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데스크시선] 한덕수 전 총리 무속 프레임 논란에 부쳐

"기독교 집안 배경과 개인의 신앙은 별개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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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국무총리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총리를 둘러싼 무속 프레임 논란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지난해 12월 26일 CBS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한덕수 총리 부인이 그림 계의 큰손"이라며 "무속에 너무 심취해 있다"고 주장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박 의원은 지난 4월 15일에도 같은 방송에 출연해 "무속에 관해 한 대행 부인은 '김건희 2'가 아니라 '김건희 어머니'라고 할 정도"라며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무속 문제를 지적하며 논란을 부추겼다. 박 의원의 발언은 SNS 등의 매체를 통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한덕수 무속 논란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전 총리도 이러한 무속 논란을 의식한 듯 교회세습으로 세간에 알려진 명성교회를 찾아가 부활절 예배를 드리는 등 개신교 종교 행사 참여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무속 논란을 잠재우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4월 27일 뉴데일리는 단독 보도를 통해 한덕수 무속 논란의 중심인물, 즉 한덕수 전 총리의 부인 최 여사의 증조부 최학삼 목사는 일제강점기 시절 다수 교회를 설립했을 뿐 아니라 이완용과 재판을 해서 승소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최 목사는 또 "1908년 일진회에 대항할 목적으로 설립된 김제 대창교회 1대 장로를 역임"했고, 이후 "명량교회, 남포교회, 선유도 교회 등을 개척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전 총리를 둘러싼 무속 논란을 정치 공세 차원의 '무속 프레임'으로 치부하는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몇대째 기독교 집안이라는 것이 성도 개인의 신앙의 올바름 정도를 판단할 잣대가 되지는 못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끊임없이 지속됐던 김건희 여사 무속 논란은 이를 잘 보여준다. 윤 전 대통령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는 "구약성서를 다 외울 정도"로 경전에 심취해 있으며 심지어 고모는 현직 목사이기까지 했다. 기독교 집안 배경과 개인의 신앙은 별개의 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한편 특정 종교를 믿는 정치인을 상대로 한 정체공세 성격을 띠는 무속 프레임과 관련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한덕수 전 총리는 루터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주술이나 점괘 등 무속에 의존하지 않는 종교인이라면 이번 무속 논란은 해프닝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무속은 샤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사람에게 흐르는 종교문화적 DNA로 평범한 기독교인에게조차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불쑥불쑥 나타나는 종교 현상일 수 있는 것이다. 두부 잘라내듯이 무속과 기독교를 완전하게 순수하게 분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기복적인 요소가 남아있는 한 무속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정도의 문제일 뿐 그들의 신앙생활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무속 공세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남발되는 경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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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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