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입'이 연일 여론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황 대표는 19일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온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즉각 외국인 노동자 차별 발언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이 논란이 채 잠잠해지기도 전인 20일엔 '아들 자랑'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황 대표는 자신이 아는 어떤 청년의 이야기를 꺼냈다. 학점이 3.0도 안됐고 공인 영어시험 성적이 800점이었다고 소개했다. 황 대표는 이 청년이 "졸업 후 15개 회사에 서류를 내서 10개 회사 서류심사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서류심사를 통과한 다섯 군데의 회사는 최종 합격을 했다. 아주 큰 기업이었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밝힌 이 청년의 정체는 바로 아들이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재차 논란이 일었다. 평균평점 3.0에 못 미치고 영어시험 성적 800점이면 대기업은 물론 어지간한 중견기업 지원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황 대표 아들이 특혜 채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미 황 대표 아들은 군 복무 특혜의혹을 받았었고, KT 채용 특혜시비도 있었다. 황 대표 발언은 이 같은 의혹을 재차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황 대표는 보수 야권 유력 대선후보다. 그래서 언론 주목도가 높다. 황 대표가 한 번 움직이면 수 십 명의 취재진이 따라온다. 그럼에도 황 대표의 입은 제어가 안 되는 모양새다. 이 지점에서 도대체 황 대표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지지층 노린 ‘목적타' 발언
결론부터 말하면, 황 대표의 발언은 고도의 정치적 수사다. 외국인 노동자 관련 발언은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산 지역 중소·중견기업 대표들과의 조찬간담회 자리에서 나왔다. '아들 자랑'은 숙명여대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특강에서 불거졌다.
요약하면 황 대표는 청중을 의식한 맞춤 발언을 한 셈이다. '동성애 반대' 등 앞서 논란을 일으켰던 발언 역시 다분히 지지층을 의식한 말들이었다.
황 대표는 정치인이다. 따라서 지지자의 마음을 움직여 궁극적으로 표를 얻어내야 한다. 그래서 황 대표의 발언은 진위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논란이 일수록 언론 주목도가 높아져 인지도 상승효과를 얻어낸다. 황 대표가 하루가 멀다 하고 논란의 발언을 내뱉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황 대표가 한 가지 간과하는 지점이 있다. 단순히 지지자의 눈과 귀에 영합하는 정치는 가장 수준 낮은 정치다. 종교를 끌어 들이려는 정치 역시 저급하기는 매 마찬가지다. 이 지점에서 황 대표는 정치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저급함을 다 갖췄다.
정치개혁은 별로 어렵지 않다. 공공의 이익 보다 특정 집단의 이익에 영합해 막말을 일삼는 정치인을 정치의 장에서 퇴출시키는 게 정치개혁이다. 그리고 황 대표는 정치개혁 '0' 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