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확진자를 낸 BTJ열방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센터에 대한 신학적 비평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500여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를 양산한 BTJ열방센터는 조직의 폐쇄적 특성 때문인지 30%에 그치는 방문자들의 저조한 진단 검사율 등으로 네티즌들로부터 이기적인 집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총신대 김희석 교수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BTJ(Back to Jerusalem) 운동에 대해 "성경의 전체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 비성경적 가르침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성경이 그리고 있는 종말의 그림은 어떤 특정시간과 특정 공간으로의 귀환이 아니라, 보편적 시간과 공간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되는 '확장'적 완성이다"라며 "예루살렘에 돌아가 성전을 지어야 종말이 완성된다는 것은 (주장의 강도 여부에 따라 조심해서 판단해야 하겠으나) 매우 이단적인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BTJ운동이 이렇게 비성경적인, 거의 사이비에 가까운 운동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그들과 일반교회의 선을 그어 일반 개신교회를 변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며 "하지만, 이제 교회는 스스로를 변호하기만 하는 데서 좀 더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왜냐하면, BTJ 운동은 개신교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부족한 점들을 보여주는 자기 샘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라며 "성경의 건강한 가르침에 천착하지 않고, 그냥 열정에 심취해서 사역에 몰두해온 우리네 교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진다"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엄중한 코로나 사태 속에 대면으로 대규모 집회를 연 BTJ열방센터에 "지역교회의 주일예배도 아닌 한 선교단체의 모임을, 이렇게 엄중한 코로나 사태 가운데, 굳이 대면으로 대규모로 진행을 해야 했느냐. 그 열정 가운데 숨어 있는 우리들의 신앙적 위험성이 보이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이어 "때로 우리는 사역이 전부인 줄 알고 거기에 목숨을 건다"며 "사역자라면 마땅히 그래야 할 것. 다만, 때때로 하나님은 그 사역을 멈추고 숨을 고르게 하시는데, 그 순간을 잘 분별하고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나 단체의 열정이 아닌, 하나님의 손에 우리의 사역이 붙잡혀 있도록 하시는 순간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인해서 사역의 멈춤 시기에 돌입한 것 같은 교회 모습은 어쩌면 하나님께서 주시는 숨고르기의 시간일 수 있다"면서 "우리들의 교회가 정말 이 사태에 대해서 반응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는 우리의 내면의 신앙을 또한 살펴보는 것이리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번 숨고르기 기간은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정결하게 하시려는 기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며 "건강하지 못했던 교회의 모습도 드러내게 하시고, 잘못 치우친 신학적 방향성도 드러내게 하시고, 예배를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모습도 반성하게 하시고, 교회가 정말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하시며, zero point에서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하시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