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교계 연합기구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이하 한교연)이 11일 "교회 폐쇄하는 '방역독재'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부산 세계로교회에 내려진 당국의 행정조치에 반발하는 내용이었다.
한교연은 "부산시와 관할구청이 대면예배를 드려왔다는 이유만으로 부산 세계로교회를 강제 폐쇄한 것에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며, 민주국가에서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인 '신앙의 자유'마저 무력화시킨 '방역독재' 행위를 규탄한다"고 했다.
이어 "부산 세계로교회는 5,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교회이다. 이 교회는 전교인이 마스크를 쓰는 등 철저히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2미터 이상 떨어져 앉아 예배를 드려 왔다. 이 교회가 얼마나 철저히 방역수칙을 준수해 왔는가는 그 동안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입증해 준다"고 했다.
한교연은 "그런데도 부산시와 관할 구청은 '집합금지명령'을 위반했다며 그간 6차례 고발하고, 6~7차례나 경찰조사를 받게 하는 등 온갖 행정적인 압박을 가해왔다"면서 "그러다가 지난 10일 주일에 대면예배를 드렸다는 이유로 그날 운영 중단을 명령하고, 그럼에도 11일 새벽예배를 드렸다고 하여 강제 폐쇄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한교연은 "이는 명백한 공권력의 남용이자 과잉 법집행이다. 교회에서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이 죄인가"라며 "성도들이 나라와 코로나 종식을 위해 합심해 기도하는 것이 교회를 폐쇄시킬 정도로 위험한 반국가적 이적행위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자치단체가 부산 세계로교회를 강제 폐쇄하는데 적용한 것은 지난해 9월 국회에서 통과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이 법의 근본 취지는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지 확진자 한 명 나오지 않은 교회를 강제 폐쇄시켜도 된다는 '무소불위' 법이 아니"라고도 했다.
한교연은 "부산 세계로교회는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신앙에 따라 성도들이 방역수칙을 지키며 모여 예배드렸을 뿐"이라며 "예배를 대면 또는 비대면으로 드리는 문제는 코로나19 비상상황을 고려한 교회의 자발적인 선택의 문제이지 행정당국이 마음대로 규제, 간섭할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대면예배를 드렸다는 이유로 신성한 교회를 폐쇄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교연은 "작금에 코로나 방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한국교회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빌미로 신앙행위를 규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세계로교회에 대한 폐쇄 명령을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만일 행정당국이 기독교회의 신앙 본질을 침해, 훼손하는 불법 부당한 행위를 계속한다면 한국교회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부산 세계로교회 뿐 아니라 대면예배를 드리는 모든 교회에 가해지는 부당한 행정명령에 교회와 교단, 기관, 단체가 연대해 법적 대응할 것이며, 헌법이 보장한 양심의 자유인 신앙을 구속하고 침해하는 행위에 맞서 헌재 위헌 청구를 비롯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은 같은 날 낸 논평에서 방역수칙을 어기면서 대면예배를 강행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고 지역사회에 덕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한교연의 논평은 같은 한국교회 보수파로서 목소리를 내온 샬롬나비와의 입장차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강경한 내용이 주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