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 동성애대책위원회(아래 기감 동성애대책위)가 성소수자를 위한 축복기도를 n번방 범죄와 동일 선상에 놓은 성명을 내놓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앞서 기감 교단은 2019년 8월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성소수자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수원 영광제일교회 이동환 목사를 재판에 회부했다.
이와 관련 기감 교단 33회 총회 동성애대책위는 28일 성명을 냈다. 교단 산하 기구가 이동환 목사 재판에 대해 공식입장을 낸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감 동성애대책위는 성명에서 "이동환 목사가 목사 가운을 입고 인천 퀴어축제에 참가하여 동성애자들을 위해 축도한 행위를 반(反)기독교적 행태로 규정한다"라면서 "이것은 목사 가운을 입고 n번방이나 음란물 제작 촬영현장으로 달려가 축도한 행위에 준한다. 이와 같은 범죄행위를 멈추고 회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교단을 향해 "이동환 목사의 회개와 사과가 없을시 현 교리와 장정, 범과에 따라 감리교회 거룩함을 위해 경기연회재판위원회는 그의 출교를 반드시 가결하라"고 압박했다.
기감 동성애대책위는 더 나아가 "일부 동성애 지지자들이 반성경적 행태를 참회하지 않을 경우 직접 그들 스스로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탈퇴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포괄적차별금지법에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성소수자 축복기도를 n번방 촬영현장에 달려가 축복한 행위로 규정한 성명서는 즉각 반발을 불러왔다.
당사자인 이동환 목사는 "교단 동성애대책위의 인식이 심각하게 왜곡됐다. 교단 수준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심경을 밝혔다. 성소수자 연대를 이유로 예장합동 등 8개 보수교단으로부터 이단성을 지적 받은 바 있는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는 "동성애대책위 성명서는 협박과 모욕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라며 개탄해했다.
한편 이동환 목사의 교단 재판 기소 소식이 알려진 이후 구명운동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28일 기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성소수자부모모임' 등 7개 단체와 616명의 개인이 온라인 탄원서에 참여했다.
앞서 23일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도 "이동환 목사의 축복식 참여는 그 자체로 혐오와 차별에 맞선 사랑과 연대의 실천"이라면서 "이 축복이 문제가 된다면 감리회는 어떤 ‘복된 소식'을 성소수자들에게 말할 수 있는가?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교회의 밖으로 쫓아내고 배척해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 할 수 있는가? 아니다"며 기감 교단을 규탄했다.
아직 이동환 목사의 재판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목사 측은 8월 초 열릴 예정이라고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