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최순실 녹음파일 하나가 공개됐다. 17일 시사저널이 공개한 박근혜 최순실 녹음파일은 지난 2013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정호성 전 비서관 등 3명이 취임사를 준비하며 나눈 대화를 담고 있다.
해당 녹음파일은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담는 대통령 취임사가 비선실세 최순실의 호통과 지시로 전면 수정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회의를 주도하던 최순실이 먼저 "내가 보기엔 이건 하나도 써먹을 게 없는 것 같애. 정 과장님, 이렇게 늘어지는 거를 취임사엔 한 줄도 넣지 마"라며 정 전 비서관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서 최순실은 " 쓰세요. 받아 적으세요. 첫 번째 경제 부흥, 두 번째 국민 행복, 세 번째 대한민국의 자긍심. 딱딱 해갖고 맞춰 놓으세요"라고 하자 정 전 비서관은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최순실이 "국정의 키를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IT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주력할 것이다. 그거 어떠세요"라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묻자 그는 "그거 핵심이에요"라고 호응했다.
정 전 비서관이 "일자리로..."라며 의견을 내자 "그건 부수적인 거고"라고 말을 끊으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그러니까 부국, 정국, 평국이네"라고 말하자 최순실은 "자존심은 없는데? 그게 제일 중요한데. 평국을 조금 다른 말로 해 가지고. 부국, 정국... 하여튼 이건 좀 상의를 해 보세요"라고 지시하는 뉘앙스로 말했다.
한편 이번 녹음파일 공개로 최순실이 고 최태민 뿐 아니라 최순실에 지도력에 정신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의 부친 최태민에게 정신적으로 완전히 지배를 당했다는 것을 알리는 어산지의 폭로가 나오자 기독교계에서는 한 때 최태민의 목사 안수를 두고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신학연구소 세미나에서 백석대 주도홍 교수(기독교학부)는 한국교회가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개혁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최태민 식 샤머니즘적 기독교를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주 교수는 지난해 말 혜암신학연구소에서 열린 '종교개혁500주년기념강좌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의 제7강을 진행하며 이 같이 밝혔다.
주 교수는 "최태민도 기독교에서 안수를 받은 목사로 활동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하며, 최태민 일가의 국정농단 사태에 기독교계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보수, 진보를 떠나 기독교계에서는 최태민에 저마다 선을 그으며 기독교와 관련 없는 인물로 치부한 바 있다. 최태민은 최순실과 부친이자 장시호의 외할아버지에 해당하는 인물로 최순실 일가를 세운 인물이다. 최태민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종합총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