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청년신학포럼 ⓒ이지수 기자 |
‘청년을 위한 신학은 없다!’며 당돌하게 외치는 신학도들이 있다. 이들은 안병무의 민중신학에 관심이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안병무의 호를 따 ‘심원(心園)청년신학포럼’이라고 이름 붙인 이 단체는 13일 향린교회에서 지난 5월 창립 후 첫 포럼을 열고, 청년들을 위한 신학 구성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이 포럼은 오늘날 한국의 20~30대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신학적 대답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창립됐다. ‘신학은 많지만, 정작 젊은이들이 삶에 적용하고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신학은 많지 않다’고 문제제기 한다. 정용택 기획위원(30, 한신대 신학과 Th.M)은 “한 마디로 ‘젊은 신학’을 추구한다”며, 계파를 굳이 따지자면 “민중신학과 진보적·실천적 신학 담론을 지향한다”고 소개했다.
지난 5월에 ‘심원 안병무 선생 기념사업회’(회장 황성규)의 후원으로 창립되어 아직 소규모인 이 포럼은, 성공회대, 연세대, 한신대 신학도들과 서강대, 서울대 인문학도들로 구성되어 있다. “활발한 학제간 연구를 위해” 신학도와 인문학도를 골고루 배치시켰다고 한다.
13일 열린 포럼에서는 이들만이 가진 젊은 분위기가 확연히 드러났다. 정용택 기획위원은 ‘88만원 세대’라고 불리는 한국 청년층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자기계발론을 넘어, 88만원 세대를 위한 구원론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오늘날 대중적 신앙서적을 통해 기독청년들이 마주하고 있는 메시지는 ‘이렇게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식의 일종의 자기계발서적식 메시지라며, ‘신앙’을 가르치기보다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의 생존전략을 가르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김현준 기획위원(31, 서강대 사회학과 석사 수료)은 ‘구원의 교회적 구성’이라는 제목으로 교회의 청년 제자훈련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나눴다.
포럼은 앞으로 개인연구, 그룹연구 등 다양한 연구활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연구 성과를 나누는 세미나도 활발히 개최하여 인지도 높은 청년 신학단체로 자리매김 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