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학교(총장 장순흥)에 학생 징계 조치 취소 및 재발방지대책 수립, 시행을 권고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보수 개신교의 전위대 역할을 자처하는 한국교회언론회가 인권위에 '부끄러운 일' 운운하며 날을 세우더니, 이제는 학내 구성원들이 인권위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한동대 제24대 임시총학생회 집행부 '누림'은 22일 교내 정보사이트에 올린 입장문에서 인권위 권고가 교육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누림은 입장문에서 "한동대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하여 국가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기독교 지도자를 양성하려는 이념으로 설립되었고, 학생들은 한동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지원하는 단계에서 건학이념에 동의한다는 서약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누림은 그러면서 인권위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인권위 결정이 대학의 자율권과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를 침했다는 게 누림의 주장이다. 누림은 더 나아가 인권위에 한동 공동체와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요구까지 내놓았다.
학교 측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규탄, 철회 요구, 사과 요구까지 이어지는 공지 글은 가관이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보수 교계의 논리와 똑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들이 엄청나게 정의로운 하나님의 자녀들인 줄 알겠지. 십자군 전쟁이 따로 없다"는 반응을 적었다.
A씨는 학교 측의 처사에 반발해 한동대와 교수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