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신도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회 측은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이 성도는 70대로 11일 토요비전새벽예배와 12일 주일 예배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석했고, 예배 후 바로 귀가했다고 교회 측은 전했다.
그러면서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이웃의 생명을 보호하고 지키며 민족과 사회의 안정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마땅한 의무"라며 15일부터 28일까지 현장 예배와 사역을 온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대형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 경기도 수원중앙침례교회 등 사랑의교회에 버금가는 대형교회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왕성교회·수원중앙침례교회에서 집단 감염자가 나온 것과 달리 사랑의교회는 1명에 불과했으니,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반전이 재밌다. 지난 9일 이 교회 부교역자인 주연종 목사는 자신의 유투브 채널 '주연종의 아폴로기아'에 5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렸다.
주 목사는 이 영상에서 정부의 정규예배 외 소모임 금지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교회내 감염자수는 미미하다', '확진자가 나온 곳은 정통 기독교(개신교)가 이단으로 규정한 곳 아니면 관리 밖 교회가 포함돼 있다', '(교회는) 아주 보수적으로 방역지침을 관리했다'는 게 주 목사의 주장이었다.
정 총리를 향해선 "총리는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 대통령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식사하지 않도록, 많은 참모를 불러놓고 소모임 갖지 않도록 해 주시고, 청와대 내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불러서 짜파구리 먹으면서 큰 소리로 웃지 않도록, 웃더라도 손으로 옷으로 입을 가리고 작게 웃도록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주 목사는 영상 말미엔 "(정세균) 국무총리의 교회 내 소모임을 하지 말라고 하는 금지지시를 거부한다. 저에게 주어진 저항권으로 거부한다. 만약에 이런 제가 문제가 있으면 체포해 가시고 벌금을 부과하려면 하시라. 저는 국무총리의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주 목사는 아주 호기로왔다. 하지만 이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주 목사의 허세에 가까운 호기는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허언이 됐다.
주 목사는 한창 갈등을 겪던 당시 갱신위로부터 오정현 담임목사의 호위무사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특히 오 목사 학력위조 논란을 다룬 방송에 출연해 "석사논문은 글쓰기 연습"이라는 황당 주장을 한 적도 있었다. 이번 아폴로기아 영상도 황당 주장으로 가득하다.
‘위의 권세에 순종하라'는 설교 잊었나?
더 중요한 지점이 있다. 정부의 정규 예배외 금지조치에 대해 개신교 교회, 특히 보수 대형교회는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 왔다.
많은 교회 목회자들은 즐겨 "누구나 자기를 지배하는 권위에 복종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은 권위는 하나도 없고 세상의 모든 권위는 다 하느님께서 세워주신 것이기 때문"이라는 로마서 13장 1절 말씀을 즐겨 인용하며 '권위에 순종하라'란 교의를 설파했다.
이 같은 교의대로라면 교회는 정부의 방역지침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방역지침을 대하는 교회의 태도는 권위에 순종하는 모습이 아니다.
코로나19는 정치가 아닌 보건의 문제다. 보수 교회는 정부 지침에 따라야 할 때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병든 이를 고치는 걸 우선했다는 점, 분명 기억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