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2019 부활절 선언문 반인권적 요소 철회하라"

23일 성명 내고 한국교회 부활절 선언문 문제점 지적....철회 촉구

ncck

(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2019 한국교회 부활절 선언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소장 박승렬 목사)는 23일 성명을 내고 부활주일이던 21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렸던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발표된 '2019년 한국교회 부활절 선언문'(아래 선언문) 중 반인권적 요소가 있다고 지적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NCCK 인권센터가 문제라고 지적한 건 "세속화와 정부의 낙태허용, 독소조항을 그대로 둔 차별금지법 제정, 무분별한 이슬람 우대정책과 전통문화를 표방한 미신 종교의 허용을 반대한다"는 대목이다.

인권센터는 선언문이 "우리 사회의 평등이 아닌 차별을 요구하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이어 선언문이 적시한 '무분별한 이슬람 우대정책 반대'는 "종교간 반목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뿐"이라며 "교회가 먼저 종교간 화합을 위해 더욱 힘써 일할 것"을 촉구했다.

낙태죄 폐지와 관현해서는 "여성의 관점에서 먼저 바라보고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며 "여성의 자기결정권, 생명권, 그리고 건강권을 먼저 살피며 서로 배려하는 일부터 시작하라"고 호소했다.

아래는 인권센터가 낸 성명 전문이다.

만민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는 차별과 배제가 없습니다.
- ‘2019 한국교회 부활절 선언문' 반인권적 요소의 철회를 촉구하며 -

부활의 기쁨과 소망이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모든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위해 기도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는,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발표한 ‘2019 한국교회 부활절 선언문(이하 2019선언문)'의 반인권적 내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1. 차별금지법은 제정되어야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만민의 주님이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사람을 차별하거나 배제하지 않으시며, 우리가 사는 세상의 낡은 질서를 정화하시키시는 분입니다. 교회가 차별과 배제의 길을 택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몸이기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모든 이들의 존엄과 인권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것이 바로 교회의 첫 번째 소명입니다. 교회는 특정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차단할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수난당하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사랑과 환대로 안내하는 공동체로 거듭나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2019 선언문'은 우리 사회의 평등이 아닌 차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시정을 촉구합니다.

2. 교회는 소외된 이들을 조건 없이 수용하고, 이웃종교의 문화를 존중해야 합니다.

교회와 신앙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나누며 이 땅에 평화의 세상을 실현해 나갈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민족과 지형 그리고 신념을 지녔다 하여도 서로 협력하며 보다 더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어 가는 것이 종교인들이 추구하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우리가 함께 남과 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하여,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많은 부조리를 바로 잡는 일을 위하여, 예멘과 이집트에서 온 난민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권리와 인권증진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2019 선언문'에 명시된 ‘무분별한 이슬람 우대정책 반대'는 종교간 반목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뿐 입니다. 이에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교회가 먼저 종교간 화합을 위해 더욱 힘써 일할 것을 촉구합니다.

3. 낙태죄 폐지는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헌법재판소는 낙태전면금지가 헌법에 불합치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낙태에 대한 모든 법적, 도의적 책임을 여성들에게만 떠넘겨 왔습니다. 국가와 남성에 대한 어떤 책임도 묻지 않은 채 오랜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낙태죄 반대를 주장하기 이전에 우리사회에 어떤 불평등이 있어 왔는지, 이 현실을 바로 잡아나가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먼저 살펴야 합니다. 교회는 그 동안 남성 중심의 위계질서 안에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온 지난 모습을 돌아보고, 여성의 관점에서 이 사안을 다시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2019 선언문'은 낙태 반대를 주장하였습니다. 이는 곧 과거의 잘못을 고수하려는 것 뿐입니다. 여성의 관점에서 먼저 바라보고,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이제 교회는 ‘좀 더 나은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 생명권 그리고 건강권 등을 먼저 살피며, 서로 배려하는 일부터 시작할 것을 촉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만민을 사랑하시어서 차별하지 않으시고 환대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전하셨습니다. 우리는 ‘2019 선언문'에 명시된 반인권적 요소들이 철회되어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이 우리 모두에게 속히 이뤄지기를 소망합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온 세상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19년 4월 2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이활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