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교회의 광기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회장)

joodohong
(Photo : ⓒ베리타스 DB)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회장)

27년 전, 1992년 곧 휴거가 일어날 거라고 야단법석이었다. 가출하고, 가정이 깨지고, 직장을 그만 두고, 휴거준비로 기도원과 예배당에 모여 천막을 치고 노숙하며 금식기도 등 일대 혼란이 일었다. 마음으론 설마하면서도, 그렇게 선동하니, 상당한 사람들이 흔들렸다. 근거는 전혀 없었다. 목소리 큰 사람들, 매우 신심이 가득하다는, 성령의 음성을 듣는다는 몇몇 거짓 선동가들에 의해 내가 유학하고 있던 몇몇 독일 유학생들도 흔들거렸다. 혹시나 주님이 와 휴거를 시키면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조바심을 토로했다. 그런데, 그날이 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망상과 거짓이 사람들을 움직였던 것이다.

오늘 몇몇 종교인들의 선동과 정권욕에 취한 정치인의 거짓 언어와 행태를 보며, 떠오르는 27년 전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옛 일을 기억한다. 최근 한국교회가 이상한 엉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적이고, 공격적이고, 과격하고, 예의가 없고, 무례하며, 매우 정치적이고, 극단적인 전에 없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일부이다. 그런데도 이런 현상에 상당한 사람들이 내심 공감한다는 점이다. 특히 카톡과 유투브를 통해 이런 현상이 확산되며 해외에 까지 퍼지고 있다. 어떤 식으로 출구을 찾을지, 자못 걱정이다. 약속한 휴거의 날에 휴거가 이뤄지지 않으면, 금방 풀이 꺾여 해체되지만, 이번 경우 기한이 없어 미리 지혜로운 출구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사전에 머리를 모아야 할 것이다. 비참한 파국을 맞을까 염려다. 문제는 한국교회가 중심과 방향을 잃고 함께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1. 한국교회가 참 말씀이 부재할 때 나타나는 현상, 영적 공허가 극에 달할 때 나타나는 이상현상으로 진정한 경건과 영적 부흥, 거룩한 삶으로 풀지 못한 채, 엉뚱한 곳에서 풀어내는 일종의 무당 푸닥거리라 하겠다. 2. 진정한 교회지도자의 부재도 문제이다. 대부분이 세상명예와 부귀영화를 좇고 있으니, 영적 도탄에 빠진 것이다. 3. 정치적 전환기 또는 변혁기와도 상관지어 보아도 좋을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탄핵은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으며, 문재인 정권의 출현은 일종의 두려움으로 다가갔을 것이다. 4. 시간적으로도 30년이 지났으니, 쌓여온 적폐들이 많아 주기가 온 것이다. 보다 건전한 교회갱신으로 방향을 잡아 교회가 새로워져야 할 것인데.

주여,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기소서!

※ 이 글은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회장)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한국 개신교...은총의 빈곤 초래"

칼빈주의 장로교 전통이 강한 한국 개신교가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탓에 '은총'에 대한 신학적 빈곤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13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줄이는 것도 에너지 필요"

기후위기 시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배현주 박사(전 WCC 중앙위원, 전 부산장신대 교수)가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바르트의 인간론, 자연과학적 인간 이해와 대립하지 않아"

바르트의 인간론을 기초로 인간 본성에 대한 자연의 신학적 이해를 시도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이용주 박사(숭실대, 부교수)는 최근에 발행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여성 혐오의 뿌리는 철학과 기독교 사상의 이원론"

여성 혐오와 여성 신학에 관한 논의를 통해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세우며 성서적인 교회론 확립을 모색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조안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세속화와 신성화라는 이중의 덫에 걸린 한국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최영 목사가 기장 회보 최신호에 실은 글에서 기장이 발표한 제7문서의 내용 중 교회론, 이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치를 외면하고 지상의 순례길 통과할 수 없어"

3월 NCCK '사건과 신학'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4월의 꽃, 총선'이란 주제를 다뤘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선거 참여와 정치 참여'란 제목의 글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 형상은 인간우월주의로 전환될 수 없어"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가 '기후위기 시대의 신학적 인간 이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박 교수의 창조신학을 엿볼 수 있는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독교가 물질 배제하고 내세만 추구해선 안돼"

장신대 김은혜 교수(실천신학)가 「신학과 실천」 최신호(2024년 2월)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구 신학의 형성을 위해 물질에 대한 신학적 반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