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 다시 한 번 오후 서울 서초동 일대는 촛불로 뒤덮였다.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선 '제8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아래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열렸다. 대검찰청 앞, 그리고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 교대역으로 이어지는 대로가 인파로 넘쳐 났다. 반포대로에서 예술의전당으로 통하는 도로 역시 집회 인파가 차지했다.
집회에서는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잇달아 나왔다. 또 대형 태극기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주최측인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아래 범국민시민연대)는 태극기 문양이 그려진 손팻말을 제작해 나눠줬다.
이날 집회엔 그리스도인도 다수 참석했다. 이 중 일부는 집회를 앞두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집회 참여의사를 담은 글을 올려놓기도 했었다.
앞서 3일 개천절 휴일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보수 진영이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를 연 바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대표회장은 이미 이날 집회를 예고하고 참여를 독려했고, 집회 현장에서는 헌금을 거둬들여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A 목사는 촛불집회 참여 직후 "개신교에 전광훈 같은 목사와 극우 신자들만 있다는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어 집회에 참여했다"는 소감을 전해왔다. A 목사는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위대하며 그 위대한 국민들 중 올바른 신앙관을 갖춘 개신교인들이 많다는 것을 호소하고 싶다"고도 했다.
검찰개혁이 시대적 사명임을 강조하는 목회자도 있었다. B 목사는 "목회자로서 보다 한 시민으로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말하고자 나왔다"고 했다. C 목사도 "온 국민이 검찰개혁을 염원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도 마땅히 지지해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집회를 하루 앞둔 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위원장 최형묵 목사)는 성명을 내고 "2019년의 시대적 소명은 검찰개혁"이라고 선언했다.
정평위는 "지금 국민은 다시 촛불을 들어,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는 어떠한 통제나 견제도 받지 않는 검찰 권력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이제는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준엄히 받아들여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날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독점 권력에 취해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것인지 답해야 할 때"라며 이 같이 선언했다.
한편 지난 주 촛불집회에서 화장실 사용을 불허했다 구설수에 오른 사랑의교회는 이날 집회에선 화장실을 개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