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수 개신교 목회자들이 '교회폐쇄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의 일부 조항 등을 놓고 18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스스로 문을 닫은 교회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들 목회자 357인의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의 고영일 변호사는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염병예방법 중 위헌적인 제49조 제1항 제2호, 동조 제3항 내지 제4항"에 대해 이 같이 제기했다고 밝혔다.
고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9월 29일 개정한 내용이 12월 30일부터 시행이 된다"며 "먼저, 제49조 제1항 제2호는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라는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인 개념을 사용해 어떠한 구체적인 기준 하에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한다는 것인지 일반 국민이 예견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했다
또 "제49조 제1항 제2호의2 및 동법 제49조 제3~4항에 따르면 시설의 관리자 등이 방역지침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시설폐쇄나 운영중단 명령이 가능한 바, 위 법률 규정에 따르면, '정부가 임의로 설정한 거리두기 단계 및 방역지침'에 따라 언제든지 교회의 시설폐쇄나 운영중단이 이루어지게 되어 종교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에서 강력하게 보장되고 있는 종교의 자유가 단지 정부의 방역지침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시설폐쇄나 운영중단 명령을 받을 수 있고, 이에 불응하고 계속하여 교회를 운영하는 경우 시설의 간판이나 표지판의 제거와 더불어 폐쇄된 장소라는 시설물을 게시하여 폐쇄되는 끔찍한 조치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위 법조항을 교회폐쇄법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2.5단계에서부터는 종교적 집회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제한하는 박탈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방역지침은 종교적 모임의 형식, 내용까지 규제하는 것으로서, 종교적 행위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목회자들이 문제 삼는 조항은 아래와 같다.
제49조(감염병의 예방 조치)
①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모든 조치를 하거나 그에 필요한 일부 조치를 하여야 하며, 보건복지부장관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제2호, 제2호의2부터 제2호의4까지 및 제12호의2에 해당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
2.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
2의2.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이 있는 장소 또는 시설의 관리자·운영자 및 이용자 등에 대하여 출입자 명단 작성,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의 준수를 명하는 것
③ 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제1항제2호의2의 조치를 따르지 아니한 관리자·운영자에게 해당 장소나 시설의 폐쇄를 명하거나 3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운영의 중단을 명할 수 있다. 다만, 운영중단 명령을 받은 자가 그 운영중단기간 중에 운영을 계속한 경우에는 해당 장소나 시설의 폐쇄를 명하여야 한다. <신설 2020. 9. 29.>
④ 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제3항에 따른 폐쇄 명령에도 불구하고 관리자·운영자가 그 운영을 계속하는 경우에는 관계 공무원에게 해당 장소나 시설을 폐쇄하기 위한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게 할 수 있다. <신설 2020. 9. 29.>
1. 해당 장소나 시설의 간판이나 그 밖의 표지판의 제거
2. 해당 장소나 시설이 제3항에 따라 폐쇄된 장소나 시설임을 알리는 게시물 등의 부착.
한편 이 같은 일부 목회자들의 반발에 한 네티즌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며 "해당 법조항이 문제라면 스님들은 사찰폐쇄법이라고 신부님들은 성당폐쇄법이라고 반발해야 하지 않은가?"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