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 벽두부터 온 세상이 시끄럽다. 미국이 이란 쿠드스군 카젬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해 미국-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더니 호주는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이어 헬기 추락사고로 미국 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자신의 딸 지아나와 함께 숨졌다.
그리고 중국 우한에서 원인 모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해 중국과 인접국인 한국, 더 나아가 온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아마 신년 벽두부터 이렇게 세상이 시끌벅적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는 상상 이상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소식 이후 처음 맞는 1월 마지막 주말 거리는 한산했다.
그리고 거리를 다니는 행인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사람이 많이 모일 수밖에 없는 교회는 손 세정제와 마스크를 비치했다. 더구나 몇몇 교회는 발열이나 기침 등 이상증상이 있으면 되도록 집에 머무르라고 권고하는 공지까지 주보에 실었다. 전통적으로 교회가 주일 예배 출석을 중요시 여겼음을 감안해 볼 때 실로 이례적인 일이다.
공포는 일상을 파괴한다
질병이나 자연재해는 인간에게 상상 이상의 공포를 가져다준다. 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질병이나 재해가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도 치료제가 없어서다.
하지만 지나친 공포는 금물이다. 인류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자연, 그리고 다른 종의 인류와 싸우며 생존능력을 키워왔다. 역사상 대규모 질병이 창궐한 적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중세 창궐했던 페스트다. 당시의 기록들은 페스트가 그 시절 인류에 얼마나 공포감을 줬는지 생생히 증언한다.
그럼에도 인류는 공포를 극복하며 종을 보존해 왔다. 더구나 지금 의학은 페스트가 창궐했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 된 상태다. 그래서 중중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신종인플루엔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대형 역병이 창궐했으나 수개월 안에 치료제를 만들어 냈다.
지금 온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곧 치료제를 찾아 내리라 생각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014년 작 <인터스텔라>에서 인류는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다. 이에 천문학자 브랜드 박사(마이클 케인)는 답을 우주에서 찾는다. 브랜드 박사는 나자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쿠퍼(매튜 매코너히)를 우주에 보낸다. 브랜드 박사는 기약 없는 우주여행을 떠나려는 쿠퍼에게 딜런 토마스의 시를 들려준다.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어두운 밤을 쉬이 받아들이지 마라.
꺼져가는 빛을 향해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
브랜드 박사에게 쿠퍼는 이렇게 화답한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입니다. 늘 그래왔듯이."
코로나 바이러스란 괴질 때문에 온 세상이 공포에 떨고 있다. 하지만 이 공포에 쉽게 굴복하지 말자. 공포에 굴하는 약함을 향해 분노하자. 그리고 우리 자신을 믿자. 우리는 언젠가 답을 찾아 낼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지금 이 순간, 하나님께서 괴질 퇴치를 위해 땀 흘리고,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과, 괴질 확산을 막는데 헌신하는 각국 보건 담당자들을 지켜 주시고 축복해 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