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천주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우리 사회의 '연대'와 '협력' 정신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코로나19의 빠른 극복을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반드시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면서 고 다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작년 7월 3일 '한국 교회 주요 교단장 초청 간담회'와 7월 26일 '한국 불교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이은 종교계와의 소통의 자리로, 한국 천주교 지도자를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기독교 지도자들도 만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염수정 추기경, 김희중·조환길 대주교 등 천주교 지도자 9명이 참석했습니다.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옆자리는 2m, 마주보는 거리는 4m 간격을 유지해 앉았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와 집중호우 등으로 매우 바쁜 시간에 귀한 걸음을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연 뒤, "작년부터 뵈려던 일정이 오늘에야 성사되었다"며 유엔총회 참석과 코로나 상황 등으로 몇 차례 연기된 상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오늘도 편안한 상황은 아니어서 좌석 배치가 매우 불편하게 된 것을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려울 때일수록 천주교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왔다"며 "코로나 극복과 수해 복구에도 많은 위로를 주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역감염이 시작된 지난 2월, 전국의 가톨릭 교구에서 일제히 미사를 중단한 사례를 언급하며 "코로나로 생계가 막막해진 이웃의 손을 잡아주시고, 또 수해 피해 지역에 모아주신 성금을 국민들 모두 감사하게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어서 우리 방역이 또 한 번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면서 "방역 책임자로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통령은 "한순간의 방심으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무시하는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다음 주까지가 고비인데, 이번 주가 특히 중요하다"며 "더 이상 방역을 악화시키지 않고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도록 종교가 모범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며 "코로나 장기화로 국민들 마음이 매우 지치고, 또 짜증도 나고, 심지어는 아주 분노하는 그런 마음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힘든 마음을 치유해 주고, 서로의 안전을 위한 연대의 힘이 커지도록 종교 지도자들께서 용기와 기도를 나눠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 간담회가 이어졌다. 염수정 추기경은 정부와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우리 천주교회는 정부의 지침에 최대한 협조하고, 신자들의 개인위생에 철저하도록 각 본당 신부님들을 통해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함께 기도로 마음을 모으고,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권고하며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지난 2월, 대구의 상황을 언급하며 "결국은 코로나를 막아내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나누면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고, 그게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길"이라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때의 경험이 수도권 대유행에 대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빠르게 극복해서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코로나19는 혼자 힘으로 이겨낼 수 없다"며 "연대와 협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고, 간담회는 김희중 대주교의 기도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