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이만열 박사, "3.1 운동 기독교, 천도교에 2억 5천만원 갚아야"

한목협 열린대화마당 '3.1 운동과 기독교' 강연서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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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이만열 박사(숙명여대 명예교수, 김교신선생기념사업회 회장)가 올해 100주년을 맞는 3.1 운동의 의의를 기독 사학자의 입장에서 밝혔다. 18일 오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38차 열린대화마당에 강사로 초청된 그는특히  3.1 운동에서 기독교가 천도교에 빚을 졌다면서 금전적인 빚 2억 5천만원을 꼭 갚아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919년 3.1 운동 당시 기독교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천도교에서 돈을 꾸어 놓고 지금껏 갚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3.1 운동과 기독교'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 이만열 박사는 먼저 3.1 운동에 대해 "거국적 민족운동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3.1운동은 민족 통합의 기점이 되는 운동"이라며 "3.1운동은 현재 촛불 혁명에 이르기까지 한국 민중 운동사의 큰 맥(脈)이 된다"고 운을 뗐다.

이만열 박사는 이어 "3.1운동은 한국 민족운동 사상사에 큰 기틀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3,1운동은 '대한민국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 공화정'개념을 제시했다"며 "이는 후에 상해 임시정부의 헌법 제 1조에 '민주공화정'을 정착시키는 데 큰 일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독립선언서에 참여했던 이승훈 장로는 '우리는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세우고자 한다'며 법정에서 진술했다"며 "이러한 3.1운동의 민주공화정 개념은 상해 임시정부 뿐만 아니라, 1948년 제헌 헌법 제 1조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정'이라는 조항으로 그 정신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세계사적 의미로서 3.1운동의 의의도 확인했다. 그는 "세계 1차 대전이 끝난 후 윌슨은 민족 자결 주의를 주창했지만, 피압박 국가 전체가 아닌 오직 유럽 백인 기독교도만 한정 했을 뿐"이라며 "하여, 민족자결을 이룬 나라는 유고, 슬로바키아, 발트 3국에만 혜택이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3.1 운동은 "피압박 민족에게 복음과 같은 민족자결주의를 우리 것으로 주창해, 세계에 선포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3.1운동은 베르사유 체제의 승전국인 일본에 대한 반항적 성격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그는 "3.1운동은 북경대 중심으로 5.4운동, 인도 간디를 중심으로 비폭력 운동에 영향을 미쳤다"며 "독립 선언서에 나타난 3.1 정신은 민족주의 평화만이 아닌, 동양의 평화에 이어 세계의 평화까지 가져올 수 있음을 역설했다"고 전했다.

이만열 박사는 3.1운동에서 중추적 역할을 기독교에 대해서도 사료를 중심으로 살폈다. 그는 "평양, 서울 중심으로 기독교 중심의 독자적 독립운동이 물밑에서 진행되다, 1919년 2월 달에 들어서자 기독교 지도자 이승훈 장로가 본격적 규합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승훈 장로는 천도교·불교와 합류, 이를 통해 기독교 내부가 일치되고 민족적으로 연합을 이룰 수 있었다"며 "다만 민족 대표 33인 중 16인이, 48인 가운데 24인이 기독교인 이었다"고 말했다.

3.1운동의 선봉장 역할을 한 기독교에 대해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지적했다. 그는 "3.1 운동 준비과정에서 한국 교회가 자금이 필요했는데, 일치된 천도교에 5000원을 빌렸다"며 "지금 시가로 약 2억 5,000만원 되는 금액인데, 아직도 천도교에 갚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여, 그는 "이 돈은 한국교회가 반드시 갚아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는 또 "천도교와 합작 불가 문제로 신석구, 오화영 목사는 반대했다"며 "기독교 민족 대표 16명 가운데, 4명은 선언서에 참여하지 않아 결국 29명만이 독립 선언식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4명 중, 그는 "유여대 목사는 의주가 독립운동을 주도한다는 이유로, 길선주 목사는 집회 일정으로, 김병조 목사는 훗날 1개월 후 망명하여 상해 임정에 합류로, 정춘수 목사는 애매한 이유로 참여 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이만열 박사는 3.1운동에서 기독교는 핵심적 역할을 했음을 재확인했다. 그는 조선총독부 당시 자료를 덧붙이며, "3.1운동으로 7,500의 사망자가, 15,96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운동의 주동세력이 뚜렷한 곳은 311개 지역으로 압축됐고, 기독교 중심 78개, 천도교 66개, 기독교와 천도교 42개 지역, 기독교 천도교 아닌 곳은 125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이 천도교 등과 뜻을 모았던 3.1 운동은 종교 일치의 운동의 의의도 지녔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6월 30일까지 투옥자 9,458명 중 2,087명이 기독교인으로 총 22%를 차지했다"며 "12월 말 까지 복역자는 19,622명으로 기독교인은 3,373명인 17%로 당시 천도교인 2,297명(11%)보다 많은 수치"라고 전했다. 또 "당시 조선의 인구가 2500만 명이었고, 장로회, 미 북감리회, 남감리회 합해서 22만명"이라며 "전체 인구 중 1.5%를 차지했던 소수 기독교인들이 3.1운동에는 무려 22% 참여했을 정도였다"고 했다.

이만열 박사는 기독교가 3.1운동에 적극 참여한 배경에 대한 설명도 보탰다. 그는 "3.1운동에 기독교가 적극 참여한 까닭은, 조선 총독부가 포교의 자유를 없애고 예배의 자유만 허락했다"며 "정교 분리 원칙에 입각해, 정치에 관여 하지 않는 한 교회예배는 허용했다"고 했다. 이에 그는 "역설적으로 교회 예배당에서 사람들이 예배의 자유를 허락됐기에. 기독교가 3.1운동은 기폭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3.1운동의 기치는 자주, 평화였다"며 "현재 우리가 당면한 남북문제를 풀기 위해서 전제는 유엔 제재 해체"라면서, "왜 우리 문제를 미국이 그렇게 제재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기독교인들은 자주적인 뜻을 모아, 미국 교회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며 "교회가 움직이면 미국 의회의 마음을 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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