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원로로 교계 문제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온 정주채 향상교회 은퇴목사가 자신이 발행인으로 있는 매체 <코람데오 닷컴>에서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공격했다. 그런데 정 목사의 비판이 정당한지 의문이 일고 있다.
정 목사는 25일 <악하고 거짓된 문재인 정권>이란 제하의 칼럼을 기고했다. 정 목사는 이 칼럼에서 문 정부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지만 "차츰 실망하기 시작했고, 화가 났고, 결국 충격을 받기에 이르렀다. 요즈음은 이 정권이 행하고 있는 거짓되고 악한 일들을 보면서 마음속에 일어나는 분노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소화불량까지 생겼다"고 고백했다.
정 목사가 제시한 비판의 근거는 1) 탈원전 2) 조국 사태 3) 검찰에 대한 정부여당의 보복 등 세 가지다.
정 목사는 이 세 가지를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내가 또 하나의 위기를 느끼는 것은 이 정권이 이렇게 거짓되고 악한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지지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은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라고 적었다.
먼저 탈원전과 관련, 정 목사는 "원전 문제는 한 번쯤 진지한 논의와 국민들의 의견수렴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어떻게 대통령이 한마디 했다고 해서 어떻게 당장 공사를 중단시킨단 말인가?"라면서 "수천억 원이 투입된 원전 공사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하루아침에 중단되는 것을 보면서 제왕적 대통령, 수령으로서의 대통령의 모습을 보았다"고 비판했다.
정 목사의 탈원전 정책 비판 근거는 주로 경제논리다. 하지만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를 아우르는 세계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선 핵 에너지가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반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독일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립정부는 탈원전을 정책적으로 추진해 오기도 했다. 정 목사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면서 신앙의 원리가 아닌, 경제원리로 비판한 건 인식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조국 사태와 정부 여당의 검찰 보복이란 시각도 문제점이 없지 않다. 정 목사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향해 "위선자들의 대표가 될 만하며 좌파들의 이중적 특성을 생생하게 보여준 사람이다. 그를 정치적인 관점 이전에 윤리적 관점에서 보면 복수 인격의 소유자가 아닐까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법무부의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두고선 "윤석열 총장을 임명할 때는 우리 시대에 다시 나타날 수 없는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것처럼 모두가 치켜세우더니 이제는 '사임을 하고 차라리 정치를 하라'며 직접 대놓고 총질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국 사태와 윤석열 검찰의 수사는 한 줄기다. 조 전 장관을 향해 언론은 연일 비리 의혹을 쏟아냈고, 검찰이 조 전 장관을 기소했다. 하지만 검찰 기소는 비리 의혹 보다는 민정수석 재직 당시 정무적 판단을 문제 삼은 것이다. 비리 의혹이 아직 사실로 확인 된 바 없고, 문재인 대통령도 유무죄 여부는 재판에 맡기자고 당부했다.
한편 윤석열 검찰의 수사는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과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또 검찰 인사를 두고선 윤 총장이 상위기관인 법무부에 항명을 했다는 정황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발언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윤 총장이 비판을 받는 건 조 전 장관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 인사권에 개입하는 모양새를 띤 데 따른 결과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교계 원로로서 얼마든지 정부에 쓴 소리를 할 수는 있고 권장해야 한다. 그러나 정주채 목사의 비판은 근거가 타당한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