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처님오신날 보인 행보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민생투어에 나선 황 대표는 대구-경북 지역을 순회 중이다.
이에 13일 황 대표는 경북 영천 ‘은해사'사를 방문해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황 대표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를 이끌고 있는 정치지도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국민만 바라보고 올바른 길을 걸어가야할 것이다. 저부터 더 낮은 마음으로"라고 축사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후 행보다. 이와 관련, 불교방송(BBS)은 13일 "은해사 봉축법요식에서 불교식 예법을 지키지 않아 빈축을 샀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가 법요식 행사가 열리는 동안 합장을 하지 않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자세로 일관하는 한편, 아기 부처님을 씻는 '관불의식'에서도 손을 휙휙 저의면서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는 게 불교방송의 지적이다.
황 대표는 기독교한국침례회 교단 소속으로 성일침례교회 협동전도사를 지낸 바 있다. 또 <종교 활동과 분쟁의 법률지식>, <교회와 법이야기> 등의 책을 집필하기도 했는데, 일부 내용이 종교 편향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공직 퇴임 이후엔 각 교회를 돌며 간증집회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 따라서 황 대표가 은해사에서 보인 행보는 타종교를 존중하지 않는 개신교의 배타성으로 해석될 여지가 없지 않다.
문제를 제기한 불교방송은 황 대표를 겨냥해 "종교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제1야당의 대표, 국민의 공복으로서 불자들을 마음 깊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지 않을까"라면서 "황 대표는 유력한 대선후보로 자주 여론조사에 오르내리는데, 적어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이라면 조금 더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일갈했다.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백찬홍 씨알재단운영위원은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불상을 우상쯤으로 생각하는 보수개신교의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것인데, 보편적 종교조차 편협한 신앙관으로 대하는 자가 대통령을 꿈꾸다니 나라의 수치"라며 황 대표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