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국기념사업회가 지난 18일,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채플실(원두우신학관)에서 민중신학자 김찬국 교수(전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상지대학교 전 총장)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평전 『민중인권실천신학자 김찬국』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고 김찬국 교수는 엄혹한 유신독재시절인 1975년 긴급조치 1호와 4호 위반으로 연세대학교에서 해직됐다. 1980년 '서울의 봄' 기간에 잠시 복직되었으나 이내 다시 해직되어 10여 년 간 해직교수로서 부정한 정권의 탄압과 회유에 굴하지 않고 진리와 정의의 정신에 따라 민주화운동과 자유를 외쳤고 또 실천적 삶을 살았다. 이 기간 그는 평화시장대책위원회 위원장, 인천 동일방직긴급대책위원회 부위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 및 부위원장, 양심수월동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날 행사에서 김경호 목사는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회고록을 인용하며, "김찬국 교수는 위수령이 내리고 대학에 군인과 탱크가 들어오는 것을 몸으로 막아낸 유일한 교수이었다"라는 말로 모두 발언을 했다.
이어 회고와 결단의 시간에 한승헌 전 감사원장은 "비상계엄군법회의 2심 고등법원에서, 1심 변호사가 김찬국 교수는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와 한국의 민주주의를 잘 모르니 형량을 줄여 선처를 바란다고 변호하자, 김찬국 교수는 '나는 괜찮으니,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라'며 변호인의 변호를 거부한 아마도 대한민국 첫 변호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정대화 상지대학교 총장은 "상지대학교의 재단 비리와 방해가 가장 심할 때 김찬국 교수는 민주총장으로 오셔서, 재임기간 무려 20여회나 검찰에 불려가며 학교를 지켜냈으며, 항상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교 일을 감당했다"고 회고했으며 권수영 신과대학장은 "김찬국 교수는 연세신학에 민주화를 중심에 놓으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학민 선생 (민청학련 피해자)은 "많은 학생들이 감옥에 투옥되어 있을 때, 김찬국 교수님이 감옥에 들어오시자, 자신이 미안하다고 하자, 김찬국 교수님은 '학생이 있는 곳에 교수가 있는 것이지!"라는 말로 위로했다는 술회를 했다.
한편 고 김찬국 교수가 서거한 지 10주년을 맞아 천사무엘 교수(한남대학교)의 저서 『민중인권실천신학자 김찬국』(동연출판사) 평전을 출간했다. 신학자요, 교육자로서 그의 민주화를 향한 정의와 자유의 인권의 실천적 삶을 현대적 사회의 시각으로 재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