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설교]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성경분문

창세기 39장 5-10절, 시편 51편 10-12절, 마태복음서 24장 15-18절

[코로나 19 위기(危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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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지금 우리 사회는 초유(初有)의 사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었던 새로운 종, 코로나 19(COVID-19) 바이러스로 인해서 우리의 모든 일상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주일예배를 교회에서 드리지 못하고, 가정예배로 대치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이 매우 낯설지만, 교회는 사회전체의 안전과 행복에 기여해야 하는 곳이기에, 상식을 가진 모든 교계 지도자들은 주일예배를 비롯한 모임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하였고, 우리 교회도 목회운영위원회와 당회를 회의에서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는 교회의 모든 예배와 모임을 잠시 중단하기로 하였습니다. 교인 전체 카톡방과 홈페이지, 다음 카페를 통해서 계속 소식을 전하고, 함께 말씀을 나누고 기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다양한 단백질에 달라붙어서 자신을 증식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전부터 존재한 것이지만, 코로나 19는 여러 코로나 바이러스가 합쳐지면서 생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새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지 않고, 다양한 사례를 살펴가며 과학자들은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지금까지의 증상들을 보면 코로나 19는 지난 번 사스보다도 훨씬 더 감염력이 강하고 증식도 빠르게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게다가 가벼운 증상이나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감염비율도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나마 메르스나 사스보다도 치사율이 훨씬 낮은 것은 다행입니다. 그러나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이들은 죽음에 이를 수도 있기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무증상 감염이 가능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달라붙는 단백질(ACE2)이 폐와 소장의 상피세포에 분포할 뿐만 아니라 입과 코, 그리고 심지어 안구 점막 세포에도 있기에 알지 못하는 사이에 빠르게 감염될 수 있고, 또 전 세계 사람과 동물과 환경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오늘날의 특징(One health)으로 인해 감염이 지역을 넘어 세계로 확산되는 판데믹(Pandemic, 전염병 세계 대유행)이 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처음 벌어진 일들이기에 중국 우한이나, 일본의 크루즈선, 우리나라의 대구의 비상 상황들은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습니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와 같은 이전의 경험들을 통해 여러 가지 대비책을 마련하였지만 처음 겪는 일 앞에서 완벽한 차단은 불가능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와 일본은 같은 상황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발달한 의료기술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진단도구를 만들어서 모든 의심환자들을 전수조사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염려하면서 검사에 매우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서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전 세계가 이런 전염병에 훨씬 더 자주 그리고 쉽게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그 때마다 세계 시민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에 노출되게 됩니다. 그러면 불안이 증가하고 두려움도 가중됩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잘 견뎌내는 힘이 필요하고, 감정에 휘둘리거나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기민하게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감염경로가 매우 불분명한 상황에서는 국민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감염자들을 배척하면 환자는 숨게 되고 그러면 바이러스를 없앨 수 없습니다. 그래서 환자가 빨리 나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응원해야 하며, 몸에 이상 증상이 있는 사람은 자가 격리를 철저히 하면서 방역 당국의 지시에 정확하게 따라야 합니다. 바이러스 감염은 자신이 피해자인 동시에 타자에게 피해를 주는 가해자가 될 수 있기에 특별히 더 조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8일 권고문을 통해 "자녀들의 개학이 연기 된 3월 첫 주에 모든 국민들이 마치 큰 비나 눈이 오는 날처럼 집에 머물러 주시기를 제안"하였고, 외출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는 이른 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아마도 당분간은 생활 반경의 동선을 최소화하면서 집안에 머무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신천지 문제]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갑자기 부각된 단체가 바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입니다. 줄여서 '신천지'라 부르지요. 한국에서 창궐하는 다양한 이단 종파 중에 하나입니다. 그동안 이들의 비도덕적인 행태는 교회들 사이에서만 알려졌는데, 이번에 반사회적 행동들을 보이면서 전면적으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기존의 정통교단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단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고, 이단에 관심을 갖는 것보다는 기존의 교회가 건강하고 바르게 성숙하고 성장하는 것에 더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19의 급진적 확산과 신천지의 예배와 모임, 활동이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신천지에 대해서 좀 알아보았습니다. 여러분에게 추천 드리고 싶은 영상은 2015년에 CBS에서 8부작으로 기획한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라는 다큐멘타리입니다.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 보실 수 있으니 꼭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아는 대구의 한 목사님께서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하나 쓰셨습니다.

"우리교회에서 몇 KM 떨어져있는 교회, 약 800명 정도 규모의 교회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폐쇄되었다. 확진자가 나왔는데, 그 확진자가 권사님, 장로님의 아내였다. 또 확인해보니, 신천지였다. 그런 분을 대한예수교장로회 OO교단 소속인 권사라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신천지 교인이라고 해야 할까? 그분이 직접 자기는 장로교 권사라고 한다면, 장로교인으로 인정되는 것인가?(그 권사님이 교회에서 어떤 일을 벌였는지는 차마 부끄러워서 말하지 못하겠다.)

언론이나 국가가 분류하는 방법과 교회가 분류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그것은 혐오가 아니라, 교회가 생존하고자 하는 눈물겨운 노력이다.

대구 교회들마다 비상이다. 나도 대구에 신천지교인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고, 그들이 교회에 이렇게 깊이 들어와 있는 줄 몰랐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대구지역의 교회들마다 회개운동, 정화운동, 바른신앙운동이 일어나야 할 것 같다.

대구와 대구의 교회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하여 신천지가 문제가 되는 것은 우선 이들이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바싹 붙어 앉아 예배를 드리고 교육을 받으며 많은 모임으로 자주 만나면서 감염의 숫자와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학조사를 위해서는 이들을 찾아내야 하는데, 그 모임이 매우 은밀하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신천지 교인이면서 동시에 기존 교단의 교회에 잠입한 이들이 매우 많기에 이것이 들통 날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방역 당국의 조사에 잘 응하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코로나 19 사태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면서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라고 했는데, 이것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전염병의 특징을 간과하는 잘못된 인식입니다. 한편 신천지 교주 이만희는 "금번 병마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신천지는 전근대적이며 비상식적 믿음을 지니고 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입니다.

신천지 관련 자료와 영상을 보면서, 제가 깊이 깨달은 것 중에 하나는 그동안 교회에서 성서를 올바르게 가르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깊이 회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서를 문자 그대로 틀림이 없다고 가르쳐 온 것과 목사가 성경의 역사적 배경을 무시한 채 알레고리적 방식의 무분별한 설교를 해 왔고, 그리스도교 전통과 신학이 말하는 올바른 믿음의 내용을 가르치는 것을 소홀하게 했기에, 이런 것들이 이단의 간계에 활용되었고 성경에 갈급했던 많은 신도들이 이들의 속임수와 거짓말에 넘어가고 만 것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다양한 위기를 겪습니다. 경제적 문제, 병으로 인한 고통, 가족 문제, 연거푸 이어지는 불행한 사건들은 정신의 위기를 불러 옵니다. 육체적 정신적 위기 속에서 나약한 인간은 언제나 기댈 곳을 찾게 됩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영생에 대한 욕망, 마음의 약한 고리들과 성경에 대한 무지를 이용해서 신도들을 꼬드기고, 기존 교회를 파괴해 왔던 것이 바로 신천지인데, 여기에 넘어간 많은 이들은 바로 기존의 교회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성서를 보는 눈'이라는 강의 동영상 제작을 비롯해 다양한 강의와 교육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성경은 21세기 문명사회에서 만들어진 문헌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2, 3천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자연과학이 발달하지도 않았고, 인간의 심리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 미신적인 것들이 많았고, 세균을 치료하는 약도 없었기 때문에 온갖 주술이 성행하던 때입니다. 성경이 그런 시절을 배경으로 쓰였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알지 못하고 읽으면, 참된 믿음을 얻을 수 없고, 오히려 비상식적 사람, 미신에 빠진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마가복음 16장 17절과 18절에는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믿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표징들이 따를 터인데, 곧 그들은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으로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들며, 독약을 마실지라도 절대로 해를 입지 않으며, 아픈 사람들에게 손을 얹으면 나을 것이다."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믿고 손으로 뱀을 만지거나, 독약을 마시면 어떻게 될까요?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은 바로 성경이 지닌 이런 특성들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종교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고, 이것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평소에 성서를 바르게 읽는 훈련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약점과 마음에 대해서도 잘 성찰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이단에 빠지게 되고,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절대 그렇지 않을 거야.'라고 확신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스 피싱을 당하고, 사기를 당합니다. 이단에 넘어가는 것도 비슷합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살기가 힘들어질수록 약해지는 마음을 치고 들어오는 온갖 유혹과 속임수, 거짓말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평소에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코로나 19 사태로 집안에 주로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번 기회를 잘 사용해서 그동안 읽지 못했던 좋은 신앙서적도 읽고, 자신의 삶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제가 했던 설교문이나 묵상글들을 읽어 보셔도 좋고, 좋은 영상들을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꿈의 사람 요셉에게 찾아온 유혹]

오늘 구약성서 본문의 주인공은 요셉입니다. 요셉은 고대에 하나님의 계시라고 여겼던 꿈을 잘 꾸었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께서 자신과 언제나 함께 하신다는 믿음을 지키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요셉은 자신이 꾼 꿈으로 인해 고난을 겪게 됩니다. 형들의 미움을 사고 죽음의 위기까지 도달했다가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이역만리(異域萬里) 낯선 땅 이집트로 끌려오게 됩니다.

이집트로 끌려 온 요셉은 바로의 신하이자 경호대장 이집트 사람 보디발에게 팔립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성경은 아무런 설명 없이, 주님께서 요셉과 함께 계셔서, 앞길이 잘 열리도록 그를 돌보셨다고 적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가 잘되는 것을 본 주인마저도 주님께서 요셉과 함께 계시고, 요셉이 하는 일마다 잘 되도록 주님께서 돌보신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하나님이 알아서 해 주시니 우리는 어떤 노력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일까요? 더 나아가 하나님께 잘 보인 사람은 뭘 해도 잘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식의 운명론일까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오늘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요셉을 통해서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뜻은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요셉이 이룰 일들은 형들의 미움 때문에, 또 이집트로 팔려가는 일로, 그 다음에는 감옥에 갇혀서 계속 좌절의 위기를 겪지만 요셉은 결국 이집트의 총리가 되고 7년 대 기근에서 이집트를 비롯한 고대 근동 국가들의 백성들을 살리게 됩니다.

우리는 요셉의 일생을 통해 먼저 하나님의 계시, 하나님의 뜻이라 할지라도, 언제나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또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무르익고 완성된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요셉은 지난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확고하게 믿습니다. 그가 팔려 오는 과정 그 어디에도 불평을 하였다거나 불만을 표시했음을 말해 주는 구절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꿈과 희망을 주셨다면 반드시 그것을 이루어 주실 것이라고 믿으면서 어떤 상황과 역경도 견디고 이겨냅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기에 육체를 가진 우리를 통해 세상을 다스리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하나님의 뜻마저도 꺾이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쉽게 포기하지 말고 잘 견뎌내면서 위기와 어려움을 이겨낸다면 반드시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우리들이 훨씬 더 성숙하고 나은 존재가 됩니다.

성공이 눈앞에 왔는데 그것을 모르고 도중에 그만 둘 때 실패하고 맙니다. 견디는 힘이 약해서입니다. 요셉은 끝까지 견디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보디발의 아내가 요셉을 유혹하는데, 외경 중 하나인 희년서에 보면 이 여인이 요셉을 1년이나 넘게 유혹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요셉이 그런 모든 유혹을 물리쳤다는 것은 요셉이 어떠한 사람인가를 간접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오늘 요셉은 여인의 유혹을 물리치며 두 가지 이유를 말합니다. 첫째는 자신의 주인의 명령에 철저하게 복종하기 때문이며, 또 하나는 바로 하나님을 거역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즉 요셉은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울까봐 주인 마님의 유혹을 거절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주인의 요청을 들어 주었으면 더 강력한 힘을 가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보디발과의 신뢰관계를 깨뜨리지 않습니다. 그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양심을 지키고 간음하지 않으며, 형들의 시기와 질투와 위협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자신을 지켜 주실 것을 믿었듯이, 그렇게 충직하게 사람을 믿고 배신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바로 이런 사람이기에 주님께서 내리시는 복을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익을 위해서 신의를 저버립니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쉽게 변합니다. 그래서 갈수록 불신은 높아지고 불안이 쌓여 가는 것입니다.

요셉은 자신이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가능한 여주인과 함께 있는 자리를 피하려고 합니다. 바로 미연에 방지하는 능력, 미리 준비하는 것이 철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요셉은 준비 된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

그럼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오늘 시편 저자는 자신 안에 깨끗한 마음을 창조하여 주시고, 자신의 속을 견고한 심령으로 새롭게 해 주시기를 하나님께 간구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산상 설교에서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하나님을 볼 것이라고 했습니다.(마 5:8) 또 예언자 에스겔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을 주고 우리 속에 새로운 영을 넣어 주며, 우리 몸에서 돌같이 굳은 마음을 없애고 살갗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며, 우리 속에 하나님의 영을 두어, 우리가 하나님의 모든 계명대로 행동하게 하겠다는 말씀을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뜻과 계명을 지키고 실천하면 우리에게 허락하신 이 땅에서 잘 살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겔 36:25-28, 참조)

21세기는 무엇보다 불확실성의 세계, 그래서 불안과 두려움, 공포가 늘 존재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 때 우리는 마음을 깨끗이 하고 견고한 심령을 가져야 합니다.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것은 두 마음을 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습니다. 온전히 하나님을 올바르게 섬길 때에 우리는 주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의 기쁨을 누리며, 내면으로부터 솟아나는 자발적인 마음으로 우리의 삶을 유지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마태복음서는 "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물건이 거룩한 곳에 서 있는 것을 볼 때" 그것을 피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하게 되는 역사적 배경은 기원전 167년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당시 팔레스타인 땅을 식민통치하던 시리아의 왕인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니우스가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 하나님의 제단이 있는 곳에 제우스를 위한 제단을 세웠습니다.(단 9:27) 이러한 신성 모독 사건은 기원후에도 계속 되는데, 로마의 칼리귤라 황제는 자신의 상을 성전에 세우려 했고, 70년에 티투스 황제가 성전을 파괴해 버립니다. 즉 마태복음서가 말하는 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것이 거룩한 곳에 선다는 상징은 악의 세력이 극성을 이룰 때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로 비상 사태를 맞이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챙겨야 하는 것은 우리의 정신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생기자, 어떤 교회 목사들은 "중국 정부가 교회를 탄압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심판을 내리신 것이며, '회개'하면서 '예배'를 드리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멈춘다"고 설교했습니다. 어떤 목사는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면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취임한 지 얼마 안돼서 세균이 한국을 강타한다"는 말도 되지 않는 소리들을 합니다. 우리는 신천지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규탄하고 비판하지만, 그동안 한국 개신교 또한 무지를 믿음으로 착각하고, 기적을 바라며 물질적 성공이 마치 하나님의 은총을 누린 것으로 왜곡시켜온 역사가 있습니다. 그 폐단이 신천지를 통해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상식을 지녀야 합니다. 시대의 상식을 지니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구습에 물든 사람이 됩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모두 바뀌려면 기민하게 모든 악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옛 것에 미련을 두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마태복음서가 우리에게 전하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코로나 19'라고 부르고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세계 보건 기구가 2015년 표준 지침을 발표하면서 지리적 위치, 사람 이름, 동물, 식품 종류, 문화, 주민․국민, 산업, 직업군이 포함된 병명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상식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한 폐렴'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고, 감염의 원인이 다양함에도 중국인 입국 금지만을 외치며 혐오 발언을 일삼는가 하면, 자신의 정치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이단인 신천지의 도움을 받았던 언론과 정당도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설교의 제목은 찬송가 445장의 첫 구절입니다. 가사는 이러합니다.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주께서 항상 지키시기로 약속한 말씀 변치 않네" 그렇습니다. 인류의 역사에는 언제나 위기가 있었습니다. 태산을 넘어야했고, 험한 골짜기를 지나야 했습니다. 오늘은 삼일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101년 전 우리 민족은 일제의 통치하에서 정신의 위기를 겪었고, 전통문화를 잃었으며, 피폐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일심단결해서 그런 위기를 무사히 건너 왔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우리는 빛 가운데로 걸어갈 줄 알아야 합니다. 빛 가운데로 걸어야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우리에게 이뤄지는 것입니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는 동안, 여러분 더욱 밝게 깨어 있으시길 빕니다.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말씀도 제대로 공부하고, 오늘날의 자연과학의 발달과 인문학의 성취도 자신의 것들로 소화해 내려고 애쓰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그렇게 빛 속에서 걸어야 하늘의 영광이 우리 맘속에 차고도 넘치며, 할렐루야를 힘차게 부르며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주님! 우리는 지금 참으로 혼란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깊은 두려움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더 힘들고 지친 시간들을 보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감염되어 병상에 누워 있는 이들, 자가격리로 집 안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이들, 쉬지도 못하고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 밤낮 신경을 곤두세우는 방역 당국자들,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소서. 연로하신 어른들과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에게 평안을 불어 넣어 주시고, 변하는 상황에 맞춰 대응해야 하는 모든 수고하는 이들에게 지혜를 허락해 주소서. 이럴 때일수록 경거망동하지 않게 하소서. 올바른 깨달음을 추구하고, 바른 행동을 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모범적인 행동과 절제와 기도가 이 사회를 안정되게 하는데 도움이 되게 하소서.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고, 주님께서 주신 평화의 힘을 보이게 하시고, 두려워 말라고 하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하게 하여 주소서.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온전히 빛이신 주님만을 따르게 하소서. 이번 사태를 겪으며 탐욕과 헛된 욕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시고, 우리가 가꾸어야할 문명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성찰하는 시간이 되게 하소서.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행하고 가르치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이 설교문은 생명사랑교회 한문덕 목사의 3.1절 기념주일 설교 원고입니다.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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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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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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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