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설교] 모두 살리는 일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hanmoonduck
(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민수기 21장 4-9절, 시편 19편 7-11절, 요한복음서 6장 34-40절

[결정적인 순간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에게 결정적인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때는 미처 몰랐는데, 지나고 나서 되돌아보면 바로 그 때 그 순간이 전체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순간이었는지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한 사람의 삶뿐만 아니라, 한 가족, 또는 공동체와 심지어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결정적 순간이 한 개인에게 공동체와 국가에게 하늘의 복을 줄 수도 있고, 지옥의 재앙을 내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 변곡점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 또는 집단의 운명은 상승 곡선이 아니면 하강 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평범한 다수의 사람들은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사람들은 바로 그 순간을 알아챕니다. 직관적으로 그냥 느끼는 사람도 있고, 준비되었기에 꿰뚫어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런 순간이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하지만, 준비된 사람에게는 그런 순간들이 자주 찾아옵니다.

저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주님께서 제게 허락하신 몇 번의 순간들이 저의 인생을 만들었습니다. 가장 첫 번째 찾아온 결정적 순간은 바로 교하교회를 다니게 된 것입니다. 그 때는 여섯 살이라 잘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주님께서 저를 부르셨을 때, 저의 인생의 방향이 잡혔던 것입니다. 또 한 번의 변곡점은 잘 다니던 대학교를 그만 두고 다시 수능을 쳐서 늦은 나이에 다른 대학과 다른 전공을 선택한 것입니다. 깊은 고민 속에서 결정하였고, 그 선택은 저를 크게 바꾸었습니다.

이 밖에도 크기와 종류는 다소 다르지만, 지금의 제 인생을 돌아보면 결정적인 순간들이 최소 열 번은 넘습니다. 그런 경험들을 하고 나니, 이제 제법 제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물론 눈에 보인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며, 하나님의 뜻과 주변 환경, 이웃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일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는 울어야 하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숱한 밤을 지새워야 했듯이, 누군가가 이뤄내는 성공은 결코 혼자서 이룬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성공한 습관을 가지고 있고, 실제 성공한 사람들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 운이 좋았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에만 맡기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절대 행운이 찾아오지 않고, 설사 행운이 와도 그것을 감당하지 못해 오히려 독이 됩니다. 기회를 잡는 것은 변화의 흐름에 자신을 맡길 줄 아는 것, 그 흐름을 타는 것인데, 그것은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쉽지 않고, 평소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박원순 시장의 죽음 앞에서]

그런데 수많은 결정 중에 어떤 결정은 돌이킬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결정도 있습니다. 바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입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생명의 근원은 하나님이시라고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를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겉모양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지만 그 속을 보면 전혀 다른 내용도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애썼던 전태일 동지가 50년 전에 자신의 몸을 불에 태운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민주화와 통일 운동의 과정에서 수도 없이 산화한 청년들, 거대 권력의 횡포와 온갖 거짓 정보로 인격을 훼손당하여 도저히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타살의 경우는 그것이 자살이라는 모양을 갖는다 하여도, 그의 죽음에 대해 함부로 입을 놀려서는 안 됩니다. 어떤 면에서는 바로 그의 묵직했던 삶이, 진실을 향한 그의 철저한 정신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10일 새벽 우리는 믿을 수 없고, 믿기지도 않는 또 하나의 매우 참담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의 죽음, 그리고 그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과 논란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무척 괴롭게 합니다.

하나님의 뜻에 비추어 시대를 살펴야 하는 목사로서 이 사건을 두고 말하지 않을 수 없기에 지금의 사태를 두고 몇 마디 하려고 합니다. 우선 박원순 시장이 주도적으로 설립한 참여연대에서 정책위원장을 지냈던 성공회 대학교 김동춘 교수의 페이스북 글을 하나 인용하겠습니다.

"박원순 시장을 보내고 나서, 며칠 동안의 극심한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나는 박원순 같은 사람은 당장 100조원이 있어도 복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시장의 죽음이 남성들의 젠더 감수성 제고와 권력에 의한 성폭력을 근절하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만, 이 사람이 죽음으로써 우리 국가와 사회가 입은 피해, 사회적 약자들이 앞으로 입을 피해는 도저히 계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는 역사이기 때문에 역사는 하루아침에 쉽게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권력자가 된 이후의 그에 대해서 나는 잘 모릅니다만, 옛 기억으로는 술도 못 마시고, 범생에 법률가 특유의 소심함도 있을뿐더러, 성적인 농담도 할 줄 모르던 그가 성폭력 가해자가 된 사실을 아직은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가해와 피해의 논쟁은 이제 멈추고 진실이 드러나기를 기다립시다. 서울시에서 박 시장 가까이 계셨던 분들은 박시장이 계획했으나 아직 이루지 못한 일들, 지금 추진 중인 일 중에 중단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가 없는 한국이 어떻게 그의 뜻을 이어나갈지 모두가 고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살아온 지난 60년의 세월동안 그가 헌신한 공적 가치의 무게와 삶의 궤적을 보면 어느 누구도 그의 죽음을 두고 함부로 폄훼하고, 그의 인격을 모독하는 언어를 쓸 수는 없을 것입니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교회를 핍박한 서울시에게 내린 하나님의 징벌'이라는 식의 망발을 해대는 목사가 있고, 한 유력 정치인 또한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해대는데, 박 시장은 그런 인간들이 입에 올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우선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선택에 저는 동조하긴 어렵습니다. 그가 끝까지 살아남아서 책임을 지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선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어떻게 해 볼 수 없습니다. 한 사람에게 죽음은 곧 세계의 종말이며, 본인이 오롯이 감당하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고소 사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누구든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분명 피해호소인이 있기에 그에게 절대로 2차 가해가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피해호소인에게 가해를 하는 행위나, 박 시장의 죽음을 폄훼하는 말들 모두 우리 사회를 지옥보다 못한 곳으로 만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박 시장에 대한 애도와 피해호소인의 억울함과 피해를 회복하고 잘잘못을 가리는 일은 얼마든지 함께 진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김동춘 교수가 말했듯이, 남겨진 이들의 몫은 그가 잘한 것을 이어받고, 그의 잘못은 되풀이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한 사람을 우상화해서는 안 됩니다. 강남순 교수의 말대로 그의 죽음을 이상화하거나 그의 좋은 점만을 부각시키고 그의 어둔 그늘을 회피하거나, 심리적으로 전염되어 무기력에 빠져서 삶이 아니라 죽음을 내면화 하는 위험한 애도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애도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공적인 삶의 영역을 바르게 이어가지 못하게 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애도를 통해서 한 사람이 가진 취약성과 위대성을 동시에 기억하면서,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의 잘못된 선택]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구약의 본문은 광야 생활에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지 않고 그저 불평으로 일관했던 이들의 운명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출애굽 초기에 백성들이 불평했을 때, 하나님은 그들에게 물을 주시고, 만나를 주시고, 메추라기를 주시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듭나게 하는 율법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하나님의 선물과 은총 속에서도 여전히 불평으로 일관하는 백성들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백성들은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나님께서 물이나 양식이 내려 주시지 않고 불뱀을 보내셨고,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됩니다.

출애굽의 선택은 하나님이나 모세만 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천사를 시켜 출애굽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양을 잡아 그 피를 자기집 문설주에 바르라고 하였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아니더라도 하나님의 계획에 동참하여 양쪽 문설주에 피를 바른 히브리 백성들은 죽음으로부터 구원받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애굽으로부터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들은 마치 구경꾼처럼 새 땅을 향해가는 여정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불평불만만을 늘어놓습니다. 애굽 땅에서 못살겠다고 부르짖던 사람들이 출애굽하고서도 또 못살겠다고 불평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닥친 결과는 죽음이라는 비극입니다.

지난 목요일에 제가 "코로나 시대,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라는 영상을 전교인 카톡방에 올려 드렸습니다. 그 영상에서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님은 코로나 19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는 느낌을 얘기하자면, 마침내 올 게 왔다. 무섭지만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 중간 생략 ~ 하나님이 우리를 벌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를 벌한 거예요! 지금 보면, 내가 자초한 벌을 받고 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은 수많은 생태학자들, 신학자들의 경고한 기후변화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우리의 욕망을 무한히 확대해 온 결과입니다. 오늘 민수기에서 불평한 이들에게 불뱀이 내려왔다는 것도, 히브리 백성들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고 현대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우리의 상황에 대해 불평할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고쳐 나갈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불뱀에 물린 사람들과 겁에 질린 사람들이 자기의 죄를 깨닫고 모세에게 기도요청을 하자, 하나님은 살 길을 열어 주십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인류를 위협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반드시 피해갈 길이 있습니다. 불뱀에 물린 사람도 구리뱀을 보고 살아났듯이, 이제 우리는 지난 우리의 삶을 성찰하여 다시 눈을 들어 하나님이 세우신 뜻을 보고 그것을 기준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모두를 살리는 것]

그럼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건 예수님이 알려 주십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요한복음서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보내신 분의 뜻, 즉 하나님의 뜻이 자신에게 주신 한 사람도 잃어버리지 않고, 마지막 날에 모두 살리는 일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설교 제목으로 달았지만, 하나님의 뜻은 모두를 살리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도 자신을 거부하지 않고 자신에게 오는 사람들은 물리치지 않으시며 모두 영생, 즉 참된 삶을 살게 하시는데 온 힘을 기울이셨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위기에서 살아남는 길은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 모두가 함께 살아나는 길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나만 살겠다고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모두를 생각해야 합니다. 국가도 그러하고,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교회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전체 교회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모두를 살릴 수 있을까요?

오늘 시편의 저자는 모두를 살리는 삶의 모색은 오로지 주님의 교훈으로부터만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주님의 교훈은 완전하여서 사람에게 생기를 북돋우어 주고, 주님의 증거는 참되어서 어리석은 자를 깨우쳐 준다. 주님의 교훈은 정직하여서 마음에 기쁨을 안겨 주고, 주님의 계명은 순수하여서 사람의 눈을 밝혀 준다. 주님의 말씀은 티 없이 맑아서 영원토록 견고히 서 있으며, 주님의 법규는 참되어서 한결같이 바르다."

오늘 우리는 이 시편의 말씀에 가장 먼저 '아멘'으로 응답하여야 합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담임목회자를 청빙하면서 "기독교의 진수를 바르게 알려 줄 수 있는 분"을 찾았듯이, 우리 모두는 성경 안에서 주님의 교훈과 증거와 계명과 말씀을 받아야 하고, 그것으로 우리의 삶을 추동해 나갈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런 위기 속에서도 분명히 모든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모두를 살리는 길은 오직 주님의 말씀과 교훈을 따를 때에 가능합니다. 코로나 19로 대면 예배가 어려워진 이때에 우리는 어떻게 주님의 말씀과 교훈을 찾아 배울 수 있을까요? 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교회의 모든 목회활동에 엄청난 혼란을 주고 있으며, 매우 본질적인 문제들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이전의 관습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교회는 혼돈 속에서 스스로 소멸하고 마는 길을 가게 될 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지금 한국의 많은 교회가 변화에 무지하고 욕망에 오염되어 잘못된 길로, 쇠락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 14일 정부는 한국형 뉴딜 정책을 발표하였습니다. 내용은 여러분들도 뉴스를 통해 들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형 뉴딜의 전체적 방향은 고용과 사회안정망을 강화하며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 그린 뉴딜, 디지털 뉴딜 정책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저는 큰 틀에서 매우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린 뉴딜은 코로나 19 상황을 초래한 그 근원적 문제를 고려한 것이며, 디지털 뉴딜은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대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뉴딜 정책의 기반이자 비전은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고용과 사회안전망 강화, 그리고 인재의 양성이라는 큰 틀에서 움직이게 됩니다. 정부는 이런 정책을 통해 19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난 시절의 대한민국이 선진국 따라잡기형 모델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는 주도적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저는 온 국민이 이런 정부와 함께 힘을 모아 우리나라가 코로나 위기 속에서 재편되는 국제질서에서 세계 모범국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저는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비록 작지만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는 교회가 되길 강력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정부의 화려한 비전의 제시가 실제적 열매를 맺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K 방역은 분명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고, 1년에 걸친 지난 일본과의 무역전쟁에서도 전혀 꿀리지 않았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사례입니다. 코로나 19 상황에서의 한국의 성취는 지난 세월 압축적 성장을 통해 갖춰놓은 사회시스템과, 정부의 발 빠른 대처, 성숙한 민주시민들의 적극적 참여, 의료진들의 자기헌신, 거대 국제질서 속에서 지켜냈던 저항적 민족주의 등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의 앞날은 어떠할까요? 지는 해일까요, 떠오르는 해일까요?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현 교역자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지금 실행하고 있는 온라인 선교를 통해 우리는 최소한의 준비를 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 유튜브 채널은 570명이 넘는 구독자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은 새로 올라오는 다양한 동영상들을 꾸준히 보시면서 댓글로 또는 제 카카오톡으로 함께 신앙을 나눕니다. 우리 교회의 온라인 예배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주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전하고 가르친다면 분명 복음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이 우리와 함께 하나님 나라 선교 사명을 감당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 19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제가 살핀 바로는 지금 시대는 분명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목회활동이 요청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교회 예배당 건물을 중심으로 주일에 함께 모이는 예배가 모든 목회의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면 이제는 이와는 다른 방식의 목회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어쩌면 그것이 더 새 시대에 적합한 목회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기존의 교회와 목회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고, 그런 관점에서 우리 신앙공동체의 모임 공간도 여러 가능성을 두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오후에 우리 생명사랑교회의 앞날을 결정하게 될 매우 중요한 공동의회를 합니다.

설교를 시작하면서 저는 인생에는 결정적인 순간들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오늘의 공동의회가 생명사랑교회의 역사를 새롭게 만드는 결정적인 공동의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공동의회 안건이 통과가 된다면, 생명사랑교회가 소유하는 첫 공간이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경의 나비가 한 번 날개짓을 한 것이 미국의 허리케인을 불러온다는 이론이 있듯이, 오늘 공동의회의 작은 결정은 분명 우리 교회의 큰 변화를 가져오게 할 것입니다.

우리 교회 정관에 따라 만 18세 이상의 교인이 공동의회 회원이 되는데, 현재 82명이고, 42명 이상이 참석해야 공동의회가 가능합니다. 만약 오늘 공동의회에 참석 인원이 적어서 개회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평신도 중심의 사역을 추구하는 교회답게 우리가 모여서 우리 공동체의 비전을 함께 마련하고 만들어갈 때 각자가 지닌 생각들을, 배려하는 언어로, 차분히 그리고 충분하게 나누는 공동의회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격조 있는 토론과 공동체 구성원들의 기도와 헌신이 녹아들어 있는 공동의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공동의회의 회장으로서 가능한 모든 구성원들이 골고루 발언하여 의견을 모아가는 회의를 하고자 합니다. 저 또한 제 생각과 목회 계획을 분명하게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충분한 대화와 토론 후에 각자가 자신의 생각으로 표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행하려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주님의 몸 되신 생명사랑교회를 온전하게 세워나갈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 내린 결정이 모두를 살리는 길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더 나아가 우리들의 작은 결정들이 위기 시대를 사는 다른 신앙공동체에게 힘이 되고 하나의 모범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영민 집사님의 부모님이 출석하시는 목포연동교회의 부목사님으로부터 최근에 제가 사진 하나와 함께 카톡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읽어 보겠습니다. "빈말이 아니라, 저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생명사랑교회가 걷고 있는 모습 가운데 교회의 희망을 보았기에 사실 자랑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어제 따끈따끈한 책, <코로나19 이후 시대와 한국교회의 과제>(이도영 지음, 새물결 플러스, 2020.)를 읽던 중에......, 여러 모양으로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것을 바라보며 뿌듯했습니다."

"교회는 다양한 상징적 행위와 실제적인 프로그램 그리고 무엇보다 초기 교회가 견지한 유무상통의 현대적 적용을 통해 기독교의 정체성을 드러내야 한다. 무담보 소액대출을 교회에 적용해 희년 기금을 만들거나 희년 학교를 통해 공평과 정의를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를 실천하기 위해 마을 기업을 만들 수도 있고, 코하우징을 통해 공동체 생활을 하거나 특별하게 헌신된 공동체를 통해 유무상통을 실험해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에 있는 어느 작은 상가 교회가 '생활 지원금' 명목으로 전 교인에게 5만 원씩 기본소득을 나누어 주었다고 하는데, 실제적인 도움은 크게 되지 않았겠지만 그럼에도 매우 상징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교회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위 말이다."(82쪽)

코로나 시대와 그 이후의 의미 있게 살아남는 교회는, 매우 작은 공간을 가지고도 하나님의 뜻에 헌신적인 사람들의 모임을 통해 교회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하고, 하나님 나라의 선교 사역을 실제로 해내는 교회입니다. 말씀에 뿌리를 내리고 안으로는 그리스도교 영성을 키우며, 밖으로는 하나님의 선교 사역을 감당하는 교회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미국의 세이비어 교회가 하나의 소중한 모델입니다만, 저는 우리 생명사랑교회 또한 앞으로 그렇게 되어야 하고,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한 마음으로 모두를 살리는 일에 나설 때, 바로 우리 생명사랑교회도 살고, 하나님의 뜻도 살리고, 한국교회도 살고, 우리 모두가 또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생명의 하나님! 우리가 이 어려운 시대에 모두를 살리는 일에 나서게 하여 주소서. 더욱 담대한 믿음을 가지고 주님께서 허락하신 기회를 꽉 붙들게 하여 주소서. 주님! 우리에게 용기를 주소서. 함께 협력할 때 지혜도 주소서. 사랑의 하나님! 삶이 어려울 때마다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지만, 주님과 함께 있을 때는 언제나 사랑으로 가득찼습니다. 우리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며 매 순간 주님의 은총을 선물로 받고 있음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불평의 언어가 아니라 감사의 언어가 나오게 하시고, 주님의 교훈과 증거로 생생한 삶을 살아가게 하여 주소서. 우리 생명사랑 신앙공동체가 소금과 빛이 되게하시고, 세상 욕망이 아니라 주님께서 약속하신 땅을 희망으로 간직한 교회가 되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감사기도

자비하신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주님을 송축하고, 우리의 입술로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방황을 이겨내게 하시고, 우리가 반항할 때에도 우리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사랑할 사람들을 주시고, 아름다움은 누리게 하시며, 고요히 머물 장소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삶의 놀라운 선물들, 우리가 배운 진리와 성취할 수 있던 선한 일들에 감사하며 주님을 찬양합니다. 이 시간 주님께 우리 자신을 드립니다. 받아 주소서. 오늘 예배를 통해 받은 천국의 기쁨을 간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바쁜 세상에서도 주님께서 허락하신 평안을 누리며, 주님께서 감당하라 명하신 소명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으로 주님께 찬양을 드리며,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어깨를 쭉 펴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힘차게 걸어 나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나만 사는 일이 아니라 모두 살리는 일에 나섭시다. 생명을 사랑하는 성도답게 모두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감당합시다.

* 축도

이제는 부를수록 새로운 예수 그리스도의 깊은 은혜와, 생명의 주인이시며 희망의 원천이신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만날수록 따스한 성령님의 숨결이 변화의 흐름을 타고 모두를 살리는 일에 나서는 생명사랑 성도들과, 온라인을 통해 함께 예배하는 모든 믿는 이들에게 지금부터 영원토록 함께 하시길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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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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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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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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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