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설교] 거듭나야 하리라

정인재 목사(사회적 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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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사회적교회 담임 정인재 목사

본문 말씀 : 요한복음 3장 1절 ~21절

예수님과 함께하던 사람들은 어렵고 병들과 사회적으로 약자이며 낙오된 자들입니다. 이들은 권력자들 입장에서 볼 때 사회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며 종교적으로 죄인으로 낙인찍힌 자들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병든자는 치유해주고 배고픈자들에게는 먹을 것을 주었으며 귀신들린 자들에게는 귀신을 쫒아내며 소위 세상에서 가장 밑바닥 인생, 가장 불쌍한 사람들과 함께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예수의 행위는 사회적으로 지도층이나 경제적 정치적으로 기득권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볼 때 아주 위험인물이었을 것입니다.

민중봉기를 일으킬만한 존재로 여겼으며 또한 그의 거침없는 말들은 신경을 거스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한 일들로 소위 기득권층과 보이지 않는 불편한 관계에 있던 예수를 어느 날 밤에 니고데로라는 사람이 찾아옵니다. 성경은 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고 있지는 않지만 그는 바리새인으로 유대인의 관원으로서 소위 가진자였으며 권력자였습니다. 그리고 예수에 대한 이런 저런 소문을 듣고 찾아온 것을 보면 메시아 도래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으며 예수님을 하나님의 보낸자로 믿게되고 그 믿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유지되는 정도의 사람으로 알려줍니다.

그러한 인물인 니고데모가 낮이 아닌 밤에 찾아 왔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됩니다. 사회지도층으로서 대낮에 예수님를 찾아온다는 것은 분명 당시 분위기 상 쉬운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니고데모는 그렇게 예수님을 찾아와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표적을 행하시는 것을 보니, 당신이 하나님이 보내신 선생인줄 알겠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곧 바로 "거듭나지 아니하며 하나님 나라를 보지 못하느라"고 하십니다.

좋은 분위기 같지는 않습니다. 바리새인이며 관원인 사람이 어렵게 찾아와 신앙고백을 하는데 예수님은 '거듭나야 한다'고 다짜고짜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니고데모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당신은 하나님께로서 오신 선생인줄 아나이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지

아니하시면 당신의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라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

예수님은 니고데모의 이 말이 맘에 안들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표적을 행하셨지만 '표적은 악한세대가 구하는 것'(눅11:29)으로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은 표적을 보고 찾아왔다는 니고데모의 말이 100점은 아니였을것입니다. 예수님은 다음과 같은 신앙고백을 원하지 않으셨을까요?

"당신의 말씀을 복음을 들으니 참으로 당신이 하나님이 보내신 선생인줄 알겠습니다."

표적은 예수님이 아니더라고 일으킬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에 대한 말씀'은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표적을 통한 믿음은 금방 흔들릴 수 도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표적과 같은 일에 기초할 때 모레위에 지은 집처럼 바람이 불고 환란이 닥치면 쉽게 흔들리고 무너질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거듭나야 하리라는 말씀 속에는 그 아쉬움이 담겨져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물과성령으로 -

예수님의 거듭나라는 말씀에 니고데모가 이해하지 못하고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사옵나이까?"

"물과 성령을 통하여 거듭나지 아니하며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가 없고 육으로 난 것은 육이고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우선, 물로 거듭나야 한다는 무슨 뜻일까요? 물로 세례를 주던 세례자 요한과 연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과 요한은 특별한 관계에 있습니다. 요한은 성서가 증언하는 바와 같이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는 사역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면서 회개를 요청한 것이죠. 회개를 통해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함으로 우리에게 분명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합니다. 또한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회개란 죄를 뉘우침이며 동시에 회심입니다. 방향의 전환이 수반되어야 하며 삶의 변화가 요청됩니다. 그러기에 요한의 회개요청은 죄의 뉘우침과 동시에 구약의 율법을 뛰어넘으라는 요청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구약에서 신약으로 옮겨갈 준비가 되었는가?예수님을 만날 준비가 되었는가?와 동일한 질문임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회개에는 그러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성령으로 거듭남은 무엇입니까?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수님을 통해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씀에서 보듯이 니고데모는 육의 개념으로 받아 들였으나 예수님은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말씀에서 보듯이 영의 거듭남을 말씀하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영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또 이 말씀은 15절에 보면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영생하는 것은 영이니 '예수님을 믿는 것이 영적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논리적 귀결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여기서 이러한 질문을 던져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본문에서처럼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면 하나님나라를 볼 수 있다"고 하셨는데 오늘날 우리는 온전한 하나님의 나라를 보고 있는 것일까요? 하나님나라는 '가나한 자들' '병든 자들' '억압받는 자들' '고통에 빠진 낯선 이웃들'이 모두 그 어려움으로부터 해방된다 하셨는데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하나님 나라 건국에 앞장 서야하는 교회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돌보고 있나요?

도울 수 있는 자와 도움을 받아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해의 가교를 놓고 있나요?

안타깝지만, 우리교회의 현실은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실천 없는 믿음이 된 이유-

바로 믿음 안에 실천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믿는다는 말 속에는 '따른다'는 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복음가운데서 지속적으로 '나를 따르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 '따름'에는 '버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야 진정한 '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름은 자기비움의 실천과 타인을 향한 사랑을 의미합니다. 야고보 사도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또한 죽은 믿음"이다. (약2/26)

한국교회는 갈3:2("너희가 성령을 받은 것은 율법의 행위로냐 듣고 믿음으로냐")의 구절을 들어 행위로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님으로 믿음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 오인합니다. 행위와 믿음을 대척관계로 만들어 버립니다. 여기에는 오해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행위는 구약의 율법의 613가지 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께서 오셨으니 구약의 율법행위보다는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는 당시 상황에 해당되는 얘기라 할 것입니다. 바울의 서신서의 내용도 믿음구원(이신득의)에 영향을 주었으며. 또한 종교개혁의 루터가 내건 슬로건이기에 한국개신 교회는 더욱 이 말에 사로잡혀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이신득의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안타깝지만 교의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실천 없는 믿음이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게 했다는 것입니다. 실천 없는 믿음은 죽음 믿음입니다.

예수님에 대해 믿음을 갖는다는 것은 다름 아닌 예수님과 하나님의 명을 받을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연이어 받은 명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입니다. 군인이 되어야 군대의 명을 받들지 민간인이 군대의 명을 받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것입니다.

실천은 없는 한국교회는 요즘 사회적으로 골칫거리가 되어있습니다. 코로나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 이전부터도 개독교라는 소리를 듣었습니다. 썬데이크리스챤이라는 말이 그 상황을 대변한다 할 것입니다. 교인이 더한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이유가 예수님에 대한 믿음에 실천이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반쪽짜리 실천-

이렇게 믿음을 통하여 마음의 준비, 관계가 형성되니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두가지의 말씀을 하십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와 같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 이것이 예수님의 명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 사랑에만 치우쳐 있습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은 어쩌면 포기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의 삶의 보면 어려운 이웃과 함께한 그 자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반쪽짜리 실천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웃사랑 실천이 믿음의 완성입니다. 이를 통해서 하나님 나라가 완성될 것입니다. 지금의 세상은 나만 생각하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두마음을 품어야합니다. 나의 마음과 남의 마음. 이것이 우리의 마음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코로나 팬더믹의 시대에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은 '우리는 하나'라는 것입니다. 자유경쟁의 시대에 살면서 타인은 나의 경쟁상대로 전락했습니다. 나의 성공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예수님의 이웃사랑 실천은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줄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웃 뒤에 숨어 계십니다. 율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웃을 통해서 우리는 구원을 보게 될 것입니다. 거듭남이란 인식의 전환으로부터 시작하여 삶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요청하시는 거듭남은 자기중심주의에서 타인을 생각하는 이타적 삶입니다.

신앙은 진퇴양란의 모순된 삶속에서 하나님의 지혜를 가지고 회심하고 결단이며 실천을 통해 나아가는 삶의 변화입니다.

기도

하나님 감격과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은 우리의 영을 키우는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생명의 말씀입니다. 우리에게 말씀으로 함께하시고 키우시고 영생의 삶을 허락해 주심을 이시간 감사드립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어 삶 가운데서 허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과 변화의 삶이 이루워 질 수 있도록 함께하여 주옵소소.

신앙인으로서 변화하는 모습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이 땅에서는 하나님 나라 건설에 일조하는 참신앙인 되게 하여 주옵소서.

신앙은 나를 비움과 동시에 타인을 향해 떠나라는 명령임을 알게 하시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옵소서

요즘처럼 어렵고 힘든 시기에도 복음만 있으면 우리에게 삶의 희망이 있음을 알게 하시고 서로 사랑을 실천함으로 이겨내는 신앙인 되게 하여 주옵소서. 이 땅 위에 하나님 나라가 하루빨리 이루워 질 수 있기를 간구 드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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