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와 갱신위원회의 합의가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사문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쟁점은 오정현 담임목사 회개의 진정성이다. 사랑의교회는 16일자 <국민일보>와 <동아일보>에 오정현 목사 명의로 사과문을 실었다. 오 목사의 사과문은 첨예한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갱신위는 이 같은 사과문이 합의 사항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합의 과정에서 갱신위 쪽은 논문 표절과 학력 위조·목사 안수과정 의혹·참나리길 공용도로 점유 사과 등 오 목사를 둘러싼 첨예한 쟁점에 대해 구체적인 회개를 사과문에 반영하는 안을 제시했다. 중재에 나선 소강석 목사도 이 안을 토대로 중재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사랑의교회 측이 실은 사과문엔 이 같은 내용은 빠져 있다. 이에 대해 갱신위 쪽 A 집사는 기자에게 "제일 중요한 내용이 오 목사의 진정한 회개와 사과인데 두 일간지에 실은 사과문은 두리뭉실한 것이라서 수용불가다. 개인적인 시선임을 전제하면 합의안은 파기됐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바다. 사랑의교회와 갱신위가 성탄절 직전인 23일 전격 합의했지만, 교회 측이나 오 목사가 합의 이행에 진정성을 보일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오 목사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B 씨도 "이번 합의안은 나쁘지 않다. 단, 오 목사의 진정성 있는 회개와 사과가 이뤄진다는 전제하에서만"이라면서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