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수습전권위원회(수습전권위, 채영남 위원장)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임시노회를 열어 최관섭 목사(진광교회)를 서울 동남노회(아래 동남노회) 노회장으로 뽑았다. 노회는 제적 382명 중 209명이 참석해 성원을 채웠다.
최관섭 목사의 노회장 선출은 명성교회 세습 추인을 위한 노회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당시 상황을 복기해 보자. 2017년 10월 당시 동남노회는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을 두고 잡음이 일었다.
명성교회 측은 김수원 당시 부노회장이 김하나 목사 청빙 청원 서류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노회장 승계를 막았다. 이에 김 부노회장과 노회원 130여 명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고, 회의장에 남은 노회원들이 투표로 최관섭 목사를 노회장으로 선출했다.
최 목사는 이후 김하나 목사 청빙을 가결했다. 이에 맞서 김수원 목사 등은 비상대책위를 꾸려 선거무효 소송을 냈고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2018년 3월 비상대책위 손을 들어줬다. 이 같은 선고에 따라 최 노회장 등 임원회도 사실상 해산 수순을 밟았다. 그럼에도 수습전권위가 주도한 임시노회에서 재차 최 목사가 노회장에 오른 것이다.
최 노회장 선출은 총회재판국이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 재심을 연기한 이유를 설명해 주기도 한다. 16일 총회재판국 당시 일부 재판국원은 25일 임시노회를 거론하며 선고 시 고려사항일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총회재판국은 선고를 다음 달 5일로 미뤘고, 수습전권위 주도의 임시노회에선 세습안을 가결한 최관섭 목사가 노회장으로 '컴백'했다.
명성교회 세습안을 통과시킨 최 목사가 동남노회 노회장을 맡은 상황에서 총회재판국이 명성교회 세습에 불법 판단을 내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동남노회 새임원진은 전날 불참을 선언한 바 있어 최 목사측과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남노회 새임원진 김수원 목사(태봉교회)는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김 목사는 이번 임시노회를 통해 구성된 지도부가 임원 임명 등 노회 직무를 수행할 경우에 대비해 "향후 상황을 지켜 보면서 결의무효나 선거무효 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도 살펴볼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