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은 영화배우 이은주가 세상을 떠난 지 14주기가 되는 날이다. 이에 이은주 자살사연 등도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이은주는 영화 '주홍글씨' 촬영 후 겪은 우울증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주는 지난 2005년 이날, "엄마 미안해 사랑해"라고 적힌 피로 쓴 유서를 남기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고 이은주가 소속돼 있던 나무엑터스 김종도 대표는 과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 이은주의 어머니에게서 받았다며 이은주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이은주는 앳된 얼굴의 표정을 짓고 있다.
김종도 대표는 해당 사진과 함께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꽤 오래전 은주랑 열심히 살았는데.."라며 "보고싶네 이놈. 내일이네요. 보러가야지. 어머니 감사해요"라고 적었다. 14주기를 맞아 이은주 팬카페 회원들은 매년 그녀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식을 갖고 있다.
고 이은주는 유작 '주홍글씨'를 찍고 나서 우울증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은 생전 교회에 출석했던 크리스천 연예인이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기독연예인들의 소식은 교회 내 자살 문제를 담론화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사회적 상황과 변화를 고려하지 않는 무조건적으로 자살을 악마화 하는 방식에도 새로운 사고를 요청했다. 무엇보다 자살 문제를 개인의 문제에만 초점을 둔 것에 대한 성찰이 이어졌다.
몇해 전 재야 신학 연구단체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는 목회상담학 전공 교수인 연세대 권수영 교수를 초청해 기독연예인들을 비롯하여 기독교인들의 자살 사건을 바라보는 새로운 기독교적 관점을 제시해 주목을 모으기도 했다.
당시 권 교수는 자살 사건을 단순히 선형적 구조로 이해하는 것은 다원화 된 사회 내 적합한 사고가 아니라고 했다. 주변 여건과 상황을 무시한 채 자살 문제의 전적인 책임을 자살 당사자로만 몰아세우는 식의 사고는 지양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권 교수는 특히 자살 문제에 대해 신학이 감당해야 할 과제로 "새로운 신학적 사고와 새로운 목회적인 실천의 순환적인 수행"이라며 "(이것을 등한시 할시)자살한 이들이 대하여 옳음과 그름으로 나누어진 교리적 사고와 공동체의 인과론적 대응은 자살을 용서받지 못할 죄이거나 숨겨져야 할 수치의 차원에만 머물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우리는 암암리에 하나님이 우리 인간의 자연스러운 삶과 죽음에는 관여하시되, 자살에는 관여하시지 않는다고 믿는다"면서 "자살이라는 언어가 주는 폐쇄성은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의 길목에서 그 편차에 의해 순환해 온 여정에 대하여는 무관심하도록 만든다"고 전했다.
더불어 권 교수는 "체계적 사고로 보자면, 자살은 결코 그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가족의 문제요. 공동체의 문제이며 또한 하나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사람의 자살은 자살 당사자 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주변환경의 영향도 있었음을 보다 주의깊게 관찰·분석해야 한다고 평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