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의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28일 제105회기 총회를 진행했다. 앞서 총회를 진행한 예장합동·통합 교단과 마찬가지로 이번 기장 교단 총회 역시 온라인 비대면 방식을 채택했다.
기장 교단은 이번 105회 회기에서 뜻깊은 이정표를 세웠다.
먼저 총회장은 충북노회 소속 청주제일교회 이건희 목사가 맡게 됐다. 부총회장은 익산노회 소속 김은경 목사가 당선됐다.
김은경 목사는 여성으로 이주민센터·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해 오며 이주민, 여성 등 약자들의 편에 서왔다는 평가다. 김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주민소위원회 위원장도 지냈었다. 김 목사는 부총회장 선거에서 전체 642표 중 543표를 얻었다.
목사 부총회장이 다음 회기 총회장을 맡는 장로교단 관례상 김 목사는 내년 106회기 총회장에 오를 전망이다. 여성 목회자가 교단 총회장을 맡는 건 기장 교단은 물론 개신교 교단 사상 처음이다. 반면 예장합동 교단은 '성경에 없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 여성안수를 불허했다.
이에 대해 한일장신대 차정식 교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세상의 변화에 맞춰 교회도 구태의 외피를 벗고 진보해가는데 다른 한 구석에서는 여자를 목사로 안수하는 것은 비성경적, 반성경적이라고 금지하며 철옹성 속에 당신들만의 천국을 부르짖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비성경적·반성경적 실천을 하면서 여성을 목사로 세우고 총회장으로 뽑는 교단을 왜 이단사이비로 정죄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여성신학자인 기독인문학연구원 강호숙 박사는 "여성도 하나님이 사랑하시는데, 일부 장로교단은 격려해주기 보다 여성들의 신앙적 열심을 폄하하고 때론 좌절감을 안기기도 한다"며 "한국교회에서 기장 교단이 그나마 평등한 교회로 나아가는 것 같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편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이재천 총무 후임엔 서울노회 김창주 목사가 당선됐다.
기장은 총회 지도부만 선출한 채 총회를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육순종 전 총회장은 "새로운 임원만 세우고 정회했다. 처음부터 정회를 염두에 둔 것은 짧은 비대면 총회로는 심도 깊은 안건처리가 어렵겠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장 총회는 11월 중 총회를 속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