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헌당예배에서 나온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부적절한 발언이 공영방송 KBS 1TV '9시 뉴스'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공영방송으로서 보도 태도는 아쉬움을 남긴다.
'9시 뉴스'는 27일 첫 머리에 1일 열렸던 사랑의교회 헌당예배 행사 소식을 전했다. 당시 헌당예배에 참석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이제 서초구청이 할 일은 영원히 이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을 열방에 널리 널리 퍼지게 하도록 점용허가를 계속 해드리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취재를 맡은 문예슬 기자는 "법원 판결도 무시하는 발언을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사랑의교회는 서울 서초동 대법원 사거리 근처 참나리길 아래 지하공간을 점유해 건물을 지었고, 이는 특혜 시비로 이어졌다. 특혜 시비는 곧장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이에 대해 1심과 2심 재판부는 허가 취소 판단을 내렸다.
참나리길 특혜 시비는 이제 대법원 판단만 남은 상태다. 저간의 사정으로 볼 때, 조 구청장의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을 만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도 적절하지는 않았다. 박 시장은 헌당예배 축사를 통해 "멋진 교회 헌당으로 인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성령의 축복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2012년 서초구의 도로점용 허가가 잘못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었다.
실제 서울시는 2012년 6월 공공도로지하점용은 위법, 부당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초구청이 주민감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주민들은 사랑의교회 건축허가 특혜관련 주민 소송을 냈다. 서울시의 입장이 주민소송으로 이어진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는 정황이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개인 자격으로 헌당식에 참석했고, 도로 점용 허가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시장의 오락가락 행보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이 지점에서 공영방송의 보도 태도를 지적하고자 한다. 사랑의교회 헌당식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박원순 시장, 조은희 구청장의 부적절한 발언에 더해 영국의 복음주의 신학자이자 과학자인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가 설교한 점도 논란거리였다. 이때를 전후해 복수의 개신교계 매체가 헌당식 소식과 함께 박 시장·조 구청장 발언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KBS는 마치 헌당식 행사 발언을 '단독'으로 발굴한 양 보도했다. 헌당식 영상도 KBS가 독자적으로 촬영한 것이 아니었고, 출처는 사랑의교회였다.
그럼에도 KBS 보도 이후 <연합뉴스>, <뉴스1>, <중앙일보>, <머니투데이> 등 수많은 매체가 후속보도를 했다. 공영방송으로서 이 같은 보도 행태가 적절한지 따져 물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