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와 관련, 대법원이 두 번째 의미 있는 판결을 내렸다.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첫 번째 판결을 다시 끄집어내려 한다.
첫 의미 있는 판결이란 대법원이 8월 오정현 담임목사가 소속 교단인 예장합동 교단이 정한 목사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확정한 판결이다.
두 번째 판결은 사랑의교회 공공도로 점용 허가가 위법이라는 판결이다. 대법원은 17일 "도로점용허가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해 위법하다"며 사랑의교회에 "사건 도로 점용을 중지하고 원상회복하라"고 명령했다.
두 번의 대법원 판결로 사랑의교회는 한국은 물론, 세계 교회사에서도 보기 드문 기록을 남기게 됐다. 담임목사와 교회 건물 모두 최고 법원인 대법원으로부터 불법이란 판결을 받았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사랑의교회는 모르쇠다. 대법원이 오 목사가 예장합동 교단 목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음에도 "교회 사역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버티고 있다. 이번 공공도로 점용 허가 위법 판결에 대해서도 "참나리길 지하점용 허가와 모든 건축 과정은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딴소리다.
대한민국 최고 법원이 위법임을 확정했는데 공공도로 점용허가와 건축과정이 적법하게 진행됐다니, 이 무슨 궤변이란 말인가?
사랑의교회 서초동 건물은 건축 과정부터 논란이 없지 않았다. 이번에 법정 공방까지 간 공공도로 점용 문제 외에 지하철 출구 이전도 논란거리였다. 지금 지하철 2호선 3·4번 출구는 사랑의교회로 바로 통한다. 원래 두 곳은 보도 위에 설치돼 있었는데 2012년 5월 서울시가 사랑의교회 신축부지 안으로 이전하도록 해줬다.
이뿐만 아니다. 사랑의교회 건물은 건너편 대법원 건물을 내려다보는 모양새다. 건물 건축 과정에서 고도제한이 풀린 탓이다.
고도제한 완화·지하철 출구 이전 등은 특혜가 아니고서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이 교회 신자인 보수 야당 A의원과 당시 서초구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짬짜미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요약하면 사랑의교회 건물은 목회자의 탐욕과 그릇된 신앙관을 가진 정치인이 만들어낸 괴물인 셈이고, 대법원은 이에 대해 경종을 울린 셈이다.
사랑의교회 신축 관련 주민소송 대책위원회도 대법원 판결을 두고 "우리 사회의 오랜 부조리와 부패, 불합리한 관행, 정치와 종교의 유착 등에 경종을 울리는 궁극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평했다.
오정현 목사는 교회 건물이 완성되자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하나님 두려워하는 목회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었다. 그러나 오 목사와 사랑의교회가 그간 보인 행보를 감안해 볼 때, 이들은 하나님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긴 말 필요 없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이상 사랑의교회는 판결을 이행해야 한다. 도덕적 의무가 아니라 법적 의무다.
그리고 사랑의교회는 즉각 예배를 중단하기 바란다. 불법 목사가 설교하는 불법 건축물에서 어찌 예배가 가능하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