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이하 사제단)이 고 변희사 하사의 별세를 애도하는 한편 생명을 지키는 첫 걸음이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5일 발표했다.
사제단은 변희수 하사의 죽음을 가리켜 "사회적 타살"이라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한국 사회와 교회에서 아무렇지 않게 반복되고 있는 삭제와 모욕, 저주를 기억한다"며 "오늘 이 땅의 그리스도교 교회, 특히 대한성공회 안팎의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 그대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숱한 사회적 타살 앞에서 슬피 울고 있는 하느님의 눈물과 더불어, 우리는 당신들 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제단은 "'우리들의 하느님'이 먼저 보여주신 그 환대와 은총, 연대와 사랑으로 그리스도인이 되어 교회의 이름으로 사는 우리가 혐오와 차별, 배제를 선택하는 건,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적극적인 배신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차별금지법 제정도 촉구했다. 사제단은 "평등의 원칙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그리스도교가 지향해 온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도 어긋남이 없다"며 "그러니 (정부는)'사회적 합의'라는 수사 뒤에 숨거나 주저하지 말고 법 제정에 앞장서달라. 차별금지법 제정은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에 앞장서고 있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에 호소한다"며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비유를 통해 분명히 말씀하셨다. 우리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대우 받는 사람'에게 한 것이 바로 당신에게 한 것이라고 하셨다. 하느님 앞에서 평등한 존재인데, 우리 사회와 교회, 당신이나 나의 한계와 편견으로 인해 '보잘것없는 취급 받는 사람'에게 한 것이 바로 '우리들의 하느님'인 예수 그리스도에게 한 것임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