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원로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가 12·12 군사 쿠데타 40주년인 12일 서울 압구정 고급 중식당에서 전두환 씨와 만나 오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다.
김장환 목사는 이날 전두환 씨와 군사쿠데타 주역들과 함께한 오찬 모임에서 샥스핀(상어지느러미 수프)이 포함된 1인당 20만원 상당의 코스요리와 와인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 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사자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던 그는 한달 전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쳐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최악의 유혈사태를 일으킨 전두환 독재정부 출범을 자축하는 분위기의 오찬 모임에 개신교계 원로이자 지도자인 김장환 목사가 참석한 것을 두고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날 오찬 모임에서 김장환 목사는 전 씨에게 "각하께서"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에 한 목회자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나라의 근현대사에 대한 역사적 의식조차 찾아보기 힘들며 사회를 향한 교회의 도의적 책임조차도 무개념한 원로들을 보면 그저 나이 먹었다고 원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를 나는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목회자는 "김장환, 말이 필요할까, 교회 살인귀 초청해 설교단에 세우기까지 했으니"라고 짧게 평하기도 했다.
앞서 김장환 목사는 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찾아가 기도를 해주는가 하면 이 전 대통령 재판 사건 등을 놓고 예수의 십자가 고난의 사건에 빗대는 메시지를 전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한편 전두환 씨 측은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12일 오찬 모임은 1979년 12·12 사태와 전혀 무관한 친목 모임으로, 일정이 바쁜 김장환 목사 사정으로 우연히 날짜를 정했다. 식사비용도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