 "법이 잘못됐으면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고치면 된다. 그러나 고치기 전에 어기는 건 불법이다"고 주장했다. 해석하기에 따라선 '세습은 정당하지만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선 안된다'는 식으로 읽힐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에 한 페이스북 유저는 댓글로 "한 걸음 물러서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지 목사의 발언을 반박한 김 목사의 페이스북 글은 18일 15시 기준 좋아요 369회, 공유 38회를 기록하며 확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