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1장 10-17절, 시편 4편 1-5절, 고린도후서 13장 5-13절
[전적인 변화가 요청될 때]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를 포함하여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그 역사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복음의 씨앗이 이 땅에 뿌려진 때로부터 시작해도 아직 250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어린 싹이기 때문에 잘 보살펴 주지 않으면, 꽃도 피기 전에 시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을 위시하여 서구사회는 1000년 넘는 시간 동안 그리스도교 왕국이었고, 그 태생부터 연원을 따져 올라가면, 2000년이 넘는 문화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서구의 교회가 텅텅 빈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서구인들의 정치와 사회, 문화, 삶의 양식 곳곳에는 그리스도교 정신이 배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하나님의 뜻을 펼쳐 가는 것으로만 따져보면, 교회의 상황이나 영향력과 상관없이 다양한 맥락에서 하나님 선교 사역들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종교 사회이고, 그리스도교는 매우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코로나로 인해서 모든 것에서 전적인 전환이 요청되는 이 시대에, 그리스도교 정신을 자신의 삶의 든든한 토대와 뿌리로 삼고 있는 한국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한국에 천만의 그리스도인이 있다지만, 상당히 과장된 숫자이고, 거기에는 이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130년의 개신교 역사 속에 한국 교회가 보여준 신앙의 모습은 무교의 영향을 받은 기복신앙, 자본주의적 욕망에 물든 번영과 교회성장 신학, 유교적 가부장적 질서에 편승한 권위적이고, 경직된 제도와 조직이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앙이 시험대에 오른 코로나 위기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는 지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진지하게 그리스도교 신앙을 묻지 않았던 교인들은 모여서 예배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교회와 멀어지게 되었고, 모임을 중심으로, 모든 예배와 선교와 목회활동을 했던 목회자들은 불확실한 미래와 보이지 않는 출구 앞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 그리스도교는 가장 본질적인 물음들 앞에 선 것입니다.
제가 2015년 11월에 부임하고 지난 4년의 목회활동을 통해서 우리 생명사랑교회에 뿌리를 내리고, 교인들의 사정도 알고, 우리 교회의 형편도 훤하게 파악했습니다. 지난 4년의 목회를 통해 다져온 것들을 발판으로 하여 올해부터는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목회가 펼쳐질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가 왔고, 시간이 지날수록 코로나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게 되었습니다. 완전히 달라진 세상에서 저 또한 지난 4년의 목회와는 또 다른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교회가 작년부터 온라인 선교를 미리 고민해서 준비하고 있었고,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새로운 상황에 집중하여 적응할 수 있는 부교역자들이 계시며, 우리 교회의 적절한 규모 덕분에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주 설교에서도 앞으로 우리 교회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큰 틀에서 말씀 드렸습니다. 오늘도 몇 가지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거의 모든 전문가가 올 가을과 겨울에 2차 또는 3차까지 다시 대유행이 올 것이라 예측합니다. 코로나 상황과 맞물려, 지금 우리 교회의 예배실 공간은 모이는 예배를 하기에는 매우 부적절합니다. 그래서 지난 목회운영위원회에서 내년 1월에 임대가 종료되는 예배실을 포함하여 다섯 개의 부속실을 더 이상 임대하지 않고, 새로운 지상의 공간을 찾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우리는 올 가을에 2층이나 3층의 새로운 예배 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공간 마련과 그 공간을 통해 새로운 목회가 잘 펼쳐지도록 여러분, 모두 간절히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가 새로운 공간을 마련한다 해도, 예전 방식의 모임은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모임은 10명 미만의 적은 수가 손소독제 사용, 마스크 착용, 수시 방역 등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최대한 감염의 가능성을 줄여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예배는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드리면서, 모임은 신도회이든, 소모임이든, 제자교육이든 몇몇이 다양한 시간에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목회실은 앞으로 또 다양한 목회의 방식들을 계획하고 실행하겠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우선적으로 개개인이 자신의 신앙을 돌볼 수 있도록 목회실은 교인들에게 안정적으로 신앙 자료들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우리 교역자들은 함께 다양한 것을 준비했습니다. 앞으로 생명사랑교회 교인들은 월요일에는 "월요 아침 묵상"의 글로 말씀을 새기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시고, 화요일에는 "생명사랑 5분 말씀 묵상"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돌아 볼 수 있습니다. 수요일에는 "수요사경회" 영상을 통해 성서공부를, "수요기도회 실시간 방송"을 통해서는 예배에 참여하고 함께 중보기도합니다. 목요일에는 목회실이 엄선한 다양한 분야의 교육영상 자료들을 제공할 생각입니다. 금요일에는 성서를 보는 눈 강의, 토요일은 쉬고, 주일에는 주일 영상 예배 또는 모이는 예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전 보다 훨씬 더 많은 신앙교육이 이뤄진다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그것을 여러분들 모두가 스스로 해 내는가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교회 유튜브 채널에 많은 신앙 자료들이 올라갑니다. 수시로 그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모두 보시고, 궁금한 것은 댓글도 달아 주시고, 제게 전화도 주시고, 가끔씩 교회도 찾아와서 교역자들과 함께 차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눠 주십시오.
이 외에도 새로운 친교방식, 각 가정이나 개인의 상담, 우리교회가 해 오던 선교 방식도 앞으로 차차 새롭게 정비해 나가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인내하시면서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기다리지만 말고 여러분들이 스스로 하실 일들이 있습니다.
[실격자가 되지 않도록]
우리교회는 평신도 중심의 사역을 하고자 하는 교회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평신도 스스로 자신의 신앙을 지켜가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오늘 바울 사도께서 고린도 교인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이렇게 조언합니다. "여러분은 자기가 믿음 안에 있는지를 스스로 시험해 보고, 스스로 검증해 보십시오.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까? 모른다면, 여러분은 실격자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신약성서의 이 말씀은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찌르고 있습니다. 성서는 진지하게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지니고 있고, 그것에 따라 적절하게 살아가는 합격자인가? 아니면 실격자인가?
바울 사도는 스스로 물어 보라고 말합니다. 스스로 검증하라고 말합니다. 누구 핑계를 대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자기가 믿음 안에 있는지를 시험해 봐야 합니다. 바울 사도가 고린도 교인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까?" 이 질문은 우리에게도 해당됩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십니까? 만약 여러분이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우리 교회는 밝은 미래가 있고, 어떤 어려움이 온다 해도 걱정 없습니다.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다면, 우리는 언제나 예수께 묻고, 그분으로부터 답변을 듣고, 답변을 들은 대로 살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한국의 수많은 교인들은 이 사실을 몰랐거나 또는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교회가 제공하는 모든 사역과 활동에 참여하면 되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것입니다. 내 안에 계신 예수님과 깊게 사귀기보다는 목사의 설교나 듣고, 교인들과의 교제를 나누면 충분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오늘 바울 사도는 묻습니다. "여러분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
많은 교인들이 예수 믿고 천국 가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자신 안에 계신 예수와 소통하고 그분과 함께 동행하는 천국의 삶을 지금 여기에서 사는 것에는 매우 미숙합니다. 내 안에 계신 예수님과 동행한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비도덕적인 행위를 일삼으며, 혐오의 언어를 쓰며, 자본의 욕망에 휘둘리는 것일까요? 그리스도인답게 살지 못하는 이들은 자신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 계시다는 것을 알지 못하거나, 내 안에 계신 예수의 말씀과 계명을 거부하고 제 멋대로 살거나, 아니면 예수 없는 한국 교회에서 잘못 배워서, 주님을 모르면서도 많은 일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목회자는 자신은 실격자가 되더라도 교인들이 합격자가 되도록, 자신은 약해지더라도 교인들은 강한 믿음의 소유자가 되도록 돕는 사람입니다. 바울 사도 또한 그런 마음으로 고린도 교회에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모시고 사는 이들의 삶이 어때야 하는지 말하고 있습니다. 참된 신앙인은 첫째 기쁨을 잃지 않습니다. 둘째 온전하게 되기를 힘씁니다. 교인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주님을 향한 같은 마음을 품습니다. 화평하게 지내고,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는 사람들이 됩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예수님을 믿고서 사랑의 마음이 커졌습니까? 아니면 욕심이 커졌습니까? 베푸는 일이 많아졌나요? 아니면 인색한 마음이 늘어났나요? 교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일에 힘을 쓰나요? 아니면 나 개인만을 위해 일하고, 우리 가족만을 생각하는 일이 많나요? 여러분은 평안하십니까? 아니면 불안과 걱정이 많아졌습니까?
지금 코로나 19의 상황은 누가 참된 그리스도인인지 드러내고 있습니다. 내가 편하기 위해, 나를 중심으로 교회에 다닌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교회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갖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고, 함께 주님의 나라를 일구려던 그리스도인들은 지금의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무엇이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 보려고 합니다. 모이지 못한다고 그냥 두 손 두 발 놓아두고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라도 우리가 같은 믿음의 식구로서, 생명사랑교우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새로운 처소를 찾는 것에도 교인들 모두가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예배 처소를 찾는다고 하면, 집 주인들이 고개를 흔들고,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교회로 내 주기를 꺼려하는 이들을 만나 보셔야 세상이 교회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목회실에서 올리는 다양한 신앙 영상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전달하는 일에도 나서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전도가 될 것입니다. 남에게 복음을 전해봐야, 자신의 신앙의 수준이 어떠한가를 알게 됩니다. 친하게 지냈던 교우들에게는 안부전화도 하고, 수요기도회의 중보기도 시간을 통해 아픈 교우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주 월요일에 대전에서 우리 교단 연금재단 이사회가 있었고, 제가 이사이기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지방에 내려가는 기회였기에 저는 두 분의 전도사님과 함께, 온라인으로 세종시에서 우리 교회 예배에 참여하는 두 명의 교우를 오전, 오후에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녁에는 세종시에서 목회하는 후배 전도사님과 저녁 식사를 하며 격려하였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의 많은 행동이 제약을 받지만, 그렇다고 사랑과 섬김의 봉사를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얼마든지 선교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녹록치 않은 세상]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믿음의 식구들에게 세상은 언제나 거친 광야와도 같고, 늘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장소였습니다. 복음의 소식을 반갑게 받아들이는 이도 있지만, 거부하고, 저항하고 박해하는 일들도 숱하게 있어 왔습니다. 오늘 세상은 그리스도교에 대해 매우 적대적입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한국교회들이 저지른 잘못도 많고, 그래서 책임도 큽니다. 바로 예수님을 내 마음에 모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했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이용해서 정치를 하려고 했고, 교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고 했으며, 하나님의 전지전능함을 빌어서 자신의 지배욕을 채우려 했기에, 교회가 한국사회의 골칫덩이가 된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주님의 뜻을 제대로 펼치려는 교회까지도 함께 도매금으로 취급당합니다. 그것이 억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소중한 가르침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우리들의 실력을 쌓고, 굳센 믿음으로 삶에서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곤궁에 처한 시인이 노래합니다. 시편을 보십시오.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시편의 저자는 울부짖고 있습니다. 높은 자들, 힘세고 많은 것을 가진 이들은 거짓 신을 따르면서, 비본질적인 것에 눈이 어두워 믿음의 사람들을 박해합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시인은 말합니다. "화가 치밀어도 죄는 짓지 말아라. 오히려 마음 깊이 반성하면서 눈물을 흘려라."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든, 아니면 세상의 현실을 세밀하게 분석하든 무엇이 되었든 우리는 지금 눈물로 세상을 살펴야 할 때입니다. 시인은 또 말합니다. "올바른 제사를 드리고, 주님을 의지하여라."
시편의 말씀에 따르면 결국 문제는 우리들이 올바른 예배를 하지 않았고, 온전히 주님만 의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신념이 있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인으로서 갖춰야 할 신념과 행실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에 우리가 충실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성실하게 일하고, 머리를 쓰고, 경쟁에 뛰어들며 헌신합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과연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수호하고 예수님의 복음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고, 머리를 쓰고, 헌신했는가?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돈을 위해서도 저렇게 악착같이 사는데, 우리는 과연 진리를 위해 그렇게 사는가?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거는가?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제가 처음 우리교회에 부임했을 때, 우리 생명사랑 식구들은 열정이 넘쳤습니다. 교회의 분열을 겪은 후에, 설교 목사를 모시고도 무엇인가 스스로 해 내려는 의지가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지치고 힘들어 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 것 같은 아슬아슬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동안 제가 버팀목이 되고자 애써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비록 작은 상가 교회이지만, 어느 교회 못지않게 안정적이 되었고, 하나님 나라의 선교활동을 감당했으며, 매년 성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위기가 찾아 온 것입니다. 코로나 19는 지금 다시 저와 여러분들의 손과 발에 족쇄를 채우고 있습니다. 이것을 현명하게 헤쳐 나가야 합니다.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세상과 맞서면 안 됩니다. 선으로 악을 이기듯, 현명하고 지혜롭게 세상을 설득해야 하고, 훨씬 더 멋진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사실 많은 한국교회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선을 행하였고, 그래서 지금까지 성장했던 것입니다.
[모세의 하소연에 공감하며, 모두가 합격자가 되길]
오늘 구약의 주인공은 모세입니다. 위대한 출애굽의 역사를 만들어낸 지도자가 탈출한 사람들과 함께 광야의 여정을 걷습니다. 그곳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도 있지만, 엉겁결에 함께 탈출해 나온 다른 무리들도 있습니다. 광야 생활이 시작되자, 이들 중에 불평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이집트에서 고생하던 시절이 갑자기 그리운 시절로 바뀝니다. 강제 노동에 시달렸어도 고기를 먹을 수 있었고, 오이와 수박, 부추와 파와 마늘이 눈에 선하다면서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광야에서는 기껏해야 만나밖에 없고, 매일 같은 것만 먹으니 입맛도 떨어졌다고 합니다. 여기에 이스라엘 자손들마저 동요되었고, 각 가족별로 자기 장막에서 통곡하며, 괜히 나왔다고 한탄합니다. 이 모습을 보신 야훼 하나님은 분노하셨고, 모세는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만 앓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죽여 달라고(15절) 하소연합니다.
모세의 장탄식을 들으신 야훼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허락하신 것은 일흔 명의 장로였습니다. 모세 옆에서 함께 공동체를 이끌 지도자들을 세워 주신 것입니다. 이들은 모세가 받았던 하나님의 영을 받았고, 이제 모세와 함께 백성을 돌보는 짐을 나누어 담당합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우리 공동체가 세상의 헛된 욕망의 가치로부터 탈출하여 생명의 가치, 참 진리를 따르는 공동체가 되고자 한다면,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영을 받아, 일흔 명의 장로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만 간신히 유지하고자 한다면 몇 명만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도 될지 모르지만,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이 시대에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고자 한다면 우리 모두가 모세에게 내렸던 그 하나님의 영을 받을 준비와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우리 모두가 한 번 더 믿음의 도약을 이룰 때입니다. 이 시험과 시련의 시기를 극복하면 더 성숙해 있을 것이고, 우리의 믿음 또한 더 단단해질 것입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하나님 앞에서 합격자가 되십시오. 제가 실격자가 된다 하여도, 여러분이 합격자가 된다면 저는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우리 모두가 합격자가 되는 것입니다. 양이 실격자라면 어찌 목자가 합격자이겠으며, 실격자인 목자 밑에서 무슨 합격자 양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합격자가 되는 일에 더욱 애쓰시는 저와 여러분이 됩시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우리를 주님의 자녀로 불러주신 하나님! 우리 모두가 이 어려운 시대를 현명하게 이겨내게 하여 주소서. 올바른 예배를 드리고, 주님만을 의지하게 하여 주소서. 시련의 시대는 우리의 신앙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을 압니다. 우리가 주님 앞에서 합격자가 되게 하여 주소서. 불평하는 자가 아니라, 불편함을 고치는 자가 되게 하소서. 갈등이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임을 깨닫고, 우리의 삶과 공동체를 변혁시키는 힘으로 바꾸어내는 지혜를 주소서. 혼자 다 하려다 지쳐 쓰러지지 말고, 함께 힘을 모아 가게 하소서. 나 몰라라 구경하는 자가 아니라, 기꺼이 참여하는 일꾼이 되게 하소서. 새 술을 담아내는 새 부대가 되게 하시고, 낡은 것을 과감히 버리고 새 옷을 갈아입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감사기도
자비하신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주님을 송축하고, 우리의 입술로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방황을 이겨내게 하시고, 우리가 반항할 때에도 우리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사랑할 사람들을 주시고, 아름다움은 누리게 하시며, 고요히 머물 장소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삶의 놀라운 선물들, 우리가 배운 진리와 성취할 수 있던 선한 일들에 감사하며 주님을 찬양합니다. 이 시간 주님께 우리 자신을 드립니다. 받아 주소서. 오늘 예배를 통해 받은 천국의 기쁨을 간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바쁜 세상에서도 주님께서 허락하신 평안을 누리며, 주님께서 감당하라 명하신 소명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으로 주님께 찬양을 드리며,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어깨를 쭉 펴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힘차게 걸어 나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고난이 삶을 망치게 하지 마십시오. 어려움이 기쁨을 잡아먹지 않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허락하신 참된 평화로 거센 풍랑의 바다를 건너십시오.
* 축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바람이 되어 여러분을 주님 곁으로 데려가게 하시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 여러분의 힘이 되어 주님을 섬기게 하시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기쁨이 생명이 되어 여러분의 영혼을 넘치도록 채워 주시기를 빕니다. 전능하신 주님, 성부 성자 성령 성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영원히 여러분 곁에 계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