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 측 사단법인이 전격 취소를 발표한 가운데 신천지 위장포교와 관련해 "중요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신천지 위장포교와 관련해 박 시장은 먼저 "행정조사 과정에서 일명 추수꾼의 존재를 증명하는 다수의 문서를 확보했다. 특전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신도들이 다른 교회나 절의 신도를 포섭하기 위한 활동 내용을 정기적으로 상부에 보고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서류는 신천지 최초 확진자인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2월 18일보다 나흘 전인 2월 14일 작성된 것으로, 다른 문서에는 특전대 활동을 한 사람과 이들이 투입된 교회와 절의 이름, 누구를 만나 어떠한 교류와 전파를 했는지 자세히 기록돼 있다"며 "이 문서를 보면 일반 교단, 신흥 교단, 타종교 등을 가리지 않고 있다. 대형교회, 개척교회, 심지어 불교 종단들도 대상이 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박 시장은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대응 단계가 경계 단계로 격상된 1월 27일자 이만희 총회장의 특별지령에는, 특전대 활동을 독려하고 심지어 다른 교단을 정복하자는 목표를 강조한 내용도 있다"며 "전국민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 벌어진 일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확보한 명단을 바탕으로 전수조사하는 등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천지 12지파 특전대 운영 현황을 전자결재로 보고하도록 요청하는 서식, 특정 지파의 국내 선교 월말 보고서 중 어떻게 다른 교회로 들어가 활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 총회장이 다른 종단을 악으로 규정하고 장악·정복해야 한다고 하는 내용 등의 문서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방역 과정에서 특전대가 다른 교회나 사찰 신도들을 얼마나 자주 접촉했는지 파악할 수는 없었다. 그 명단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이 서류에 근거해 추정해 보면 전국적·체계적·일상적으로 다양한 종교시설에 침투해서 자신들의 사상을 전파하거나 신자들을 빼오는 일을 해온 게 분명하다"고 했다.
박 시장은 "문제는 이들이 침투한 다른 종교나 교회들의 신도들도 신천지 교인들과 마찬가지로 감염 위험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특전대와 일일이 접촉한 타종단의 신도 명단은 방역 차원에서 매우 중요했고 꼭 필요한 정보였다"며 "서울시가 신천지에 이 명단을 요청했으나 그들은 제출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조속히 방역 당국에 온전히 제출할 것을 촉구한다. 경찰도 이를 입수해 주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그는 "신천지는 사회 경험이 적은 청년들을 집중 전도 대상으로 삼아서 자유와 인권을 짓밟고 재산을 갈취했다"며 "처음에는 포섭 대상자에게 접근해서 배려와 친절을 베풀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것은 사라지고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심리를 이용해 자유의지를 사실상 박탈한 상황에서 신도가 되도록 유도했다. 신천지교에 다니는 것에 반대하는 가족과의 갈등을 키우고 파탄에 이르게 하는 사례 또한 피해자들의 진술을 통해 익히 알려져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이러한 선교행위는 헌법질서와 개인적 기본권과 사회 공동체의 질서 유지를 위한 법규범과도 명백히 배치되는 위법행위"라며 "최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도 이른바 청춘반환소송에서 신천지의 전도 방식 위법하다고 판결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분명히 알게 됐다"며 "신천지는 사람을 속여 전도하고 스스로를 떳떳이 밝히지 못하고 교주의 지시면 거짓말조차 합리화되는 비정상적 종교, 다른 종단을 파괴와 정복의 대상으로 보고 신자를 빼가는 종교, 감염병 전국 확산 국면에서도 타인과 이웃의 생명과 건강과 안전을 아랑곳하지 않고 신천지 교세 확장만이 지상 과제인 파렴치하고 반사회적인 종교단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