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설교] 지혜롭게 섬기는 지도자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성경본문

창세기 35:1-3, 9-15, 시편 46:1-11, 마태복음서 23:1-12

[장로임기제가 지니는 특징]

hanmoonduck
(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우리는 2016년 9월 4일에 공동의회를 하였고, 그 때 이준일, 채경숙 집사를 장로로 선출했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를 세우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저는 '지도자를 세우는 교회'(7월 10일)라는 제목, 또 '섬기는 교회'(8월 21일)라는 제목으로 두 번에 걸쳐 설교를 했습니다. 이 두 편의 설교를 통해 교회의 지도자는 어때야 하는지, 장로의 직무는 무엇이며 자격은 어떻게 되는지 꼼꼼히 짚었습니다. 장로 선출을 한 주 앞두고 여러분들은 일주일 동안 기도하시면서 2016년에 제가 했던 이 두 편의 설교를 꼭 정독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설교 또한 생명사랑교회 지도자를 세우는 것에 대하여 살펴보려고 합니다. 제가 설교를 반복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부분은 지난 2016년 설교 중 일부를 다시 한 번 더 언급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로 우리 교회는 목사임기제와 더불어 장로임기제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생명사랑교회의 장로로 선출되고 6개월의 교육과 노회의 장로고시를 거쳐 장로임직이 되면 그로부터 6년간 시무합니다. 6년이 지나면 임기를 마치게 되고 다시 장로가 되려면 1년이 경과한 후에 재선출 되어야 하기에, 우리 교회는 6년에 한 번씩은 장로를 새로 뽑아야 합니다.

장로가 되면 목사와 함께 당회원이 되어 교인 전부를 돌아보고, 교회의 모든 사역을 살피게 됩니다. 또 교인의 대표로 노회와 총회에서도 활동하게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회는 이런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교인을 장로로 뽑으려고 하고, 마땅히 그러해야 합니다. 우리 교단 헌법에서 장로는 70세 은퇴할 때까지 종신직이기에, 어떤 교인이 장로가 되느냐에 따라 교회가 든든히 서기도 하고, 휘청거리기도 합니다. 대체로 신앙생활에 모범이 되어 교인들의 신뢰를 얻은 분이 장로로 선출되지만, 장로로 재임하는 동안 게을러지기도 하고, 장로로서의 역할에 소홀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교회는 장로로 임직하고 6년만 시무할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종신직이 갖는 부정적인 모습들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도자의 자격을 완전하게 갖추었기 때문에 장로로 뽑힌 것이 아니라,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장로로서 6년 동안 시무하는 경험을 통해 오히려 교인 전체를 알고 돌아보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교회를 세워가는 훈련을 하게 되고, 지도자가 되어 가는 것입니다. 장로를 역임한 성도가 늘어나면, 각 부서나 신도회, 또는 자신의 신앙만을 돌보는 교인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 구성원 전체를 살피는 성도들이 많아지고, 반석위에 세운 집처럼 교회가 튼튼해지는 것입니다.

장로는 시무하는 기간 동안을 훈련의 기회로 삼아 목회자와 함께 모든 목회영역에 최선을 다해서 함께 참여하면서 배워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유언처럼 남기신 말씀은 세상 모든 사람을 제자로 삼아, 예수께서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19-20)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장로가 되는 일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참 제자가 되는 것이며, 본인이 제자가 될 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를 제자로 양육하고, 세상 사람들도 제자로 삼아야 하는 것입니다.

[장로 선출을 앞두고 명심할 것들]

장로는 명예직도 아니요,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자리도 아니요, 지배하거나 다스리는 자리는 더더욱 아닙니다. 장로의 자리는 더 철저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 위해 훈련하고 배우는 자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맡기신 양들을 돌보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기 위해 자신을 내어놓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장로 선거를 위한 공동의회를 하고 나서, 결과에 불만을 품고 교회를 떠난다든지, 공동체가 인정한 장로를 존중하지 않는 일들이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교인의 3분의 2의 신뢰를 얻은 분이라면, 그를 존중하고 우리 모두가 그와 함께 우리 모두가 참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며, 교회를 섬기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구약성서의 말씀에서 야곱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베델로 올라가면서 자신의 식솔들에게 이렇게 명령합니다. "너희가 가지고 있는 이방 신상들을 다 버려라. 몸을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입어라." 이 세 가지 명령은 장로 선출을 앞둔 우리 모두가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말씀입니다.

장로후보자들이나 교인들 전부는 우리가 가진 이방 신상들을 버려야 합니다.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들을 삶의 우선순위에 둘 때 이방신상이 됩니다. 먹고 사는 일이 되었든, 자녀의 앞날이 되었든, 자신의 직업과 관련이 있든 간에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 나라보다 앞세우는 것들이 바로 이방 신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로로 뽑히지 못했다고 서운해 하는 일, 장로로 뽑혔다고 으스대는 일, 장로로 뽑혔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못하겠다고 뒤로 빼는 일도 모두가 주님의 일을 먼저 생각 못한 처사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든 세상의 먼지들과 습관들, 사람의 생각을 탈탈 털어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며 장로 선거에 임해야 합니다.

둘째로 우리는 우리 몸을 깨끗이 해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일주일동안 자신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하나님께 기도하시기를 권면 드립니다. 꼭 교회에 나와서 기도할 필요는 없지만, 일주일간 매일 시간을 정해서 기도하시기를 부탁합니다. 우리 모두가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장로 선거를 통해 교회가 더욱 튼튼히 서가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셋째로 우리는 새로운 옷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도자를 뽑는 일은 우리 교회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조직과 공동체에서 지도자의 역할이 지극히 크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지도자의 자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합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지도자는 미래의 변화하는 환경에 공동체가 꿈꾸는 비전을 어떻게 적절하게 조화시켜 나갈 지를 판단하는 선견력(foresight), 자신의 비전이 공동체가 지닌 전통과 문화를 거스르지 않게끔 뒤를 다독이는 능력(hindsight), 앞으로 나오게 될 새로운 발명품이나 사회의 경향으로 말미암은 충격을 새롭게 해석해 줄 수 있는 세계관(world view), 전체 그림을 적절한 수준으로 자세히, 모두 아울러 바라보는 깊은 인식 능력(depth perception), 새로운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또 다른 경쟁자들과 다른 당사자들의 여러 반응을 이해하는 주변 파악 능력(peripheral vision), 이전에 세워 놓은 목표나 계획을 환경이 변함에 따라 지속으로 재검토하고 재수립하는 능력(revision)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 밖에도 지도자는 공동체의 전망을 제시할 적절한 시기를 알아야 하고, 간단한 표어로 명료하게 비전을 제시하면서도, 그것을 이루기 위해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아야 합니다. 또한 공동체가 과거로부터 어떤 삶을 살아와서 어떤 습관과 관습이 있는지, 그것을 변화시키려 할 때 긍정하는 사람과 거부하는 사람을 파악하여 얼마나 현실 가능성이 있는지,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숨어서 작동하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등을 살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능력들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장로임기제를 하고 있는 우리교회의 장로 선출과 임직과 시무는 바로 이런 지도자를 길러내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지도자를 선택하고 길러내려면 선택하는 사람들 또한 새로운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지도자를 보는 눈이 없을 때 눈 먼 사람이 눈 먼 사람을 인도하는 꼴이 되고, 지도자를 잘못 선택해서 겪는 고통은 선택한 공동체 구성원에게 고스란히 되돌아갑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으라는 말씀에 따라 새로운 안목과 정체성,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 장로를 선택하면서 우리 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현 시대에서 필요한 신앙과 하나님의 메시지가 무엇이 있을지 함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앞에서 함께 신앙공동체 세우기 : 겸손하고 진실하게]

오늘 시편의 저자는 하나님만이 우리의 피난처이시며, 우리의 힘이시며, 어려운 고비마다 우리 곁에 계시는 구원자이심을 고백합니다. 교회의 지도자는 온전히 하나님만을 주님으로 모시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10절에 보니 "너희는 잠깐 손을 멈추고, 내가 하나님인 줄 알아라."하는 구절이 나옵니다.

교회의 지도자는 잠깐 손을 멈추고 하나님 앞에 설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공동체를 이끌다 보면 많은 일들이 생기고, 다양한 논점들이 어지러이 쏟아져 나올 때가 있습니다. 교인들은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신앙의 색깔과 분위기도 서로 다릅니다. 같은 하나님을 믿고, 같은 성령의 세례를 받았지만, 교회 공동체는 늘 다양한 생각이 존재하고, 서로 다른 관점과 주장이 공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자는 먼저 하나님 앞에 서야 합니다.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하려고 고집을 부려서는 안 됩니다. 자신도 모든 구성원의 한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공동의회를 통해서 교인들의 중지(衆志)를 모을 수 있습니다. 지도자는 이런 회의 기구를 통해서 대화와 타협과 논의와 토론을 거치며, 교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해서 가장 아름답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생각만을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생각을 모아내는 일이 중요함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장로는 자신을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서서 멈출 줄 알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교회 공동체의 대의를 따를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때로 공동체 전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속이 터집니다. 실제로 공동체 전체가 잘못된 방향을 선택해서,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에도 지도자는 어려움을 함께 겪으리라는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지을 가능성을 타고 납니다. 인간이 지니고 있는 성적인 욕구, 공격 성향, 지배하고 싶은 마음들은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과도하게 발현되거나 적절하게 조절되지 못할 때, 문제를 일으킵니다. 목사가 되었든, 장로가 되었든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욕망에 속아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늘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성찰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마태복음서의 말씀을 보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는 예수님 당시의 유대교 지도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서, 하나님의 계명인 율법을 해석해 주고,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던 사람들입니다. 실제로 유대교 회당에는 모세의 자리라고 불리는 의자가 있었고, 율법학자들은 의자에 품위 있게 앉아 신자들보다 높은 위치에서 신도들을 내려다보며 가르쳤습니다. 이들은 열심히 토라의 말씀을 연구하였고, 율법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도 알고 있었습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규칙 하나도 소홀이 여기지 않았으며, 거룩한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성실하게 탐구하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공부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고, 머리가 아픈 일이고, 예상보다 품도 많이 들고 체력도 소모되기에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공부에 매진하지 않습니다. 요즘도 한국 성인의 40%는 1년에 책 한권도 읽지 않습니다. 책이 귀하던 고대에는 문맹률이 98%에 달했습니다.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는데,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귀한 하나님의 말씀을 잘 풀어 주었기에 당시 평민들에게 존경을 받았습니다.

오늘에도 많은 전문가 집단은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삽니다. 그리고 존경을 받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지식은 실제로 우리들의 삶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그들의 판단과 가르침은 매우 소중합니다. 지금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합니다. 거짓 뉴스도 마구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국가가 운영하는 질병관리본부가 있고, 대한의사협회가 운영하는 코로나 팩트(http://coronafact.org/) 웹 싸이트가 개설되어서 정확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도 하나님 말씀과 세상의 지혜를 골고루 습득하고 있는 지혜로운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1340년대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나 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전염병 페스트가 있었습니다. 당시의 의술로는 이 병이 어디에서 비롯되어 어떻게 전파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페스트가 공기를 통해 감염된다고 생각한 유럽인들은 향수를 뿌리고 향초 오일을 바른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다녔지만 그것으로 페스트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페스트는 페에 균이 침투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생관리가 매우 중요했지만, 상하수도 시설이 정비되지 않은 유럽은 속수무책이었고, 극한의 공포 속에서 유럽인들은 공황 상태로 내몰렸습니다. 페스트의 여파로 잉글랜드와 프랑스 사이의 백년 전쟁도 중단되었고, 교황청의 추기경마저 절반 이상 사망해 종교가 위안을 줄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악마'의 소행이라는 미신이 퍼지면서 사람들은 점차 집단 학살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선택하기 시작합니다. '신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악마'를 잡아야 한다며,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한 유대인이 표적이 되었고, 수많은 유대인들은 고문에 지쳐 자신이 우물에 독약을 풀어 페스트를 유행시켰다는 거짓 자백을 했고, 그 대가로 생매장되거나 산 채로 화형되는 끔찍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지금 코로나 19 사태에서도 여전히 집회를 강행하는 전광훈 같은 사람이나, 방역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검사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행태는 무지함을 믿음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한편, 이럴 때일수록 혐오반응은 자제해야 합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아시아 사람, 특히 중국인 혐오가 거세지고 있는데, 우리도 그러면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사태를 잘 헤쳐 나가는 것입니다. 불안이 극심해지면 그것이 공격 성향으로 드러날 수 있는데, 우리가 그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명에서 모든 삶의 지혜를 얻으려고 했던 유대인들에게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의 지도자들은 당시 율법 전문가로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고 실제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율법의 세부 규정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지만, 그대로 살고 있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성경구절이 담겨 있는 경문곽을 크게 만들고, 자신이 학자라는 것을 뽐내기 위해 특별한 옷술을 달고 다녔습니다. 말씀은 실천하라고 있는 것이지만, 유대의 종교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경건함을 드러내려는 도구로 사용했던 것입니다. 사람들의 존경심을 이용하여 늘 대접받기를 즐겨하며 바랬습니다. 선생이라는 소리를 듣기 원했고, 회당이든, 장터이든 높은 자리에서 인사 받기를 좋아했습니다.

예수님은 이들의 말을 듣지만 그들의 행실은 따라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그들의 위선을 책망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당부하시기를 오직 하나님과 그리스도만을 참 지도자요, 선생으로 모시라고 말씀하십니다.

가톨릭의 신부들을 영어로 파더(Father,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이 말 한마디에는 사제에 대한 존경이 담겨 있고, 또 신부님들은 그에 합당한 영적 권위를 갖기도 합니다. 개신교에서 장로는 가르치는 장로인 목사직과 교회를 치리하고 운영하는 장로 둘 다를 가리키며, 둘 모두 교인들의 존경을 얻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높임을 받으실 분은 오직 하나님과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 즉 삼위일체 하나님뿐입니다.

교회의 운영과 유지를 위하여 각 직분을 둘 수밖에 없고, 그 직분에 대해 존경심을 표하지만, 모든 직분을 가진 자들은 스스로 오늘 말씀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다 같은 그리스도인이요, 유일한 스승이신 예수를 따르는 자요, 오직 한 분 아버지의 아들딸임을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직 한 지도자와 한 아버지가 있다는 말은 세상의 어떤 권세나 권력도 하나님의 자리를 넘볼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어떤 세력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면 존중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그 세력이나 권력을 인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의 윤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우리 생명사랑 공동체를 위해서 새로운 지도자를 뽑습니다. 지혜로우면서도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되 기꺼이 기쁨으로 섬기는 지도자를 선출합시다.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면서 모두 공동의회에 참여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귀중한 표를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누가 장로로 선출되든지 간에 그 분과 함께 더 나은 신앙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합시다.

장로를 세우는 자리가 교회의 축제가 되고, 더욱 알차고 든든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빕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주님! 참으로 혼란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신종 바이러스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합니다. 함께 모여 삶을 나누는 모임들도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자칫 믿음의 동력을 잃을까 염려도 됩니다. 주님! 이럴 때일수록 더 차분히 생각하고 처신하는 지혜를 허락해 주소서. 지난 세월 동안 많은 위기 속에서도 우리 생명사랑교회를 지켜주신 주님! 다음 주에는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공동의회를 합니다. 우리가 기도하며 준비하게 하시고, 내 맘에 드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사람, 믿음의 공동체를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을 선출하게 하여 주소서. 그래서 냉담한 세상에 따뜻한 빛을 비추는 생명사랑교회를 세워가게 하여 주소서. 어두울수록 빛이 더 빛나듯이, 어려움 속에서 우리의 믿음이 더욱 단단해 지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감사기도

하나님! 주님 앞에 감사를 드립니다. 기쁨만 아니라 슬픔도 감사하며, 희망만이 아니라 절망도 감사하며, 가진 것만이 아니라, 없는 것도 감사하며, 승리만이 아니라 패배도 감사드립니다.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해지며, 대장간 쇠붙이는 불이 붙고, 두드려 맞을 때 제 구실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늘 우리를 보살피시고 돌보시는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오늘 주님께 예물을 드립니다. 우리의 생각과 몸과 마음도 드립니다. 곳곳에서 일어나는 하나님 나라 운동에 이 귀한 예물들이 쓰이게 하여 주시고, 무엇보다 우리가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삶이 거룩한 산 제사가 되길 바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어깨를 쭉 펴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힘차게 걸어 나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움츠러들지 말고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십시오.

* 축도

그리스도의 온기가 여러분들을 치유하고, 그리스도의 눈이 여러분들을 응시하며,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에게 언제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사귐이 지도자 선출을 앞두고 기도하며 준비하는 생명사랑 교우들 위에 지금으로부터 영원토록 함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 이 설교문은 생명사랑교회 한문덕 목사의 2월 23일 주일예배 설교 원고입니다.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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