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과 김향기가 주연한 '증인'이라는 영화를 어제 보았습니다. 영화의 평이 참 좋아서 일찍 보고 싶었지만, 이제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던 대사는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였습니다. 김향기가 정우성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정우성을 향해서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의 대한 대답을 김향기가 스스로 하더군요. 정우성이 자폐에 걸린 김향기를 완전히 이해하고, 자폐가 걸린 그 자체를 스스로 받아드릴 때, 김향기와 정우성의 마음이 통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마음이 통하게 되자, 김향기가 정우성을 향해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물음표에서 마침표로 바뀌어지는 순간, 정우성의 눈과 몸에 눈물과 떨림이 느껴지더군요. 정우성은 그 순간에도 멋이 있더군요.
얼마 전에 저희 교회 남자 집사님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참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었던 집사님이었는데, 작년에 저희 교회에 등록을 한 후에 삶 속에서 많은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집사님과 대화를 하던 중 집사님이 저에게 대뜸 이런 말을 하더군요. "목사님 저희 가정에 많은 관심과 조언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 말을 듣는 순간 왜 이리 가슴이 뛰던지요. 저희 교회에 등록을 한 후, 가정에 좀 심각한 문제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때 제가 두 부부를 따로 만나서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고, 함께 나와 기도를 하자고 하는 권면을 했을 때, 모두 그 말에 동의를 해주었고, 매주 수요기도회 때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그 때의 기도와 설교가 집사님의 마음이 회복되어지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말을 해 주더군요.
그러면서 집사님이 이런 말을 해 주셨습니다. 저를 만난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설교 후에 찬양을 할 때마다 자꾸 눈물이 난다고 하더군요. 자기는 아무 것도 아닌데, 하나님이 자신의 손을 꼭 잡고 계신다고 하는 것이 설교와 기도를 통해서 많이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을 손잡아 주심에 감사하는 마음이 자꾸 커지자, 눈물이 자꾸 난다고 하는 고백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럴 때, 목사로서의 보람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우리 함께 하나님을 알기 위해 열심을 내어보자고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두 가지 마음이 듭니다. 하나는 목사로서의 보람입니다. 사람이 사는 것이 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그래도 목사는 성도들이 변화되어지고 은혜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너무 행복해지거든요. 보람도 느껴지고, 행복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마음은 저는 죄인이라고 하는 마음입니다. 목사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저의 껍데기일 수 있습니다. 실제 저의 속마음은 더럽고 추악한 죄인일 수밖에 없고, 저의 삶을 들여다 보면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자는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감사한 것은 이런 자를 사용하셔서 주의 몸된 교회에서 목회를 할 수 있게 하시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그러니 제가 해야 할 일은 오로지 교회를 더 사랑하고, 주님을 더욱 사랑하며, 힘써 주의 복음을 잘 증거하는 일에 열심을 내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집사님이 이야기를 다 마치고, 저에 대해서 한 마디를 합니다. "목사님을 만나고, 설교를 듣고, 교회를 섬길 수 있어서 너무 좋다"는 말을 하시더군요. 그 때의 저의 감정이 정우성의 감정이 아니었을까요?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이 말을 저도 많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주의 몸된 교회에서 권속들과 함께 참 좋은 교회를 이루어가기를 소망해 봅니다.
※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http://www.cbooknews.com)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