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진보 그리스도인 작가 레이첼 헬드 에반스가 4일 타계했다. 향년 37세. 에반스는 감염과 뇌경련으로 투병했고, 4월 중순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병세를 적고 기도를 부탁한 바 있었다.
에반스의 부고가 전해지자 마이클 커리 성공회 의장주교는 "두려움 없는 진리 탐구자이자 예수 섬기미"라고 적었다. 신학자이자 기독교 변증가인 팀 켈러도 "(아내인) 케이시와 난 그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기도를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아내와 엄마를 잃은 그녀의 가족을 위해 애도한다"고 했다.
에반스는 미국 복음주의 기득권에 맞서 진보적 목소리를 내왔다는 평을 받았다. 에반스는 성서적 문자주의, 인종주의, 낙태, 진화론, 신학, 결혼, 가부장제, 여성 리더십, 복음주의권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 등 첨예한 주제를 다뤘다.
에반스는 2014년 "복음주의권의 문화전쟁을 끝내자는 내 목소리가 희미해져감에 무기력해졌다"며 복음주의와 결별을 선언하고 성공회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에반스의 저작은 복음주의권 독자에게 널리 읽혔다.
에반스의 저작 가운데 <성경적 여성으로 살아 본 1년>(비아토르), <교회를 찾아서 - 사랑했던 교회를 떠나 다시 교회로>(비아) 등은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바 있다.
에반스의 저서를 출판한 도서출판 '비아'는 "자신이 빛을 향한 ‘길' 위에 있음을 알고 있던, 그렇기에 자신과 타인의 연약함, 현실의 가능성과 비참함을 아울러 볼 줄 알았던 신앙인으로 그녀를 기억한다"라면서 "이생에서의 여정이 조금 갑작스럽게, 이르게 마무리되었지만, 끝나지 않은 그녀의 전체 여정이 축복 속에 갈무리 되기를 바란다"고 애도의 뜻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