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설교] 진리의 증언자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hanmoonduck
(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성경본문

신명기 6장 1-9절, 시편 49편 16-20절, 요한복음서 18장 33-40절

[매우 심란한 한 주]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그리고 영상으로 생명사랑교회의 온라인 예배에 참여하고 계신 전국의 성도 여러분! 폭염과 코로나 19의 급격한 재(再)확산으로 얼마나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는지요? 저 또한 매우 심란한 한 주를 보냈습니다. 저는 평소에 잠도 잘 자고, 아무거나 잘 먹는 편인데, 지난주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밤이 많았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코로나 재확산의 한복판에 한국 교회가 매개자로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사랑제일교회 같은 곳과는 격(格)이 다르다고 아무리 힘주어 말해도, 세상의 여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상식을 가진 민주시민들은 지금 분노에 차 있습니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국민의 48%가 우울감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어서, 코로나 팬더믹이 몰고 온 멘탈데믹(mentaldemic)이 걱정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때에, 몰상식한 목사들과 교인들의 행태는 타락한 한국교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습니다.

저는 여섯 살 때부터 교회를 다녔고, 제가 경험한 교회는 그야말로 좋았습니다. 여름 성경학교, 수련회, 문학의 밤 등 시골에서 경험하기 힘든 교회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삶의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깨달음을 주는 목사님의 설교와 교사들의 성경공부는 참으로 인간답게 올바르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교인들과 함께 힘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전 교인이 함께 예배하고 찬양하고 일하는 경험들은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고 희망을 노래할 수 있게 했습니다. 교회는 분명 농촌 마을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의 장이었고,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문화와 새로운 문명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님 아닌 다양한 어른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했고, 어른들은 아이들과 젊은이들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는 제가 운 좋게도 매우 좋은 교회들만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곡서당에서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공부하던 시절, 비그리스도인이었던 한 후배가 뜬금없이 저에게 교회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래도 술집보다 교회가 많은 것이 더 좋은 것이 아니냐?'라고 했더니 그 친구가 정색을 하면서 차라리 술집이 더 낫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 하는 말이 '술집은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지만, 교회는 인간의 정신을 망치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그 때까지 저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또 그 말에 절대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맑스주의자들이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비판을 했지만, 그것은 왜곡된 종교의 부정적 모습에 대한 비판일 뿐 본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전에 목회하던 교회에서 많은 새교우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자신이 이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는지, 새롭게 하나님 말씀을 배우면서 그동안 삯군 목사들, 종교 사기꾼들에게 당한 것이 얼마나 분통 터지는 일인지를 말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저는 그동안 제가 교회에 가지고 있던 매우 좋은 인상과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관점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교회들을 보면 과연 어디에서 그리스도교의 본래 모습, 그 위대한 정신, 사랑의 실천을 발견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제가 목사가 아니고, 한 명의 그리스도인이었다면 제가 다닐만한 교회를 찾을 수 있을까요?

[심각하게 병든 한국교회의 모습]

지난 3월 신천지가 코로나 확산의 중심에 있었을 때는 '거기는 이단'이라는 말로 부끄러움을 모면할 수 있었지만, 지금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하여 수도권의 각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계속 이어지는 코로나 재확산의 경우 이제 한국교회는 어떤 변명으로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적이며 상식을 갖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한국교회가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자기 비움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자성과 회개의 목소리를 내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보수적이며 교리수호적인 입장에 서 있는 한국교회연합은 정부의 비대면 예배 조치에 대해 매우 불편한 입장을 내비치며 대면 예배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서 국민들의 치솟은 분노에 기름을 끼얹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 19와 지금의 기후재앙은 21세기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위기입니다. 모두가 정신을 차리고 함께 힘을 모아도 도처에 난관들이 있는데, 지금 일부 보수 기독교 목사들과 신자들은 거짓 뉴스들을 만들어내고, 검사를 거부하는 등 몰상식적인 행동을 하면서 방역을 방해하고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회악이 되어 버렸습니다.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방호복을 입고 불철주야 고생하는 의료진에게 막말을 퍼붓고 폭력을 사용하는 이들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진리를 전하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산상 설교를 마치시면서 "나더러 '주님, 주님'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고 하셨습니다. 마지막 때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온갖 일들을 하겠지만,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물러가라."

오래된 지혜를 들려주는 전도서에는 이런 말씀도 있습니다. "향수에 빠져 죽은 파리가 향수에서 악취가 나게 하듯이, 변변치 않은 적은 일 하나가 지혜를 가리고 명예를 더럽힌다.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은 옳은 일 쪽으로 기울고,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은 그릇된 일 쪽으로 기운다. 어리석은 자는 길을 갈 때에도, 생각 없이 자기의 어리석음을 누구에게나 드러낸다. ~ 중략 ~ 지혜로운 사람은 말을 해서 덕을 보고, 어리석은 사람은 제 입으로 한 말 때문에 망한다. 어리석은 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어리석음으로 시작해서 사악한 광기로 끝난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자는 말을 하고 또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 사람은 없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전도서 10:1-3, 12-14절)

[거짓과 참을 구별하라]

이스라엘의 촌 동네 나사렛 출신 청년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시작된 매우 미약한 하나님 나라 운동이 세계 종교로 발돋움하고, 2천년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것은 신앙인들이 예수를 통해 체험한 초월자 하나님의 비전을 가지고 예언자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세상의 불의한 권력에 맞서 싸우고, 세상이 죄인이라 낙인찍은 사회적 약자들을 품어 안으면서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 왔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힘으로 지배하는 자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기 마련이었고, 오늘날 돈을 모든 것의 근본으로 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역시 많이 가진 자들의 횡포와 욕망의 불구덩이 속에서 많은 이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되는 사회적 양극화와 경쟁에서 살아남는 승자들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세상 속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이들은 언제나 구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종교는 세상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여 이기적 욕망과 비본질적 가치에 맞서 참신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는 세상에 구원의 빛을 비추기는커녕, 본인들이 어두움에 물들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국교회의 교인들은 세상에 맞서기 전에 자신들 안에서 참과 거짓을 구별해야 하는 매우 중대한 숙제를 안게 된 것입니다.

오늘 시편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더라도, 그 집의 재산이 늘어나더라도, 너는 스스로 초라해지지 말아라." 이 말씀을 오늘의 언어로 재 번역하자면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에 굴복하지 말고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품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라.'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빵은 매우 중요합니다. 돈은 필요합니다. 넉넉하게 벌지 못하고 돈에 쪼들리면 나도 모르게 스스로 초라한 생각이 들고, 삶의 의욕마저 사라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은 돈이 전부가 아니며 인생이 빵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님을 잘 압니다. 사람에게는 그에 맞는 격이 있고, 품위가 있고, 신앙인들에게는 세상 사람들에게서 발견하기 어려운 고상함이 있습니다. 돈을 벌어도 좋은 곳에 잘 씁니다. 교만하지 않으며 넉넉함으로 늘 여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는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돈을 추구하고 힘을 숭배하는 거짓 예언자들, 타락한 종교가 되었고, 교인들은 너무나 천박하고 막돼먹은 사람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명령하셔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주님의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키며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오직 한 분이신 주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만, 오늘 많은 한국교인들은 돈과 권력을 사랑했고 하나님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망을 추구했습니다.

일제 식민지 속에서 35년, 약 300만의 사망자를 내고 전 국토를 폐허로 만들었던 한국 전쟁을 겪으며 한국인들에게 평생의 과업이 된 것은 가난의 탈피였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에는,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자유와 평등, 민주적 소통, 인간의 존엄과 같은 공적 가치들은 쉽게 망각되고 무시됩니다. 독립군의 후손들이 가난을 면치 못했고, 친일파의 자손들이 오히려 득세하는 것을 보고, 한국인들의 정신에는 깊은 상처가 생겼습니다. 공공의 영역보다 그저 나 하나 잘 살면 그것이 전부라는 생각이 팽배해 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기 위해 남들이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높은 도덕성과 위대한 정신을 보여 주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전통적 토착종교인 무교적 성향을 다분히 지닌 한국 교인들은 그리스도교의 참된 진리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자기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교회와 하나님과 기독교를 이용해 왔습니다. 근대화된 서구 문명과 함께 기독교가 들어 왔기 때문에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도움을 받기 위해 기독교에 접근했고, 하나님의 능력과 전지전능하심을 개인이나 집단의 사적 이익을 얻기 위해 사용한 것입니다. 이런 습성이 지금 기독교의 한 모습을 만들어 왔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 큰 잘못이 있는데, 한국교회에 뿌리 깊게 내린 반(反)지성주의입니다. 그리스도교 진리가 무엇인지를 차분히 배우지도 못하고, 성서와 그리스도교 교리에 대하여 물었을 때 마치 믿음이 없고, 의심하는 사람처럼 취급해 왔던 역사가 오늘날의 맹신과 광신, 몰지각한 교인들을 양성해 온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는 객관적 사실을 다루는 자연과학에 무지하고, 자연과학의 발달을 마치 교회의 적인양 생각하면서, 교인들로 하여금 합리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잃게 만든 것입니다. 성서와 2천년 교회 전통에 근거한 바른 가르침 또한 받지 못했기 때문에 너무도 쉽게 거짓 뉴스에 넘어가고, 보수 우파의 이데올로기 선동에 말려들었고, 그래서 광화문 집회에 나가는 것이 정말로 나라를 사랑하고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처럼 잘못 믿은 것이 지금의 사태를 불러 온 것입니다.

고결한 신앙과 뜨거운 사랑은 때로 윤리를 넘어서는데, 그것을 비윤리, 비상식과 착각하고, 정치적 권력과 재벌의 돈 맛에 기대여 생존을 유지하려는 극우 기독교는 이번 일로 인해 괴멸하고 말 것입니다.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 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교회를 보존하는 것, 교회 성장에만 관심 있는 교회들 또한 점점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많은 교인과 엄청난 액수의 돈으로 자본주의 방식의 경영을 도입하여 교회를 운영하던 대형 교회들 또한 코로나 19 상황에서는 매우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건강하고 올바르게 목회하려는 교회들마저도 한 마리의 미꾸라지가 흐려놓은 웅덩이 속에서 한동안 꽤 힘든 시절을 보내게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교회에 대한 이 사회의 시선이 갈수록 험악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깨끗하게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은 시간만 흐른다고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정말 뼈를 깎는 노력과 예수님의 뜻을 따라 나섰던 첫 그리스도인들의 결단과 지속적인 훈련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깊은 물에 들어가면 빠져 죽습니다. 그러나 수영을 어느 정도 하는 사람도 거센 풍랑이 치는 바다나 소용돌이치는 물에서는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는 매우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형국이고 여기에서 살아남으려면 비상한 능력과 단단한 각오, 꾸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교 복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묻고 자신의 삶 가운데에서 옳게 적용하지 못한다면 우리 교회 또한 역사의 한 페이지만을 장식하고 사라지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어려운 시국에도 교회 차량을 구입하기로 하였고, 작지만 새로운 예배 처소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계약을 했고, 이제 잔금을 내고 인테리어를 하고 이사를 가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만만한 과정이 아니지만 아마도 내년 초가 되면 모든 이전은 마무리 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보다 더 작은 공간에서 어떤 목회활동을 해야 이 풍랑을 헤치고 밝은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물론 저는 계획이 있고, 분명한 방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의 표어처럼 목회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신도 중심의 사역으로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감당하려면 저와 여러분 모두 진정한 신앙의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우리 교회 유튜브 채널과 수요사경회를 진지하게 그리고 빠짐없이 공부하는 마음으로 잘 듣고 마음에 새기신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각 영상에 달려 있는 댓글(선플)들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댓글들에는 신앙을 성숙시키기 위해 열정적이고 애쓰는 분들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 분들과 함께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바로 예수의 복음을 바르게 알고 몸에 익힌 분들이 주도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과거의 상처에 머물러서 새로운 도전도 하지 못하고, 어린 아이처럼 어리광이나 부리는 얕고 미적지근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교회의 지도자가 되면 안 됩니다. 목회자나 평신도 지도자들은 밀과 가라지를 함께 품을 줄 아는 넉넉함이 있어야 하지만, 자신 안에 있는 교만과 나태함, 시기와 질투, 헛된 욕망과 어두운 그림자들을 철저하게 몰아낼 줄 알아야 합니다. 세상의 지식이나 지위만으로 신앙 공동체를 지도할 수는 없습니다. 철저하게 말씀과 기도로 단련된 신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짜 참된 신앙으로 훈련된 사람들이 많을 때에만 우리 신앙공동체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힘든 세상 사람들에게 소금과 빛이 될 수 있습니다.

[빌라도와 예수의 대결]

오늘 요한복음서에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고 있는 예수님을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당대 가장 강한 권력자 앞에서도 매우 당당한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대가 유대 사람들의 왕이오?" 빌라도의 물음에 예수님은 이렇게 되묻습니다. "당신이 하는 그 말은 당신의 생각에서 나온 말이오? 그렇지 않으면, 나에 관하여 다른 사람들이 말하여 준 것이오?" 오늘 예수님께서 빌라도에게 되물은 이 물음을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주체적인 생각과 자발적인 의지를 가지고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어쩌다 교회에 다니게 되었고, 가족들도 있고, 그동안의 관계도 있고 하니 그냥 다녀 주는 것입니까?" "여러분이 알고 있는 그리스도교의 진리는 여러분 스스로가 고민하고 찾아보고 의심해보고 씨름하면서 얻은 결론인가요? 아니면 남이 해준 말을 듣고 그저 그런가 보다 했던 것인가요?"

예수께서는 진리를 증언하시기 위해 세상에 오셨고,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예수가 하시는 말씀을 옳게 알아듣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에서 과연 얼마의 교인이 진리의 증언자이신 예수를 바르게 알고 있을까요? 바르게 알았다면 또 몇 명이나 진지하게 예수를 따를까요?

오늘 빌라도는 예수를 앞에 놓고 "진리가 무엇이오?"라고 묻고 있습니다. 진리의 구현체이신 예수를 눈앞에 보면서도 진리가 무엇인지를 묻는 빌라도의 어리석음을 요한복음서는 역설적으로 보여 주고 있지만, 실제로 오늘날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진리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도 않을뿐더러, 실은 예수님에게도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도 빌라도는 최소한 예수에게 죄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 교인들은 예수를 믿는다면서 사회의 고통을 증가시키는 범죄를 오히려 저지르고 있습니다. 일부는 무지하기 때문이고, 일부는 자신의 욕망의 노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와 기후 재앙은 인간의 탐욕을 극대화 시킨 문명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입니다. 이제 모든 활동을 잠시 멈추고 근원부터 성찰하라는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목표가 코로나 19 이전처럼 '모이는 교회'로 회복되는 것일 수 없습니다. 오히려 모든 뜻 있는 선한 이웃들과 함께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 고난당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는 '흩어지는 교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을지를 더 모색해야 합니다. 구원의 방주로 모이라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하나님의 선교 현장으로 나아가서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펼치려면, 불확실성과 거짓 뉴스들과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 이들에게 생명의 진리를 전하려면, 우리 스스로 예수 그리스도처럼 진리의 증언자로 자신을 십자가에 내 줄 수 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2000년 전 대중들은 진리의 증언자이신 예수를 버리고, 오히려 강도인 바라바를 택했습니다. 어쩌면 오늘날 사람들도 혼란 속에서 참된 진리를 외면하고 거부하며 무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우리는 거짓을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전국의 신앙인 여러분! 양의 탈을 쓴 늑대들, 목자라면서 사실은 강도짓을 하는 이들에게 속지 마십시오. 늘 깨어 기도하고, 깊이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거룩한 영을 구하십시오. 여러분이 올바로 구한다면 아낌없이 주시는 하나님께서 은총을 베푸실 것입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지혜의 하나님! 우리가 자유롭게 하는 진리를 알게 하소서. 가중된 불안과 코로나 19의 급격한 확산 속에서 안달하는 마음으로 거짓 지도자들에게 속아 넘어가지 않게 하소서. 어렵고 힘든 때이지만, 무던히 견디며, 더 깊은 세계로 나아가도록 우리를 붙들어 주소서. 겪을 것을 겪어가며 바르게 깨닫게 하소서.

진리의 증언자이신 예수님을 더 깊이 알아가도록 하여 주소서. 말씀을 제대로 배우고, 우리의 마음과 귀를 열어 하늘로부터 내리는 지혜의 말씀을 듣게 하여 주소서. 이 무더운 여름, 방역을 위해 헌신하고 애쓰는 모든 의료진들을 주님께서 살펴 주소서. 힘을 주시고, 방역 당국에게 저항하는 이들을 물리쳐 주소서. 한국교회가 빨리 회개하고 올바른 모습을 되찾게 하여 주소서. 우리 생명사랑교회와 먼저 깨인 자들이 하나님의 선교 사명에 더 열심을 내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감사기도

자비하신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주님을 송축하고, 우리의 입술로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방황을 이겨내게 하시고, 우리가 반항할 때에도 우리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사랑할 사람들을 주시고, 아름다움은 누리게 하시며, 고요히 머물 장소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삶의 놀라운 선물들, 우리가 배운 진리와 성취할 수 있던 선한 일들에 감사하며 주님을 찬양합니다. 이 시간 주님께 우리 자신을 드립니다. 받아 주소서. 오늘 예배를 통해 받은 천국의 기쁨을 간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바쁜 세상에서도 주님께서 허락하신 평안을 누리며, 주님께서 감당하라 명하신 소명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으로 주님께 찬양을 드리며,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어깨를 쭉 펴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힘차게 걸어 나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거짓에 속지 말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거룩하신 영께서 주시는 지혜를 얻어, 진리의 증언자가 되십시오.

* 축도

이제는 우리의 상처를 어루만지시는 손길이시며, 우리를 모든 고통으로부터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부활의 능력으로 모든 죽음의 세력을 이기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과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하시는 거룩한 영의 감동과 친교가 진리의 증언자로 살고자 하는 생명사랑 교우와 지금 이 시간 함께 예배하는 모든 성도들 위에 지금부터 영원토록 함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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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