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성경이 말하는 방언 (14)

김승진 침신대 명예교수(역사신학·교회사)

사도 바울과 누가는 두 가지 종류의 방언을 말하고 있는가?

VII. 고린도전서 12장과 13장에서의 방언

김승진
(Photo : ⓒ 침례교신학대학교)
▲김승진 교수 (침례신학대학교 교회사 명예교수)

2. 고린도전서 13장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3장을 쓰면서 아가페 사랑의 마음과 자세와 태도로 은사들을 사용할 것을 역설했습니다. 12장을 마무리하면서 31절에서 "너희는 더욱 큰 은사를 사모하라 내가 또한 가장 좋은 길을 너희에게 보이리라"고 했던 것은, UT방언이 더욱 큰 은사라는 의미가 아니고, 아가페 사랑이 "더욱 큰 은사"요 "가장 좋은 길"임을 강조했던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3장에서 "방언"이라는 말이 두 번 등장합니다. 1절과 8절인데, 여기에서도 두 번 다 복수형 단어(glossais, glossai), 즉 LT방언의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a. 13장 1-3절

(고전 13:1-3) "1)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2) 내가 예언하는 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3) 내가 내게 있는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라는 표현에는 가정법 접속사('ean)와 과장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번역은 "내가 사람들과 천사들의 언어들을 말할지라도"('Ean tais glossais ton anthropon lalo kai ton 'aggelon, If I speak with the tongues of men and of angels-KJV, If I speak in the tongues of men and of angels-NIV)입니다. 여기서 "언어들"(말들)은 LT방언들입니다.

"내가" 천사들처럼 아무리 아름답고 고상한 미사여구(美辭麗句)를 사용하여 말을 한다고 할지라도, 아가페 사랑이 없이 하는 말은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I am become as sounding brass, or a tinkling cymbal-KJV, I am only a resouding gong or a clanging cymbal-NIV)가 되고"라고 과장해서 비꼬면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과 천사들의 언어들"(tais glossais ton anthropon kai ton 'aggelon, the tongues of men and of angels-KJV)을 중얼중얼하는 UT방언 즉 "하늘의 언어"로 해석하는 것은, 사도 바울이 여기서 말하고자 했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사람들과 천사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언어(말, LT방언)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가브리엘 천사도 요셉과 정혼한 처녀 마리아를 찾아와서 수태고지(受胎告知, the Annunciation)를 할 때, 마리아가 사용하고 있던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했습니다. 물론 마리아도 자신의 언어로 답변했습니다:

(눅 1:26-28, 30-31) "여섯째 달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라.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천사가 이르되 '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눅 1:34, 38)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되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천사 가브리엘과 마리아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말, 즉 서로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intelligible language)인 LT방언으로 대화했습니다. 마리아가 "랄라랄라, 우시빠따, 꼬빠따라"와 같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천사를 향해 UT방언을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 1절의 "사람들과 천사들의 언어들"을 UT방언으로 해석해서 그것을 "하늘의 언어"라고 주장하는 것은 소도 웃을 일입니다. 그러한 표현을 제목으로 하고 거기다가 "하늘문을 여는 열쇠"라는 부제를 달아놓은 책이 2017년 11월 현재 초판 96쇄를 발행했다고 하니, 책 출판은 대성공을 거둔 것 같습니다[김우현, 「하늘의 언어: 하늘문을 여는 열쇠」 (서울: 규장, 2007).]. 과연 그 책의 제목이 성경적 진리에 근거한 표현일까요?

고린도전서 13장 1절부터 3절까지 "내가....... 지라도 사랑이 없으면"이라는 표현이 3번 반복되고 있는데, 사도 바울은 가정법을 써서 자신에게 무조건적이고 희생적인 아가페 사랑이 없다면, 어떠한 말도(1절), 어떠한 비밀과 지식과 믿음도(2절), 어떠한 구제와 희생도(3절) 전혀 무가치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장법적인 문학적 표현을 한 것입니다. 한글성경에서는 "사람의 방언"이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사도 바울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뜻과 메시지가 내포된 말들 즉 LT방언들(tais glossais ton anthropon, human languages)을 의미했지, 알아들을수 없는 중얼거리는 UT방언 기도를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1절의 말씀을 사도 바울의 의도와는 전혀 엉뚱하게 다르게 해석해서 그것을 "하늘의 언어"라고 주장하는 것은 순진한 그리스도인들을 진리의 말씀으로부터 이탈케 하는 일종의 속임수이자 선동입니다. 그것은 거짓입니다.

b. 13장 8-10절

(고전 13:8-10) "8)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 9)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하니, 10)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으로 하던 것이 폐하리라."

물론 "방언도 그치고"(고전 13:8b)라는 표현에서도 방언이라는 말은 복수형('eite glossai, pausontai, whether there be tongues, they shall cease-KJV, where there are tongues, they will be stilled-NIV)이 사용되었습니다. 성령의 기적적인 은사로서의 뜻과 메시지가 있는 방언들(LT방언들, 언어들, 외국어들, glossai)이 언젠가는 그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바울 사도는 UT방언이 언젠가 그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언제 그러한 일이 발생할까에 대해서 논란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성경이 완성될 때라고 주장하고, 어떤 이들은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라고 주장합니다[이창모, 「방언, 그 불편한 진실」 (서울: 밴드 오브 퓨리탄스, 2014), 168-74; 옥성호, 「방언, 정말 하늘의 은사인가?」, 163-73; 김동수, 「방언, 성령의 은사: 성경과 교회 역사에 나타난 방언」 (서울: 킹덤북스, 2015), 35-8.]. 고린도전서 13장 9-10절에서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하니,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으로 하던 것이 폐하리라"고 했습니다. "온전한 것이 올 때"('otan de 'elthe to teleion, But when that which is perfect is come-KJV, but when perfection comes-NIV)의 의미에 대한 해석에 따라 견해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온전한 것"(teleion)은 완전한 것, 성숙한 것, 무르익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텐데, 주석학자들의 견해는 크게 엇갈립니다:

그들은 다양한 해석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브루스는 "온전한 것"이 사랑을 가리킨다고 말했고, 워필드는 완성된 정경(약 1:25 참조)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또한 로버트 토마스는 성숙한 교회(엡 4:11-13)을, 리처드 개핀은 그리스도의 재림을, 토머스 에드거는 개인 신자가 하늘의 영광에 들어가는 것(고후 5:8 참조)을 각각 가리킨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전한 것"의 의미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엇갈리지만, 기적적인 계시의 은사가 중단되었다는 결론에 있어서는 모두 의견이 동일하다[Anthony Thiselton, The First Epistle to the Corinthians: A Commentary on the Greek Text, New International Greek New Testament Commentary (Grand Rapids, MI: Paternoster, 2000), 1063-4. John MacArthur, 「존 맥아더의 다른 불」, 213에서 재인용.].

그러나 이 구절에서 사도 바울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가페 사랑의 영원성"입니다(고전 13:8a,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되," Charity never faileth-KJV, Love never fails-NIV). 예언과 지식은 미래시제로서 타동사(他動詞)의 수동태로 "폐하여질 것이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예언도 폐하고"(propheteiai, katargethesontai, whether there be prophecies, they shall fail-KJV, But where there are prophecies, they will cease-NIV), "지식도 폐하리라"(gnosis, katargethesetai, whether there be knowledge, it shall vanish away-KJV, where there is knowledge, it will pass away-NIV). 이에 비해 LT방언은 미래시제로서 자동사(自動詞)로 스스로 "그칠 것이다"(glossai, pausontai, whether there be tongues, they shall cease-KJV, where there be tongues, they will be stilled-NIV)라고 표현했습니다. 신약성서가 완성된다든지, 성경이 다른 언어들로 번역이 된다든지, 사람들이 외국어들을 배우고 익혀서 능통하게 사용하게 될 상황이 될 때에는, 언어로서의 LT방언의 기적적인 은사는 자연히 그치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사도행전(2장, 10장, 19장)에서 누가가 기록했던 언어 혹은 외국어로서의 LT방언과 고린도전서에서 사도 바울이 참 성서적인 방언으로 말하고 있는 동일한 LT방언은 모두 한시적(限時的, temporary)인 성격을 갖는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얼거리는 UT방언이 한시적이라거나 그러한 은사가 종결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UT방언과 같은 이교적인 신앙행습은 초대교회 당시에도 있었고, 중세시대 수도원들에서 수도사들과 수녀들에 의해 행해지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신앙행습은 교회역사 상 언제나 존재해 왔고 오늘날에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교회역사 상 UT방언의 행습은 역사에 모두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시시때때로 등장을 했고 그것이 그쳤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성서적인 참 성령의 은사가 아닙니다.

사실 UT방언과 같은 기도행습은 기독교 교회에서만 일어나는 현상도 아닙니다. 이슬람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들에서도 유사한 방언기도 행습이 행해지기도 했습니다["방언하는 무슬림," [Youtube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v_vVd7oj4p4, 2019년 6월 7일 접속.]. 오늘날 뉴 에이지운동에서 행하는 "만트라"(Mantra) 주문["Mantras for Deep Inner Peace," [Youtube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 zwTGyO3MdP4&t=480s, 2019년 6월 6일 접속.], 불교에서 반복적으로 읊조리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Youtube 동영상] https://www.youtube.com /watch?v=bsJLld2KH2s, 2019년 6월 7일 접속.], 창가학회라고도 불리는 남묘호랑개교 교인들이 되풀이해서 외우는 "남묘호랑게쿄"["'남묘 호랑게쿄'에 대한 자료," [온라인자료] http://cafe.daum.net/christanpoet/3M4K/30?q=%EB%82%A8%EB%AC%98%ED%98%B8%EB%9E%91%EA%B2%8C%EC%BF%84, 2019년 6월 15일 접속.], 증산도의 스물세 글자로 된 "태을주"(太乙呪)와 같은 주문("훔치훔치 태을천 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사파하")["태을주 주문," [Youtube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 y0qi9Gsb6ek&t=248s, 2019년 6월 17일 접속.], 박수무당의 "운명을 바꾸는 기도(운바기)"["운명을 바꾸는 기도(운바기)는 방언 기도다," [Youtube 동영상] https://www.youtube.com /watch?v=Z4KnnBPESkg&t=199s, 2019년 6월 10일 접속.] 등도 UT방언과 유사한 것입니다. 요즈음에는 일부 로마가톨릭 신부들이나 수녀들도 중얼거리는 방언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동영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박성구 신부따라 심령기도하기," [Youtube 동영상] https://www.youtube.com /watch?v=FIIwC5ciWio, 2019년 6월 21일 접속.].

주문(呪文)은 술법(術法)을 부려 귀신을 쫓아내거나 병을 치료할 때 행하는 미신적인 주술적 기도입니다. 그 배후에는 악한 사탄의 영이 역사하고 있습니다[한국성경바로알기 운동학회, "중언부언 기도하지 말라," [온라인자료] http://blog.naver.com/PostView.nhn? blogId=newlife777&logNo=221282387541, 2019년 5월 13일 접속.]. UT방언은 고린도교회 교인들도 예수 믿기 전에는 신전의 우상들을 향해서 습관적으로 행하던 신앙적인 옛 악습(惡習)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은사들에 관해 논하기 전에 "너희도 알거니와 너희가 이방인으로 있을 때에 말 못하는 우상에게로 끄는 그대로 끌려 갔느니라"(고전 12:2)는 말씀부터 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2장과 13장에서 거짓방언이요 가짜방언인 UT방언에 대해서는 언급조차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가 여기서 언급했던 "방언"이라는 낱말들은 모두 복수형 단어인 LT방언(glosson, glossai, glossais, speaking in tongues-KJV)이었습니다.

아직 신약성경이 완성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시기 위해서 예언(혹은 대언)의 은사와 LT방언 은사를 가진 자들을 통해 말씀하신 것입니다. 외국어로서의 LT방언은 통역이 되어야 성도들이 그 뜻과 의미를 알아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사도 바울은 LT방언 통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입니다. 예언이나 통역된 LT방언은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계시적인 기능을 수행했습니다. UT방언 통역은 사도 바울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UT방언은 말하는 자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듣는 자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알아들을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소리(unintelligible voice)이기 때문에 통역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UT방언을 통역한다는 것은 희극(喜劇)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살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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