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CCM 프로듀서 신배호의 감금폭행 사건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드러났다.
이 사건은 사건이 발생한 미국 캔터키주 내쉬빌 지역 언론과 미국 내 한인 매체가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알려진 바 있다.
8일 SBS 간판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현지 취재를 통해 신배호의 범행 전모를 들여다봤다.
여기서 잠깐 신배호의 이력을 살펴보자. 신배호는 1994년 미국으로 건너가 프로듀서로 활동했고, 제이슨 므라즈, 제니퍼 로페즈 같은 팝 스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앨범 작업에 참여해 유명세를 얻었다.
우리나라에선 유명 CCM 그룹 옹기장이, 최덕신 등과 함께 작업하는가 하면, 2011년엔 삼일교회에서 워십콘서트를 여는 등 CCM 계에서도 명성을 구축했다.
신배호가 저지른 범행은 실로 잔혹했다. 2018년 12월 자신의 집을 찾은 여자친구를 1주일간 감금하면서 화장실에 머리를 처박고 변기 뚜껑으로 내리쳤고, 피해자의 상처에 뜨거운 물을 붓는 고문도 자행했다. 얼마나 폭행이 잔혹했는지, 피해자의 눈두덩이 다 부어 올랐을 지경이다.
그런데 놀라운 건,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하고 신배호의 구명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신배호의 누나와 이혼한 아내는 영주권을 노린 자작극 정도로 매도했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피해자는 신배호가 감옥에서 걸어온 전화 녹취를 공개했다. 신배호는 이렇게 말했다.
"커피 10잔, 라일락 5송이, 사이다 3병. 개구리 7마리, 사이다 3병,
라일락 5송이. 바지 1벌, 개구리 1마리. 막걸리 3잔, 개구리 2마리..."
무슨 주문과도 같았는데, 이는 신배호가 감시망을 피해 피해자를 압박하기 위한 암호 전문이었다. 신배호는 피해자의 나체 동영상 등 약점을 틀어쥐고, 이를 미끼로 피해자의 진술을 번복하게 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반전은 피해자가 존재했고, 심지어 신배호의 전처까지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신배호의 범죄행각은 그야말로 엽기적이다. 신배호는 앞서도 폭행사실이 드러나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었다. 이때 신배호는 "피해자는 창녀이고 나는 크리스천"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는 <그것이 알고싶다> 취재진이 공개한 신배호의 진술조서로 확인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배호는 피해자에게 이른바 '몸종 계약서'를 강요했는데, 여기서 피해자에게 절대 복종을 요구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 계약서엔 "질그릇 조각 중 한 조각 같은 자가 자기를 지으신 자로 더불어 다툴찐대 화 있을진저"란 이사야서 45장 9절 말씀이 적혀 있다. (그러나 계약서 원본엔 이사야서 64장으로 나온다. 아마 신배호가 출처를 오인한 듯 하다)
실로 혼란스럽다. 개신교, 가톨릭, 정교회를 아우르는 그리스도교의 핵심 교리는 생명 존중이다. 그리스도교 교리에 따르면 폭력은 엄격히 금지 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로마 군인에게 체포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칼을 빼든 베드로를 책망하지 않았던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신배호의 엽기행각은 반그리스도교적이다. 더욱 슬픈 건 신배호의 사례가 개신교계 안에서 비일비재 하다는 점이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의 죄를 회개하기는 커녕, 피해자를 매도하고 상황을 모면하려는 '크리스천'의 존재는 잊을만 하면 등장해 교계는 물론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지점에서 묻는다. 도대체 신배호가 믿는 그리스도교는 어떤 그리스도교인가? 이 물음에 진지하게 답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