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교세를 가진 장로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교단이 21일 일제히 제105회기 총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통합과 합동교단은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 이번 총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예장합동 교단은 극우 정치집회로 논란을 일으킨 전광훈 목사에 대해 이단성을 지적했다. 예장합동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전광훈 목사의 말과 신학에 이단성이 있고 이단 옹호자이므로 예의주시할 뿐 아니라 엄중 경고하여 재발을 방지키로 하고, 전광훈 목사와 관련된 모든 집회에 교류 및 참여 자제를 강력히 촉구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총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아직 전 목사의 이단성이 확정된 건 아니다. 예장합동 총회는 '총회 임원회가 추후에 이 건을 다루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신임 총회장에 올랐다. 예장개혁 출신의 소 목사가 총회장에 오른 건 이례적인 일이다.
예장합동은 여성안수에 대해선 불가입장을 밝혔다. 예장합동 신학부(고창덕 부장)는 "성경에 여성 안수와 관련한 구체적 사례나 언급을 찾아볼 수가 없다"며 "우리 교단이 전통적으로 가르쳐 온 대로 여성 안수는 불가하다"고 결론지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 신학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예장합동 교단 계열 신학교인 총신대에서 강의하다 부당해고 당한 강호숙 기독인문학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여성안수가 성경에 언급돼 있지 않다고 했지만 남성안수 역시 관련 언급이 없다. 또 막달라 마리아는 여성인데 왜 그가 전한 부활복음은 왜 믿는가?"라며 합동교단에 날을 세웠다.
예장통합 교단의 경우 최대 현안은 명성교회 세습을 허용안 수습안 철회여부다. 서울노회 등 12개 노회가 수습안 철회를 헌의한 상태다.
명성교회 세습, 기정사실화 수순
이에 대해 105회기 총회는 이 안건을 본회의에서 다루지 않았다. 제주노회는 "명성교회 수습안은 노회 12개가 헌의할 만큼 교회사적 사건이다. 105회 총회가 다뤄야 할 가장 중요한 안건"이라면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수습안 철회를 본회의에서 처리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곧장 반론이 나왔다. 반론에 나선 대전제일교회는 "명성교회 수습안은 절차상 하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규칙부장 김성철 목사는 "제기된 안건은 헌의위원회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며 제주노회 측 제안을 기각했다.
105회기 총회 회무 시작에 앞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제115기 살림학우회는 총회가 열리는 도림교회 앞에서 '명성교회 불법세습의 신속한 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영근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장은 총대를 향해 "교단의 헌법질서를 무너뜨린 작년 제104회 총회의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 철회와 교단헌법에 위배된 목회세습행위에 대해 명확하게 치리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정태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도 "수습안을 그대로 두는 것은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를 죽이는 일이요, 통합 교단도, 명성교회도 죽이는 일이다. 수습안을 강행하면 잠시 명성교회는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주님 앞에 회개할 기회를 잃어 명성교회는 더 큰 죄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소에도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는 불투명하다. 신임 신정호 총회장은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헌의안을 정치부로 보냈다. 이 헌의안은 오는 25일 열리는 총회 임원회가 다루는데, 임원회가 수습안 철회를 결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에 대해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총회는 교단의 질서를 바로잡고, 헌법의 권위를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