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에 소속된 개인 및 단체가 중심이 되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연명을 진행한 뒤 그 내용을 발표했다. 총 260명이 연명에 참여한 가운데 단체로는 '광주 성소수자 성경 읽기 모임', 에드몬톤 한인연합교회, 기장 이웃사랑교회, 기장 천안살림교회, '캐나다연합교회 무지개연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연명에 참여한 이들은 각자 '하고 싶은 한마디'를 적어 연대의 뜻을 전했다. 한 참가자는 "올려준 연명의 글들을 보며 울컥한다. 한 사람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을 넘어 이 땅에서 차별과 편견으로 외롭게 머물다 떠난 모두에게 드리는 고백이고, 지금도 그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에게 드리는 희망이다. 바쁜 일상이지만, 잠시라도 애도할 수 있음에 귀하다. 그저 한 줄 같지만, 모이니 큰 위로의 물줄기다!"라고 적었다. 이 밖에 "차별금지법 제정 지금 당장, 사회적 타살을 멈추십시오"라는 내용도 있었다.
연명에 참여한 기장인들은 "성별 이분법을 넘어선 평등한 신앙생활·일상을 추구하는 걸음에 익숙하지 않거나, 아직 소화하지 못하는 기독인이 많아 벽처럼 느껴지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내어 동참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연결되어 있는 우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짐문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러한 신앙고백 가운데, 먼저 세상을 떠난 우리의 트랜스젠더 친구들의 죽음을 기억한다. 또한 이름조차 없이 외롭게 죽어간 이들 역시 기억할 것"이라며 "인간의 편리함과 욕심을 위해 희생당하는 존재들을 잊지 않겠다. 하나님께서는 그들 모두를 창조하시고 아름답다고 말씀하셨다. 그들을 더럽다고 손가락질하는 교만의 죄와 그 대가가 그들의 머리 위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땅의 수많은 억울하고 불의한 죽음 앞에서 우리는 다짐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살아남아서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평화와 승리의 순간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연대함으로 우리의 슬픔을 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모두에게 가득 넘치는 그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다짐문은 고故 변희수 하사와 먼저 떠나간 분들의 죽음을 기억하며 다짐하는 기장인 260명(단위 및 연대 포함) 명의로 12일 발표됐다.