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주의를 비판하며 교회갱신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김형석 교수(연세대 명예)가 최근 동알일보에 낸 칼럼에서 경제정책 문제를 꺼내들며 "후일에 우리 국민은 '문재인 정권 덕분에'가 아닌 '문재인 정부 때문에' 불행해졌다는 역사적 심판을 받을 수도 있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김 교수는 '文정부 덕분에, 文정부 때문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현 정권은 우리가 무엇을 했다는 말도 남기지 못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다는 정직한 반성을 말한 적이 없다. 모든 것이 '너'와 '상대방' 때문에 잘못됐다는 관례를 남겼다. 청와대가 더욱 그랬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은 현 정부 '덕분에' 얻은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일자리 창출은 경제 정책의 핵심이라고 걱정하면서도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인위적 고용에만 열중했지 경제의 장래를 건설하는 경제 질서에 따르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며 "경제 전문가들은 현 정부 '때문에' 장래가 걱정된다는 평가는 내리지만, 현 정권 '덕분에' 희망이 보인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과거를 돌이켜 보게 된다. 지방에 다니다 보면, 박정희 정권 '덕분에' 이만큼 경제가 성장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박정희 정권의 정치는 민주주의에 역행했다. 그러나 경제적 업적은 역사적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 최고 염원이었던 절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일을 사랑하는 풍조도 정착시켜 주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의료진이 코로나19를 극복했듯이 경제 전문가들과 실무 경영인들에게 과감히 일임해 주기 바란다. 행정적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의 정책 방향과 책임자들을 이끌고 그대로 간다면, 후일에 우리 국민은 '문재인 정권 덕분에'가 아닌 '문재인 정부 때문에' 불행해졌다는 역사적 심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김 교수는 4.15 총선을 앞두고는 광화문 집회에서 현 정권을 비판할 때 자주 쓰이던 '공산주의'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현 정권이 민주주의의 정도(正道)를 일탈했다"며 비판의 날을 세운 바 있다.
당시 그는 같은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정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정권에 복종하기 바라는 방향을 택했다. 과거 정부는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국민을 위한 행정에 전념했다. 그런데 현 정권에서는 청와대가 전권을 독점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