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교회(이종윤 목사)에서 열린 칼빈 탄생 5백주년 기념대회 마지막 날엔 패널토의 시간에 첫 발제자 손봉호 박사(동덕여대 전 총장)가 장로교의 제도 중 총회장, 교회 직분자들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해 참석한 신학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손 박사는 “칼빈에 따르면 장로교의 총회장은 총회에서 사회를 보는 것만으로 족했다”며 “반면 우리 한국교회에선 1년 내내 총회장으로 있으면서 권한을 행사하는데 이는 장로교 원칙과 칼빈 사상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 총회를 예로 들어 현재 칼빈의 장로교 전통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 박사는 “유엔 총회 의장은 회의가 끝나면 사라지고 사무총장이 1년간 역할을 감당한다”며 “반면에 한국은 총회장이 각종 회의에 참여하며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했다.
손 박사는 오히려 한국 장로교가 유엔 총회를 표본 삼아 “총회장이 총무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해 총무가 모든 조직을 총괄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손 박사는 교회 직분에 관한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교회에서 집사는 원칙적으로 구제 역할을 한다”며 “하지만 현재 교회 집사들은 구제는 뒷전이고 살림에만 집중한다”고 지적했다.
장로직에 대해서도 “저도 장로이지만 장로들도 재신임을 받고 임기도 훨씬 줄어야 한다”며 “인간의 전적 부패사상이 그런 데서도 나타나있다”고 했다.
이밖에도 한국 장로교의 문제점 중 하나로 사회·정치적 관심에 무관심하다 보니 교인들에게 교회 성장에만 관심을 갖게 하고, 사회 문제에 신경을 쓸 겨를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