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에서는 2019년 1차 NCCK 에큐메니칼 선교포럼이 열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회일치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선교포럼에서는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테오 순더마이어 교수가 '종교, 폭력, 관용 - 문화와 복음의 만남'이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한때 유럽에선 종교 없는 시대의 도래를 확신했으나 근본주의 운동이 종교를 재활성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순더마이어 교수에 따르면 근본주의 운동은 상이한 형태로 드러내는 오순절 운동과 다른 하나는 폭력적이고 군사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근본주의로 드러나는데, 두 형태 모두 근본적으로 근본주의적 운동이다.
이 같은 근본주의 운동은 다문화·다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결과다. 이와 관련, 순더마이어 교수는 "이러한 경향은 사람들에게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거처를 찾게 만든다. 확실성의 결여는 분명함으로 극복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한다.
이 결과, 성서의 정경 안에서 드러나는 다원주의는 거부되고 성서의 진술은 분명하고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는 믿음만 강해진다.
이 같은 기독교 근본주의는 공동체를 위협한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기독교 근본주의는 자신의 추종자들을 심판한다. 누가 정말로 바른 믿음을 가졌는가에 대한 논쟁은 수많은 교회 공동체를 망가뜨린다"고 경고한다.
근본주의는 이슬람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이슬람 신정국가를 내세운 이슬람국가(ISIS)는 테러를 자행한다. 이에 대해 순더마이어 교수는 "자살 테러는 과격한 근본주의자들의 모습을 담은 극심한 근본적 측면"이라고 했다.
다문화·다정치 시대, 건설적 관용 필요
순더마이어 교수는 이어 다른 문화와 종교의 만남에서 '관용'의 미덕을 설파한다. "다른 신앙, 다른 습관은 ‘나'에겐 어색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는 게 순더마이어 교수의 논지다.
여기서 말하는 관용은 '건설적인 관용'이다. 즉 "내가 먼저 낯선 사람을, 이방인을 존중함으로 만나고 또 그의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이란 의미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건설적인 관용은 궁극적으로는 자유주의적이고 민주주의적인 사회에서 가능하다는 건 자명한 일이고, 독재자에게서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고 풀이했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끝으로 "사랑은 항상 다른 사람에게서 하나님의 피조물을 본다. 여기에 관용의 목표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의에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성소수자를 향햔 선교적 과제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순더마이어 교수는 "독일의 경우 루터교 등 기성 교회는 성소수자의 다름을 그대로 인정한다. 이들이 사회 속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면서 "다름 때문에 고통당하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성소수자를 끌어안고 돕는 일은 중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