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노골화되는 보수 개신교·자유한국당 유착

자유한국당, 보수 개신교에 잇단 러브콜....정치적 이익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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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CBS)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한기총을 찾았다. 전광훈 대표회장은 황 대표를 맞이하면서 수위 높은 정치 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보수 개신교와 자유한국당의 유착이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먼저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자유한국당 기독인회 예배'가 열렸다.

이날 예배엔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성태·김한표·이은재·안상수·장제원 등 자유한국당 중진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설교는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원로목사가 맡았다.

김장환 목사는 보석으로 풀려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있을 때 종교적 멘토로 찾은 목사다. 김 목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최순실 국정농단이 불거지며 위기에 몰리자 김 목사를 청와대로 불러들였다. 그만큼 보수 성향이 강한 목사다.

김 목사는 기독인회 예배에서 보수적 색채를 그대로 드러냈다. 먼저 예배에 참석한 자유한국당을 향해선 "자유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유의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고 설교했다. 또 황교안 대표에겐 "모세의 소원은 세 가지가 있다. 주의 길을 보는 것,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 하나님의 영광을 보는 것이다. 새로 당선된 (황교안) 대표님의 소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축사했다.

이어 황 대표는 20일 보수 개신교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찾았다. 전광훈 대표회장을 비롯해, 길자연 목사, 이용규 목사 등 전 대표회장이 황 대표를 맞이했다. 이 자리에선 수위 높은 정치적 발언이 잇달아 나왔다.

먼저 전광훈 대표회장은 "일찍이 하나님께서 준비해주셔서 자유한국당 대표로 세워주셨고 이 행진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잇는 세 번째 대통령이 됐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고 황 대표를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200석을 못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이 국가가 해체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다. 길자연 목사는 "어차피 (자유한국당) 대표가 되셨으면 그 다음은 정권인수를 해야되지 않겠나"고 했다. 이용규 목사도 통영 보궐선거, 내년 총선거, 차기 대선을 언급하며 "모든 문제에 놀라운 승리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과 보수 개신교의 유착은 새삼스럽지 않다. 보수 개신교계는 2007년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또 황교안 대표가 국무총리로 재직하던 시절, 그리고 정치 입문설이 고개를 들자 보수 개신교계는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황 대표가 이 전 대통령만큼 정치적 이익을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보수 야당과 보수 개신교계의 유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겨레> 성한용 기자는 3월 10일자 '보수 기독교계의 ‘전도사 황교안 대통령 만들기'는 성공할까'란 제하의 기사에서 "황 대표는 기득권 세력과 야합한 보수 성향 대형교회의 지원을 받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기독교 근본주의에 기대어 정치와 정당과 국정을 ‘선과 악의 대결'로 몰아가려 해서도 절대로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충구 전 감신대 기독교윤리학 교수는 2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만남에 대해 "불의한 정치에서 기독교를 이용하려는 자, 정치를 보수 기독교인 속에서 이용하려는 자가 손을 잡았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요한복음의 말씀처럼 어둠이 빛을 이길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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