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행동으로 드러난다. 성서는 곳곳에서 행동 없는 믿음은 공허하다고 증거한다. 특히 "믿음도 이와 같습니다. 믿음에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그런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는 야고보서 2장 17절 말씀은 목회자가 행동하는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자주 인용하는 말씀이다.
보석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4월 서울고법에 보석 조건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조선일보>가 5월 30일자에 '단독으로' 보도했다.
재판부는 3월 이 전 대통령에 보석을 허가하면서 주거지, 접견·통신 대상도 엄격히 제한했다. 일단 영어의 몸에서 자유로와졌지만, 이 전 대통령은 이마저도 자유롭게 여기지 않았나보다.
그런데 보석 조건 변경을 신청한 이유가 기막히다. 보석조건 변경 소식을 처음 전한 <조선일보>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전 대통령 측은 교회에 가거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대통령 사무실에 1주일에 2회 정도 방문할 수 있도록 외출을 허가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고 전했다.
앞서 믿음은 행동으로 드러난다고 적었다. 이 전 대통령은 강남 보수 대형교회인 소망교회 장로였고, 2007년 대선에서 보수 개신교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보인 행적은 과연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결국 퇴임 후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 불려갔고, 결국 구속됐다. 그리고 1심 재판부는 뇌물과 횡령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 기간 동안 성서를 열심히 읽었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언론 지면을 장식했다. 그런데 그가 감옥에서 진심으로 회심했는지는 의심스럽다.
3월 항소심 재판 중 증인으로 출석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불리한 증언을 하자 이 전 대통령이 이 전 부회장을 향해 욕설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 여론이 일었다. 적어도 회심한 사람의 행동은 아닐텐데 말이다.
그런 그가 교회에 가고 싶다며 보석 변경 신청을 했다. 더 길게 말하지 않겠다.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인기리에 방영됐던 SBS 드라마 <열혈사제>의 대사를 인용해 한 마디 하고 싶다.
"성서 말씀대로 살지도 않을텐데, 교회는 뭐하러 나가려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