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가 지난 10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정인이 사건을 언급했다. 김 목사는 정인이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는 점과 정인이 양부모가 목회자 가정이라는 점 등을 확인하며 정인이 사건 이후 교회의 역할에 대해 고민했다. 하지만 이날 설교에서 김 목사는 범죄자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형제 의식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도 했다.
김 목사는 "이번 주에 정인이 사건으로 온 나라가 비탄에 빠졌다. 입양돼 16개월에 죽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럼 뱃속에서 죽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라며 "다 알려지니 얘기하는데, 정인이 입양한 곳이 목회자 가정이라고 하는데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아픈 것을 말하기 쉽지 않은데, 우리 교회도 아픈 사람이 왜 없겠나? 조현병 딸을 가진 분, 아픈 부모, 아픈 자녀가 많다. 계속 문제가 많다"며 "이런 이야기를 다 하면서 격려를 받고 나누면서 가는 거다. 모두 구원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형제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도 했다. 그리스도인의 형제 의식을 언급한 김 목사는 흉악 범죄자에게도 적용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신도들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조두순이 신자인지 불신자인지 몰라요. 정인이 부모도 그것은 나타나는 공인된 신자라고 하지만 여러분은 신자이건 불신자이건 모두 구원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형제 의식이 얼마나 있습니까?"
나아가 김 목사는 "혹여나 정인이 엄마가 목장에 온다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의논할 것인가?"라며 "이런 것들이 남의 얘기가 아니라 항상 내 얘기, 내 딸 얘기로 늘 받아들여서 아파하고 기도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회개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다"고도 했다. 아동학대로 국민적 공분을 산 정인이 양모를 감싸는 뉘앙스로 들릴 여지가 있는 발언이었다.
앞서 김 목사는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며 "올해사자성어 아시타비(我是他非). 내로남불. 나는 옳고 너는 그르고. 근데 저는 이제 정인이 엄마를, 정인이는 이미 갔는데 남은 정인이 엄마를 생각할 때 너무 많이 아픈거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김 목사는 목회자 가정으로 알려진 정인이 양모 부모에 대해서는 "많이 아프면 부모도 건드릴 수 없다"며 "게다가 정상적으로 학교까지 졸업했으니까 딸을 좀 믿고 싶었던 것도 있지 않았을까? 이랬을때 본인이 입양을 한다고 하니까 정말 말릴 수 없었을 것 같다"고도 했다.
하지만 김 목사의 이 같은 메시지가 나온지 하루만인 11일 의사단체는 정인이 양외할머니를 검찰에 고발했다. 정인이 양모의 학대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정인이 양모 어머니 A씨가 학대를 방조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정인이 양모 부모를 감싸는 듯한 김 목사의 태도가 부적절 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값싼 동정론 또는 값싼 구원론을 남발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밖에 이날 설교에서 그는 "인간의 열심이 무섭다. 남을 죽이는 열심이 되면 안 된다. 할례를 강조하는 유대인의 모습이 있다. 멍에를 지우려는 거짓 영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했으며 정인이 사건 이후 교회의 역할을 고민하며 "교회 차원에서 낙태 반대, 생명 보호 일환으로 낙태를 하지 않고, 미혼모, 입양 가정에 대한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