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보수 교계 지도자들, "3.1 운동 당시 천도교에 빚진 줄 몰라"

3.1 운동 100주년 기념대회...무의미한 꽹과리 소리 우려

1103
(Photo : ⓒ사진= 김진한 기자)
▲오늘날 촛불 혁명이 있기까지 한국 민중 운동사의 큰 맥으로 평가 받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3.1운동 100주년 한국교회위원회(준비위원장 윤보환·정성진·김종준 목사)가 25일 서울 종로 태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은 만세를 외치며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3.1 운동 100주년 한국교회위원회 교계 지도자들의 모습.

보수 교계 지도자들이 100년 전 3.1 운동 당시 기독교가 자금 조달 문제로 천도교에 빚진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늘날 촛불 혁명이 있기까지 한국 민중 운동사의 큰 맥으로 평가 받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3.1운동 100주년 한국교회위원회(준비위원장 윤보환·정성진·김종준 목사)가 25일 서울 종로 태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질의 응답 시간에 본지 기자가 '3.1 운동의 의의 중 하나로 종단 간 평화와 협력도 빠트릴 수 없다. 요즘 빚투 논란이 한창인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100년 전 3.1 운동 당시 기독교가 자금 조달 차원에서 천도교에서 빌린 돈을 갚을 의향이 없느냐"고 묻자 윤보환 감독은 "차용증이 확인이 되면 나중에라도 모금 운동을 해볼 수는 있겠다"고 밝혔으며 엄기호 목사도 "빌린 돈이 있는 줄 몰랐다. 확인이 되면 돈이 아니면 말로라도 갚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교계 지도자들은 대체로 3.1 운동 당시 기독교가 천도교에 빚을 졌는지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만열 박사(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지난 18일 오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38차 열린대화마당에 강사로 초청돼 3.1 운동에서 기독교가 천도교에 빚을 졌다면서 "금전적인 빚 2억 5천만원을 꼭 갚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19년 3.1 운동 당시 기독교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천도교에서 돈을 꾸어 놓고 지금껏 갚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3.1운동 100주년 한국교회위원회 측은 이번 대회가 기독교 차원에서 진행됨을 사전에 알렸다. 그러나 이번 기념대회가 3.1 운동의 사회적, 세계사적 의의는 차치하고서라도 종단 간 화합의 뜻도 새기지 못하는 그야말로 교계 행사 정도로 그친다면 교회 밖 사람들에게는 그저 무의미한 꽹과리 소리에 지나지 않을지 우려된다.

주최측은 이번 기념대회에 대해 △3.1운동의 기본 정신이 된 평화와 화합 등 기독교 정신의 고양 △교회와 다음세대를 살리는 기도와 찬양과 경배 △민족을 가슴에 품은 평화와 통일 이라는 목표로 전 교계가 함께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준비위원장 윤보환 감독은 "100년 전 우리 민족은 일본제국주의의 총칼에 맞서 정의와 평화, 자유를 세계만방에 외침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았다"며 "3.1운동을 통해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독립에 큰 관심을 갖고 지지를 보내게 됐다"고 3.1운동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교회연합, 한국교회총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 보수 교계 대표 단체들이 앞장선 가운데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미래목회포럼, 한국교회일천만기도운동본부, 한국대학생선교회, 평신도단체협의회 등의 단체들이 함께하고 있다. 진보 교계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게도 문을 열어놨지만 이 같은 대회 성격상 참가할지는 미지수다.

김진한 jhkim@veritas.kr

관련기사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16세기 칼뱅은 충분히 진화론적 사유를 하고 있었다"

이오갑 강서대 명예교수(조직신학)가 「신학논단」 제117집(2024 가을호)에 '칼뱅의 창조론과 진화론'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 의미 밝혀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을 중심으로 집단리더가 구조화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통해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학철 교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 부정하는 이유는..."

연새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상당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을 부정하고 소위 '창조과학'을 따르는 이유로 "(진화론이)자기 신앙의 이념 혹은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모호성을 극복하는 원효의 체상용의 삼위일체론

아우구스티누스 사상과 원효의 체상용의 불교철학 사상을 비교 연구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손호현 교수(연세대 신과대학)는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